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펠 제국에서 나는 3급 힐러였고, 천재라 불리는 외과의였다. 뛰어난 힐러가 되고 싶었지만 내 손에 들린 것은 메스였던 것이다. 꿈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교수에게 반기를 들고 탄탄대로를 내 발로 차버렸는지도 모른다.
의료계에서 침묵의 카르텔(cartel)을 깨고 선배 교수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증언을 한 나는 어떤 방식으로든 매장되거나 날개가 꺾였을 것이다. 그럴 바에야 내 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게 모양새도 좋았고, 지금도 후회는 없다.
병원을 그만두었을 때 나는 수련의 3년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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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동방 사람들이 <수련의>라는 호칭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줄은 몰랐다. 나는 그곳에서 의사와 힐러가 할 수 있는 일을 동시에 행했는데, 환자들은 수련의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수련의란, 신비한 힘(힐러의 마법 치료)과 의술을 한 몸에 지녔으면서 또한 의술의 완성을 향해 노력하는 의원이라는 의미가 되어버렸다.
아울러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곳의 말과 글을 배우고, 마도 의학과 전혀 다른 체계로 발달한 의술을 새로 익히고, 사용 가능한 약이 하나도 없어 재료 채집부터 조제까지 손수 해야 했다.
인턴(수련의 1년차)이 된 기분이었고, 실제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래서 내 일기의 제목을 <동방인턴기>라고 지은 것이다.
- “A. 샤펠의 동방인턴기” 제 1권, p9-10, 세상의 끝 출판사 펴냄.
라샤펠님의 '힐러 2부; 입니다
힐러 1부 아들이 주인공인거 빼고는 2부일 이유가 없어서 제목을 바꾸신다네요
현재 제목 선정 이벤트 무려 힐러 4질 이 걸린 이벤트가 진행중이니(1~7권) 빨랑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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