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 하나.
꿈 속에서 나는, 나비가 되었다. 반짝이는 가루가 뿌려진 검푸른 하늘. 그 하늘을 날고 있는 한 마리 나비. 우아한 날개. 많이 퍼덕일 필요도 없다. 그저 우아하게 한 번, 두 번 저어주면 그만이다. 밑으로는 보라빛 바다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비행에 나는 도취 돼 있었다. 밤 하늘을 가르며 날개짓을 하는 그 역동. 어느 순간 나는 내가 아닌 나비가 돼 있었다. 그 순간, 어떤 목소리가 들리어 왔다.
이 이야기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그 의문에 나비가, 내가 대답했다.
"장자. 나비의 꿈... ..."
장자가 잠시 잠들어 꿈을 꿨는데, 그 안에서 나비가 되었더라. 그런데 나비가 되어 펼치는 행위에 도취되어 일순간 자신을 잊었다 한다. 그리고 잠에서 깬 뒤, 내가 나비 꿈을 꾼 건지, 아니면 나비가 지금 내 꿈을 꾸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는 그 유명한 일화. 그래 제길. 이것도 꿈이다. 아무래도 상관 없는 꿈 이야기.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 둘.
잠에서 깬 내 눈가는 눈물로 흥건해져 있었다. 아쉬웠다. 내가 그토록 자유로운 감각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눈물을 흘리며 잠에서 깨자 옆에 계시던 아버지가 이유를 물었다. 왜 그러니. 슬픈 꿈이라도 꾸었니?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그러면 무서운 꿈을 꾸었니? 아니요. 그럼 왜 그리 우는 거니. 대답하길, 행복한 꿈을 꾸었어요. 그럼 왜 눈물을 흘리는 거니? 내 마지막 대답은 아버지의 입가에서 말을 지웠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이야기도, 어째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뭐, 아무렴 어떤가. 이것 역시 아무래도 상관 없는 꿈 이야기 인 걸. 지금 할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다.
꿈을 잃어버린 자들을 위한 동화
[꿈꾸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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