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선 이 글은 퓨전무협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보통 퓨전이라 하면 장르가 뒤섞인 것을 말하는데,
설 작가 님이 말하는 퓨전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의 장르는 그냥 무협입니다.
다만 정통무협과 달리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나가죠.
예를 들면 어투라든지 정서라든지 하는 것들이 고답적이지 않고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퓨전입니다.
2. 이 글은 쓰기 어렵다는 1인칭 시점의 통제를 받습니다.
특히 무협은 1인칭 시점으로 써나가기가 어렵습니다.
3인칭 전지적 시점이 주류를 이루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죠.
그만큼 글의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필력이 부족하다면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설태희 작가님은 상당한 필력으로
자칫 단순해지기 쉬운 1인칭 시점을 잘 통제하고 있습니다.
3. 이 글은 걸죽걸죽합니다.
시장통 뒷골목 선지해장국집을 들여다보는 듯한 낯익음,
그 옆에 쓰러져 굴러다니는 쓰레기통을 보는 듯한 퀘퀘함,
가끔 한 마디 욕을 던지고 지나가는 이들에게서 느끼는 시원함,
그리고는 에라이, 바닥에 침을 탁 뱉어버리는 걸죽함...까지
한 마디로 글에 맛이 있습니다.
정규란 / 설태희 작가 / 쓰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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