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만의 복잡한 설정을 짜고 큰 스케일을 잡아서 첫 글을 썼습니다.
초반부에는 새로운 설정을 등장시키느라 전개가 느리고, 지금은 스케일이 커서 전개가 느립니다.
스토리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저절로 해소가 되겠지만, 그때까지 가는 길이 너무 힘이 듭니다.
무엇보다 연재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 많이 힘드네요.
초반에는 하루에 두 편 쓰는 일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틀 밤새고 십연참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설정을 훑어보고 전개방향을 살피느라 혼자서 지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쓰는 무료 연재가 아니었다면 제 풀에 지쳐서 나가떨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반부에 포텐을 터트리지 못하는 것이 인터넷 연재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갈수록 재미지다고 소개글에 써뒀습니다.;;
새로운 설정이나 큰 스케일 때문에 흥미가 불어나는 건 사실이니까요.;;
경험이 없는 초보라서 제가 쓰고 싶은 내용을 모두 넣었더니 이렇게 돼버렸습니다.
제 개그코드나 생존물, 문명물 등의 요소를 닥치는대로 집어 넣었거든요. 거기에 진지한 내용도 심상치 않게 나오고, 무공에 상태창까지 나옵니다. 그걸 활용한 전투씬까지 나옵니다.;;
그랬더니 독자님들이 각자 좋아하는 분위기가 나오지 않으면 불만의 댓글이 달리거나 하차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세 번 하차 댓글이 달렸습니다.
분명 별거 아닌 댓글인데 처음 봤을 땐 큰 심적 타격을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례를 살피면서 미리 마음의 준비까지 했었습니다.
지금 87화까지 진행했는데 스토리가 정상궤도에 오르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습니다.처음 예상은 300화 완결이었는데, 지금은 최소 350화로 분량이 늘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진지한 마음으로 연재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제 글이 이런 밑바탕을 가지게 됐습니다.
비문과 오타가 난무하는 습작을 올렸다가 선작과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니 아차 싶더군요.
그래서 지인과 게시판을 통해 조언을 구해서 계속 수정하고, 노하우를 쌓다보니 애착이 생겨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crps라는 희귀병 환자라서 할 일이 없어 시간 때우기로 올리기 시작한 글이 이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초반엔 가족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고 응원해 주다가 점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니 그만두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다행스럽게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 쌓이더라도 나름대로 푸는 노하우도 생겼습니다.
더위에 지쳐서 오랜만에 입원하느라 십일 동안이나 연중도 해보고, 오년 만에 감기에 걸려서 이틀을 쉬어 보기도 했습니다.
몸살감기는 초등학교 육학년때 걸리고 처음이었죠.
그래서 제 글에 갈수록 애착이 생깁니다.
힘이 들어도 좋은 경험 하는 걸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번의 경험을 잘 살려서 쓸 생각입니다.
차기작에는 이번 소설의 설정을 부분적으로 빌려오거나, 하나의 분위기와 장르만 취하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여러 개 섞거나 복잡하게 써봤자 인터넷 소설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입원한 동안 조금 줄어든 선작수가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다른 글도 이와 같을 거라는 장담을 할 수 없으니까요.
워낙에 사이다패스가 유행해서 나중에 해소 되는 긴장이나 갈등을 견디지 못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몇편 기다리면 나오는데 바로 바로 해소되길 원하시나 봅니다.;;
그래서 긴 호흡은 인터넷 소설에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첫 편부터 포텐을 터트려 초반에 흥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높은 선작수와 조회수를 보고 다른 독자가 다시 유입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초반에 독자를 바짝 끌어들이면 복리로 독자수가 늘어나는 겁니다.
나중에 포텐을 터뜨려봐야 유료화는 진작에 물 건너 간 거죠.
만약 유료 연재를 생각하신다면 무료 연재 분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설 커뮤니티에서 50화부터 진정한 포텐이 터짐이라고 써진 글을 봤습니다.
결재 했는데 재미 없으면 네가 책임 질거냐는 식으로 많은 댓글이 달린 걸 보고나서 최소한 유료화 전에는 승부를 봐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후에 이런 식의 글과 댓글을 수도 없이 목격했습니다. 문피아 추천란에서도 심심치 않게 봤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흥미위주나 흔한 설정으로 시작하면 유료화에서 외면을 받거나, 재미 없다는 평만 듣게 되니 그 중간 지점을 찾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의 특성을 버리지 않고 트랜드까지 따라가야 하는 일이 쉬울리 없겠죠.
만약에 저처럼 복잡한 설정이나 긴 호흡으로 무료글을 쓰시는 분이 있다면 차후라도 독자님들이 서서히 유입될 수 있다는 응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읽는 입장이 아니라 쓰는 입장으로 글을 보며 분석해보니 다른 점이 많이 보입니다요.
남는 게 시간이라 결제한 소설에 달린 댓글과 조회수를 확인하면서 별에 별 연구를 다했습니다.
거기에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글에 다린 댓글까지 다 읽어봤더니 잡생각만 늘어났네요.
갑자기 고생한 생각이나서 두서 없는 글을 주저리 주저리 썼습니다.
한참을 써내려 가니 마음이 풀리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꾸벅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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