전생과 후생이 무엇인가, 혹은 후생이 어째서 전생에 관여되는가.
어느것이 진실된 삶인지 판가름하지 못하는 미련한 중생의 마음에서 비롯된 외로움은 마침내 그 한계점에 도달했다.
신관이었던 자의 다음 생애는 마교의 독자였다.
“힐.”
백색의 기운이 손을 가득히 머금더니 어느새 사라졌다. 순간 묘진은 자신이 본 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몰라 눈을 크게 떴다가 유운을 한 번 보곤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달빛도 없고 작은 등롱(燈籠)하나만 은은히 밝히는 침소 안에서 유운의 손에 떠오른 백색의 빛은 무언가를 비추기보다는 함께 어우러진다고 느껴질 만큼 고요했다.
“묘진. 나는 불청객이야.”
“……무슨 말씀이신지.”
“있어서는 안 되는 손님이라는 거야. 초대받지 않은.”
“공자님.”
“난 죄를 지어선 안 돼.”
특별하지 않은 특이함은 죄다. 유운은 그렇게 생각했고 그것은 정답이다. 남들과 다르되 그 다름이 인정받는 것과 멸시받는 것은 다르다.
분명 이곳은 마나가 아닌 단전의 기공과 내공이 존재하며 남을 치료하는 신성력은 존재하지 않는 무형물이다. 이 신성력으로 인해 남보다 우월이 아닌 마치 손가락 하나를 더 가진 듯, 머리 하나를 더 가진 듯 괴생물이 되는 것이다. 답답함이 마음을 짓누르고 그대로 탁자에 머리를 내린 유운이 가슴부위를 손으로 우악스럽게 잡아당기며 중얼거렸다.
“불청객……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태어난 것이지 않겠는가.
죽었다.
분명 그는 죽었고 믿었떤 신의 안배에 들었어야했다. 헌데 무엇인가. 자신은 왜 살아있고 왜 다시 태어났으며 왜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는가.
그 힘은 비로소 창대하리라.
그가 믿고 살아생전 끔찍히 여겼던 교서에 나오는 그것.
유운은 입을 비틀며 처음으로 그것에 거부했다.
오직 소수에 의해 정해진 그 따위 것이라면 차라리, 그런 것이라면.
“그 따위 개나 줘버려.”
마교의 아들로 태어나 마교의 후계가 될 사내 아이는 죽은 뒤의 삶의 집착이 강했고 모든것을 '알고' 태어난 자신을 저주했다.
정규연재 - 퓨전
디딤돌n - 마교의 소심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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