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미영은 치를 떠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렇게나 격앙된 그녀의 얼굴은 도대체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 상원은 잠시 멍해진 눈으로 이미 남이 된 전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계집애, 주현이랑 나이 열 살 밖에 차이 안 나는 거 알아?”
“......”
“당신이 장가 일찍 갔으면, 그 계집애만한 딸이 있어.”
“......”
“주현이 데리고 가서 어떡하게? 그 새파란 계집애더러 엄마라고 부르라고 시킬 거야? 애 보기 부끄럽지도 않아? 어디 딸만한 년한테 홀려서는!”
“주현 엄마.”
상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떳떳치 못한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최소한 그녀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그들의 이혼은 그녀의 탓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법적으로 남이 된 후에 그의 일상으로 들어온 그녀에게, 이 사태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퍼부어지는 미영의 폭언은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나더러는 뭔 말을 해도 상관없는데, 그 친구한테는 심한 말 하지 마.”
“...뭐?”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괴로워지는 것은, 내가 너무 염치없구나 하는 것. 그 젊고 아름다운 청춘을 내 곁에 묶어두는 것도 모자라서, 보지 않아도 될 험한 꼴을 보게 하고 듣지 않아도 될 험한 말을 듣게 하고 있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뻔뻔해진다는 데 다름 아닌 것일까.
“그 친구는 잘못 없어.”
마흔 넷과 스물 넷의 서투른 사랑 이야기. Etude입니다.
축하드립니다 @_@/
p.s : 아직 연재는 되지 않았습니다.
Commen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