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만리향을 아느냐?
- 그렇게라도 나는 너를 구하고 싶다. 내 제자가 되어 주겠느냐?
사부가 그와 같은 말을 했을 때 명현자는 낯 뜨겁지만 사부가 무척이나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언젠가 그도 제자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사부가 했던 말을 똑같이 해줄 것이라고 바보처럼 낄낄대며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었다.
마침내 바라마지 않은 순간이 다가왔다. 그런데 막상 기다려온 시간이 현실로 닥치자 명현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도대체 이 가여운 아이에게 매화만리향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녹슨 박도가 허공을 가르는 순간 여섯 살 내 어린 가슴속으로 광기와 증오라는 이름을 가진 악마(惡魔)가 찾아들었다…….
화산에 들어와 화무영은 처음 어른들을 죽이려고 했다.
화산에 들어와 처음 어른들을 죽이려고 했던 화무영은 다음으로 또래 아이들을 죽이려고 했다.
화산에 들어와 처음 어른들을 죽이려 했고, 다음으로 또래 아이들을 죽이려 한 화무영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죽이고자 했다.
화산에 들어와 처음 어른들을, 다음으로 또래 아이들을, 마지막으로는 자신을 죽이려 한 화무영은 이젠 그보다 더 어린아이를 죽이고자 했다.
그렇게 화무영은 화산의 소악귀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소악귀일 뿐, 진정한 악마는 다른 곳에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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