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걱!
마지막 남은 붉은색 타이탄의 목이 떨어졌다.
쿵!
매끈한 붉은색 몸체가 넘어가 땅과 충돌하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최후의 적을 쓰러뜨린 타이탄은 전장의 로망을 느끼며 승리의 포즈를 취해볼 만도 하건만, 기대를 저버리고는 곧장 전장 정리에 들어갔다.
붉은색 타이탄의 몸체를 바로 눕히고 강제로 가슴을 뜯어 기절한 조종사를 꺼낸 뒤 여기저기 흩어진 타이탄 잔해를 한데 모았다.
저 멀리 뒤에서 병사들이 승리의 함성을 지르든 말든, 영주가 승리의 기쁨을 주체 못해 말을 몰아 질주하든 말든,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 능숙한 손길로 운반하기 쉽게 타이탄 잔해를 들어 옮겼다.
전장 정리가 끝나고, 승리한 타이탄의 가슴이 열리며 한 남자가 뛰어내렸다.
장시간 전투에 이어 전장 정리까지. 쉬지 않고 타이탄을 조종하여 마나 고갈로 탈진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터인데, 남자에게서는 피곤한 기색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남자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자신의 타이탄 손상 여부를 살폈다.
팔다리와 몸체의 비율이 약간 어색하고 벗겨진 칠도 제멋대로인 자신의 기체.
오히려 쓰러진 붉은색 타이탄이 훨씬 강하고 멋져보였다.
자신의 기체를 슥 훑어본 뒤, 기체 발등에 걸터앉아 모아놓은 타이탄 잔해를 쳐다보았다.
‘60억 두카는 되겠군.’
돈이란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피식!
표정이 전혀 없을 것 같은 남자의 입매가 슬쩍 올라가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바람이 남자의 검은 머리카락을 스쳤다.
피 냄새 대신 금속 냄새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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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홉 편을 올렸고, 매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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