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제가 연참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할때...
확실히 지금보다 분량도 많았고 이것저것 생각해 둔 요소도 많았습니다만,
별로 흥미가 있지 않았죠. 그냥 남들 소설 느낌 흔한 그런 느낌
조회수는 지금 소설의 10배에 분량은 2.5배인데 선작수는 꼴랑 3, 추천수는 1.
근데 지금 소설은 선작수가 10에 추천수가 17입니다.
제가 보기엔 별로 뭐 다를것도 없다 싶긴한데 가장 차이나는게 세세한 경험이랄까요.
글은 자고로 경험에서 나와야합니다. 물론 괴물을 써는 감각을 경험해보라는게 아니고..(사람을 썰면 큰일납니다) 예를들어 진짜 먹을게 없어 쫄쫄 굶어본 사람은 그게 어떤 기분인지 좀더 잘 압니다. 저는 쫄쫄까지는 아니지만 하루이상 일하느라 밥을 못먹었었는데 그때 땅이 핑핑돌고 힘빠지고 말하기도 힘들고 근데 잠을 자자니 축쳐져서 못일어날까봐 걱정도 되고 그런 기분이 있었죠.
흔한 ‘굶주린 주인공 오프닝’을 모티브로 하는 소설을 보면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굶주렸다. 불쌍한 놈이다. 사연이 있다. 등등...
그러니까 주인공이 느끼는 걸 정확히 묘사를 못하고 그냥 대충 뭉게버리게 됩니다. 비슷해지는거죠. 또 그걸 나중에 잘 살리지도 못합니다. 주인공이 굶는게 한이됬으면 벌때는 악착같이 챙겨먹어야 될텐데 그런 모습 보기 힘들죠.
가장 대표적으로 ‘달빛조각사’ 주인공은 돈이 없어서 아껴쓰면서도 사채업자한테 줄줄 끌려다니고 대학학비도 걱정하고 이런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소설 내내 자린고비를 보여주며 그걸 캐릭터의 개성으로써 완전히 굳힙니다.
다른 ‘가난한 주인공’ 소설들도 뭐 가난하긴한데, 근데 저렇게 처절하고 다양한, 가능성이 있을 법한 상황과 묘사를 해주지 않고 그냥 ‘설정’으로 박아놓고 스리슬쩍 넘어갑니다. 별로 뭐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면 그 작가분들꼐는 딱히 쓸 얘기도 없고... 그냥 주인공이 다음 이벤트에 뛰어들게 하기 위한 당위성을 제공하는 장치일 뿐이거든요.
주인공이 가난하지 않고 화상을 입으면 어떨까요? 손가락을 데어서 물집이 부풀어오르고 쓰라렸던 경험을 길게 풀어보세요. ‘화상때문에 아무도 못생긴 나에게 오지 않았다’ 이런거 말고, 물집이 부풀고 터지고 쑤시고 쓰라리고 새살이 돋는게 가렵고 색이 다른 피부가 자라고... 이런걸 적으란 말입니다.
주저리주저리 썼는데 결국 하고싶은말은, 여러분이 경험-직접이든 간접이든-해봐서 충분히 그 감정을 구체적으로 절절히 쓸수 있는 내용을 택하라 이것입니다. 결국 책이라는 게 남들의 생각과 감정과 스토리와 경험을 엿보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저렇게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내용들이 녹아든 소설은 훨씬 몰입감이 있거든요.
설정도 좋지만, 독특하지 못한 캐릭터는 결국 설정에 뭍혀 가는 양산형 캐릭터가 됩니다. 아깝잖아요. 독특하게 살립시다.
아래는 예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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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판겜소 : 한수는 부모님이 빚더미에 올라앉은 뒤 제대로 살지 못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채업자들이 드나들었다. 몇년만에 가세는 기울었다. 그러던 중에 요즘 한창 잘 나가던 눈에 들어왔다. “최신 온라인 게임에서 대박!”
뭔가 좀 다른 게임소설 : 한수는 부모님이 있었는데, 그 부모님은 요상하게도 돈에 대한 운이 없었다. 사업을 하면 직장이 잘리고 취직을 하면 금융사기를 당하는 식이었다. 처음에는 사람좋은 부모님들은 그러려니 했고 한수도 그런 부모님을 믿으며, 딴에는 불안하게 느끼며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수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집 밖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중략)...오늘 저녁은 라면을 먹어야지, 하고 들어가려던 찰나, 검은 옷이 또다시 문 밖에 나타났다. 도대체 이곳은 어떻게 알고 온 것일까. 자신이 세상과 돈에 묶여 있는 하나의 노예같은 것이라는걸 아는 그순간, 공포감이 전신을 엄습했다..(중략)...지갑도 빼았기고 남은것은 좀전에 산 컵라면 하나. 끓는 물을 구할 방도도 없어 맨땅에 주저앉아 라면을 때려서 부숴 먹기 시작했다. 라면을 때릴 때 마다 검은 옷 사내를 때리는 느낌이 들어 다소 쾌감이 들었지만, 이 라면 이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도 몸을 떨게했다. 그렇게 멍하니 라면 봉지를 비우고 구기자, 라면 봉지가 있던 자리에 눈에 띠는 문구가 보였다. “원하는 자, 모두 온라인으로 오라! 가질것이다!”
똑같은 스토리지만 묘사를 늘리고 좀더 개인적인 경험을 박아줘서 훨씬 몰입감있게 만들었습니다. 전자의 주인공은 ‘에, 맨날 보던 갬판소-지겨워-’, 후자는 최소한 ‘불쌍하다’ 라는 느낌은 들죠.
이런 부분을 세심하게 체크해주는 글쓰기가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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