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며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신 작가님과 읽어주신 분들에게 고개 숙이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이 글을 끝으로 제 이름을 걸고 이 개념조사관이라는 카테고리에 새 글이 올라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GM카논의 외전을 완결하지 않는 이유는 완결을 하나 안하나 제가 생각한 완결보다는 이대로 끝내는 것이 조금 더 희망적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니 오크 레전드나 푸스 레인저나 모두 시니컬하며 희망이 없는 비극적인 글로 보이겠네요.
그러나 제가 어떤 대안을 제시하든지 그것은 절대적인 해결책이 될 수도 없으며 오만한 제안은 오히려 장르문학을 좀먹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비판과 풍자만을 썼습니다.
전 이 글을 쓰면서 목표한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1.읽는 사람들이 글에 대한 주제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게 쓰자
2.쓸데없는 글의 늘리기는 최대한 자제하자
3.욕을 먹자.
1번과 2번은 풍자의 형식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3번은 왜 욕을 들으려고 글을 썼나 혹시나 궁금해 하실 분이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제 글은 판타지소설게시판에 올렸지만 소설이라기보다는 풍자 글이었습니다.
전 이 글을 통해 역설적으로 판타지라는 수식어를 단다고 모든 글이 판타지소설은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출판 판타지소설을 비판하면서도 인터넷습작이기에 이런 성의 없어 보이고 깊이 없는 글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하고 싶었습니다.
인터넷 연재란 작가의 디딤돌입니다.
작가는 인터넷 연재를 하면서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며 출판을 통해 출판 작가라는 정식 명칭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 출판시장은 어떠합니까?
물론 판타지는 자유로운 상상이 중요하며 독자들이 가장 우선시하는건 ‘재미’라는 것을 저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판타지와 무협의 작가분들이 모두 이영도작가님이나 전민희작가님, 김용작가님 금시조님 좌백님 임준욱님 같은 분들이었다면 문학으로서의 위상은 좀 더 높았을지 몰라도 기존처럼 대중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는 힘들었을겁니다.
그러나 현 출판시장은 정형화를 걷고 있습니다.
더 이상 판타지적인 시도는 출판으로 이어지지 못하며 수많은 훌륭한 글이 단지 인터넷 연재글로 썩히고 있는 반면 소위 ‘트랜드’라는 것을 넣은 글은 그야말로 날개돛친듯이 읽히고 팔리지요.
독자들이 읽는 것을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문피아의 훌륭한 글들을 읽으며 씁쓸했습니다.
현 장르문학 시장이 학생을 자식으로 둔 부모들에게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슬펐고요.
제 나이 이제 스무 살입니다.
저도 판타지와 무협을 읽으며 많이 혼이 났고 여러 고초도 겪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독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크레전드를 시작했고 개념조사관은 좀 더 오만한 마음으로 주인공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세계관과 등장인물에 대한 비판에까지 들어갔습니다. GM카논에서는 게임판타지소설의 히든 광랩 득템으로 굳어진 정형화를 비판했습니다.
저는 어려운 글의 출판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보다 글도 못쓰며 눈이 굉장히 낮은 사람이며 잠룡전설같이 쉽고 유쾌하며 재미난 무협소설을 정말 좋아합니다.
잠룡전설과는 다르지만 다른 의미로 양판소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저 재미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소위 ‘안전빵’을 위해 ‘상상의 정형화‘를 시키는 출판의 현 세태는 정말로 싫습니다.
현 출판세태를 바꾸는 가장 좋은 길은 책을 사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여제도’라는 합법적인 제도가 있는데 ‘책을 빌리지 마라’라고 누구도 비웃을 수 없으며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장르 문학을 읽는 분들이 가끔 정말, 자신에게 참 깊은 감명을 주고 재미를 준 글이라면 한권쯤은 사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을 읽으며 한 분의 독자분이라도 출판된 양판소를 싫어하고 정말 유치한 글을 싫어하며 좀 더 잘 쓴 글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오만한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했으며 할 말을 다 마쳤기에 너무나 부족한 글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개념조사관을 끝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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