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금요일날 학교를 가지 않게 되어서 (저희 주의 모든 학교 선생님들이 미팅이 있어서 학생들은 학교를 쉬는 날이었답니다) '일요일에도 올려야지' 라는 욕심에 정말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예. 제목 그대로 입니다.
엊그저께, 기분 상하는 일이 있어서 소설을 그만 쓸까, 생각했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연참대전 탈락하면 아깝다! 10등안에 들지도 않더라도, 그래도 끝까지 해 보자' 라는 마음에, 컴퓨터 1시간도 잡지 못할정도로 시간이 없는 상황에 매일매일 열심히 4500자 꼭꼭 채워 연참대전에 열심히 참여중이었습니다.
사실 소설쓰는건 제가 유일하게 즐겨하는거라서, 소설쓰는 시간이 너무나도 즐겁게 느껴집니다. 아니, 느껴졌었어요.
전 이민자입니다.
초등학교 졸업도 하지 못하고 외국으로 가서 이제 5년정도 외국생활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학생입니다.
막 이민을 왔을땐 알파벳도 제대로 알고오지 못해, 절 걱정하신 부모님께서 절 한국말과는 조금 거리를 두게 하셨습니다. 한국집에 책장을 꽉 채우던 책을 모두 버리고 왔고, 한국 비디오, 드라마, 아무것도 못하게 하셨습니다. 제게 한국어는 집에서 엄마, 아빠와 하는 대화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한국어 실력은 초등학교 실력으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소설을 접하게 된건 아마 2년전인것 같은데요, 처음엔 이모티콘 소설을 접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이모티콘을 버리고 설명과 묘사를 알게 된거죠.
...아니, 제가 어떻게 소설을 접하게 된건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제 맞춤법, 한국어 문법에 지적을 받은게 벌써 세번째입니다.
그런데 세번째 모두 굉장히 기분상하는 지적들이었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A는 A가 옳은것 같습니다' (Toba님의 예를 사용했습니다;) 라는 감정없는, 그냥 정말 단순한 지적이면 어디가 이상한가요? 꼭 리플읽는 사람으로써, 그 글을 쓰는 사람으로써 들어 기분이 상할만한 말투로 리플을 남기셔야 하는건가요? 심지어는 '-_-' 라는 작은 이모티콘 하나도 그 문장에 감정을 더합니다. 게다가 이미 기분이 상해있는 상태에 그런걸 본다면 그저 더 나쁜 생각밖에 들진 않습니다.
정말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던 소중한 곰인형을 빼앗겨버린 기분입니다.
예.
사실 제 한국 문법이 그리 좋지 않다는건 저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자각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할때가 종종있는 상황입니다. 가끔 소설을 쓰다가 한국어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오히려 영어단어로 한국어를 찾는 실력입니다. 문장도 한국어보단 영어가 더 편해서 영어로 쓰고 나중에 고치는 경우도 있는 실력입니다.
정말 한국어는 초등학교 실력으로 멈추어버린 실력으로, 그래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겨우 5년만에 모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할리가 있겠냐, 거짓말하지 말아라. 라고 하신다면 해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그저 워낙 한국에서 배운게 없어 오히려 쉽게 배워진걸수도 있겠죠.
그치만 가끔 영어가 더 편하다는건 사실입니다.
리플중에, 심지어는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때 모르는 단어가 있어 부모님께 물어봐가면서까지 대화를 합니다.
그 정도입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가끔 달린 리플들을 보면서, '재미있어요', 혹은 '건필하세요' 라는 짧은 리플들을 보면서, 제 자신이 자랑스러워 질때도 있었습니다.
아뇨, 사람들이 '재미있어요' 라는 말을 할 정도로의 소설을 써서 자랑스러운게 아닙니다.
자꾸 강조하지만, 정말, 초등학교때 멈추어버린 국어실력으로 이만큼 쓰고 있구나, 내 생각을 어느정도 전달할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았다는 사실에 제가 자랑스러워 진겁니다.
사실 어린나이에 이민을 와서 한국어와 멀리해 어눌해질 수도 있었던 한국어 실력이 다행이 어눌어지지 않은것도 모두 소설을 쓰고 있는 덕분입니다. 심지어는 제 어머니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으니까요. 초등학교때 이민와서 한국어가 어눌하고, 더듬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별 뜻 아닐수도 있던 리플에 정말 상처를 받았습니다.
워낙 상처를 쉽게 받는 성격인 탓도 있겠지만, ...정말 가끔 감정실린 '악플'들을 읽으면 서글퍼집니다.
정말 내 주제에 소설같은걸 써도 되는걸까, 생각밖에 안 듭니다.
결국 기분이 상해 소설을 접을 생각까지 했습니다.
연참대전 생각도 했었고, 연참대전 끝나고 접을까, 생각했는데- 어짜피 접을거면 뭣하러 더 쓰고 접냐는 생각에 어젠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일요일이었는데, 한국은 월요일이었으므로- 탈락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왈.
네가 좋아하는걸 다른 사람이 뭐라고 그랬다고 해서 그만두면, 넌 그걸 네가 생각하는 만큼 좋아하는게 아냐.
그리고 모두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있잖아.
(어머니껜 별 설명 안드렸습니다;;)
아이구야.
그런데 어머니, 어머니 딸의 마음은 지금 많이 복잡하답니다.
친구들도 위로차, '연예인들도 안티는 있어' 라며, 제가 뭘 하건 제가 하는일이 싫어하는 사람, 꼭 한명정도는 있다며 위로해주더군요. 아니, 게다가 그 친구중 한명은 2일전부터 제 소설을 읽기 시작해서 오늘 MSN 에서 다음편을 올리라고 말하는 도중에 위로까지 해 주었답니다.
그렇게 어째저째 돌아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마음은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제 열심히 쓴거라도 올리고 가야지 하는 생각보다 또 기분상할만한 리플을 받을것 같아 올리기도 무섭고.
진짜 '내 주제에 소설은 무슨. 주제에 맞게 앉아 영어단어나 하나 더 외우자' 하는 느낌입니다.
결론은,
리플문화, 좋습니다.
사실 재미있게 읽었는데 리플도 남기지 않고 가는것보다, '잘 읽었어요,' 라는 짧은 감상한마디라도 남기고 가는거- 좋죠. 정말로 좋아요. 사실 열심히 써서 올린 소설에 리플이 달려있으면, 그것보다 좋은것도 없구요.
그치만 자신이 다른 누구보다 잘쓴다해서, 혹은 잘쓴다고 생각해서, 그 누구에게 기분이 상할만한 말은 하는건 옳지 않습니다. 아무리 자신보다 뭘 못한다고 해서, 막말로 '깔보지'는 말라구요. 못썼건, 초딩수준이건 뭐건, 열심히 쓴건 쓴겁니다. 그런말들으면 '그러는 당신은 얼마나 잘썼길래' 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감정없는, 그냥 지적은 도움이 되지만, 감정실린 지적은 상처밖에 안됩니다.
그냥 수준에 맞게 이모티콘 소설이나 쓰고 있을걸 그랬습니다.
ps. ...제 닉네임이 아직 연참대전 리스트에 있어요. 이제 더 이상 소설 제목은 하이라이트 되어있지 않은데. ...버그인가요;;?
+.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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