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환생계통이 많은데
환생물의 가장 큰 문제는 개연성이 없다는겁니다...
일반적인 소설이라면,
모종의 이유로 인해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고 거기서 갈등조성과 함께 전투신을 녹이고 복선과 주제를 깔아야 되는데,
환생물은 모종의 이유같은 것이 필요가 없죠.
난 A이벤트를 하겠다! 왜냐하면 A를 해야 짱짱 쎄기 때문이다!
...근데 사실 굳이 A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주인공이 성장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가 있겠습니다만,
하필 거기서 A를 고르는데 있어 다른 소설은 어떤식으로든 물흐르듯 그냥 줄거리상, 인물성격상, 그렇게 되는 반면에
환생물은 그게최고니까! 가 끝입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구? 환생하니까 알지!
주인공이 인연이나, 모종의 정보나 어떤 이벤트에 의해 A아이템을 얻는게 아니고
A아이템이 짱짱 좋다. 그니까 먹는다! 그래야 강해져서 환생하기 직전의 상황을 타파하니까!
여기서 요즘 소설의 제일 큰 문제인, “복선 줄이기”가 나타나는 데요...
복선이없으면 제일 큰 문제는 소설의 묘미인 순환구조와 반전이 없다는 겁니다. 아 아놈의문피아 채팅창 왜 오늘따라 말을 안듣지... 복선이라는게 막 분홍빛으로 죽음 암시하는 그런게 아닙니다. 정말 별거 아니게 툭 던진 한마디에 새로운 힌트나 뭔가 중요한 요소가 섞여있는 것이죠
. 그렇기 때문에 그런 복선을소설 전체에 흩뿌린 다음 한번에 버무리면 주인공에 대한 몰입감과 사건해결에 대한 쾌감등을 독자가 느끼게 됩니다.
근데 지금처럼 “다알고 있어서 복선이 거의 없는“사태가 반복되면초반에는 주인공 성장에 다소 흥미를 느낄지 몰라도 그 이상의 흥미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펀치를 날리는 데 기존소설은 좌우중앙 나눠가며 쏠수 있는 반면 환생소설은 중앙만 디립따 후려패는 느낌인거죠. 당연히 얻어야할 아이템을 얻고 그래서 가장 강해지고 그래서 다 쓸어담고 반복. 패턴이 비슷하니 나중엔 질립니다.
그래서 이걸 타파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동원되는 기법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데,뭔가 중요요소를 다 모은 주인공이 비약적으로 강해지거나판도를 크게바뀐다는 설정이죠. 근데 그런 복선이 어디 있겠습니까? 만약 주인공이 그 중요한 오브젝트를 환생전에 알았다면 소설 초기부터 그 요소를 모으기 위해 간다는 모험설정이 이미 공개됩니다. 주인공이 환생 전에 몰랐다면 다 모으고 나서 안다는 건데, 중요요소 다 모으니까 모르던 무언가 짱짱맨! 한 것으로 악당을 무찔러버리죠=데우스엑스마키나
그런다고 중간중간에 복선을 섞으려면 미래에 만난 인간들이 원래 흘려줬거나 아니면 누구에게서 전해받고 그런게 필요한데 전자의 경우 너무 자잘한 인물이 많이 나와서 몰입감이 떨어지고 후자의 경우 주인공이 작정하고 모으는 히든피스인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노출될정도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되서 회귀 뭐하러 했나 싶게 만들기도 하고요.
순환구조를 생각해보자면 좋은 순환구조란 스토리 내의 인물이 자꾸 여러번 다른방식으로 등장하는 건데, 쉽게 말해서 짱구가 오늘 아침 유치원 선생님꼐 사탕을 받았습니다. 근데 오후에 깡패에게 뺏겼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다시 사탕을 줍니다. 좋죠? 이런 스토리를 이렇게 바꾼다면--> 선생님이 사탕을 줍니다. 짱구가 깡패에게 뺏깁니다. 길가던 정의의 히어로가 다시 사탕을 줍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네, 환생물의 특성상 아무때나 그냥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키면 해결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순환구조와 복선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작가가 미래의 두수, 세수를 고민하게 만들고 소설 내 인물을 살아있게 만들어서 지금 화자가 보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 인물이라면 합리적으로 AA행동을 할것이다. 그로인해 새로운 BB이벤트가 발생해서 주인공은 재미있게 CC라는 난관을 타파한다.
이렇게 생동감이 넘치게 되는데, 애초에 환생물 자체가 복선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보니(위에서 말했듯이 주인공이 예측 못하는 복선이 많으면 환생의 의미가 없고 예측하는 복선은 복선이 아니라 그냥 일어날 일입니다. 암시가 아니고 대놓고 찌르는거니까요)이야기를 쭉 전개하다가 뭔가 소설이 밋밋하다, 주인공이 아이템 파밍해서 보스잡고 반복하는것은 아닌것 같다 싶어서 변수를 추가하는데 그 변수는 앞의 줄거리와 별로 상관이 없는 신규 인물이 되어버립니다. 이것이 야기하는 문제는 결국등장인물이 너무나 많아진다는 점이죠.
1렙에 시비걸고 죽을놈, 2렙에 시비걸고 죽을놈, 3렙에 시비걸고 죽을놈. 의미없이 분량을 할애받은 애들이 픽픽 죽으니 다 읽고 나면 별로 남는게 없다 이것입니다. 어떤느낌이냐면, 마치 반지의제왕에서 프로도가ㅁㄴㅁㄴㅇ러ㅏㅁㄴㅇ리ㅏ제발문ㅍㅣㅇㅏ서벚ㄱㅗㅏㄴㄹㅣㅈㅗㅁㅅㅣㅂㅏㄹㅇㅡㅡㅡ.......골룸이 나왔을때 자신의 반지 보호를 위해 바로 죽입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반지버릴ㄲㅏ말ㄲㅏ하다가 골룸같이 누가 달라붙어서 난리나고 그걸 샘이 해결하는 식의 장면을 넣고 싶은데 그런거에서 갈등구조를 유발할만한 친구가 없어요! 고민을 안해봐서 죽였거든요. 그냥 지나가던 이름 없는 암흑병사가 길을 틀어막는 식으로 소설이 끝나게 되겠죠. 이러면 감동과 몰입감이 확실히 덜 하겠죠?
그리고 등장 인물이 또 이름없이 나왔다가 사라졌다 반복하니까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니고 “주인공“ &“ 떨거지“느낌이라상호작용이없는느낌도붙구요.
아 물론 작가분들께서 다 고려하고 하시면 괜찮겠지만 장르의 특성이 문제라고 봅니다. 원래는 이런걸 플롯을 짤때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고민해보고 인물들을 알맞추 배치해야 되는데 장르 특성상 굳이 그렇게 안해도 짠하고 등장시키고, 다 알고 있었다! 이래버리면 그만이니까 아무래도 허점이 좀 생긴다는 느낌이 들죠.
반지의 제왕 2편 보면 간달프가 친구들을 두고 멀리 떠나면서 “3번쨰 해가뜰때 동쪽을 보시오!” 라고 해놓은게 별 의미 없었다가 막판에 다들 잊고 있었을때 지원군 끌고 나타나면서 ‘맞다, 간달프가 있었지!’ 라는 감동, 결국 데우스 엑스 마키나(압도적인 힘)이 등장했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개요가 있는데,
요즘 환생물은 간달프가 어느 순간부터 소설에서 언급이 되지 않더니(즉 뜬금없는 잠수상태) 자기가 군대 끌고서 나타 난 다음에야 ‘사실 간달프와 아라곤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이런식으로 서술해버리거든요.
뭐 대충 끄적끄적 생각 적어봤습니다.. 맞는 생각이 아닐거에요. 근데 환생물 장르라는 거 자체의 문제점을 항상 생각하면서 글을 써주십사 하고 몇자 적업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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