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눈부신 옷자락이 하늘을 메우고 다섯 개의 달이 떠 풍족한 향연을 벌이는 평화로운 하늘. 모리안의 사람들은 오늘 같은 밤을 자이메르라 부른다.
일 년에 두 번 찾아오는 자이메르는 곡물이 풍요롭게 익어 대지에게 감사하듯 고개를 숙이고 대지를 가볍게 어루만지는 바람에 노동으로 흘린 땀방울이 기분 좋게 식어가는 시기다. 또한, 예민한 사람들은 너무나 밝은 달빛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이기도 하며 부부싸움이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이토록 밝은 밤하늘 아래 두 사내가 서있었다. 분명 부부싸움외의 다른 이유로 마주 선 것이 분명한 두 사내는 강인하면서도 어딘가 따뜻함이 엿보이는 갈색 눈동자와 강인하고 굳건히 솟은 콧날, 그리고 일자로 굳게 다물어진 입술이 어딘가 닮아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너무나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 그들의 모습은 딱히 뭐라 말 할 수 없었다.
“그만 하도록 하지. 그 정도로 당했으면 분수를 알았을 것 아닌가?”
20대 후반으로 되어 보이는 사내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잿빛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소년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성숙해진 청년에게 경고하듯 일렀다.
[치르르-ㅇ]
하지만 청년은 사내의 말을 무시 하겠다는 듯 기다란 장검을 바닥에 끌며 사내에게 걸어갔다. 딱히 이유가 있어 장검을 바닥에 끄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너무나 힘겨워 검을 들 힘조차 자신이 내딛고 있는 한 걸음에 집중하기 위해 청년은 검을 끌며 사내에게 걸어갔다. 비틀거리며 다가오는 청년의 모습에 사내는 쓴웃음과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정말 말 안 듣는 용사님이로군.”
점점 다가오는 청년을 향해 사내 또한 걸음을 옮겼다. 여기저기 찢어지고 상처 난 청년과는 다르게 너무나 깔끔하고 흐트러짐 없는 사내는 가벼운 걸음으로 청년에게 다가갔다. 단지, 청년의 목을 치기 위한 걸음이 아니라 힘겹게 다가오는 청년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한 걸음으로 보일 정도로 사내의 걸음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맞은 것인지 사내는 얼마 걷지 않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청년 앞에 멈춰 섰다. 한 걸음을 내딛으며 검을 휘두른다면 충분히 닿을 거리.
“절대…. 당신의……. 뜻대로 되지는 않아!”
힘겹게 토해낸 청년의 외침에 바람이 동조하듯 청년의 짙은 흙발을 휘날리며 지나갔다. 그러나 사내는 청년의 외침을 무시 하듯 엷은 미소를 지으며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런 모습으로는 크게 위협 되지 않는군.”
“이 자식!”
청년은 땅을 박차고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두 사내의 검이 휘둘러 질 때마다 온화한 바람은 울부짖었고 수많은 별빛이 떨어졌다.
[카강]
금속이 강렬히 부딪히는 소리.
격정적인 싸움으로 보였으나, 사내는 청년의 공격을 여유롭게 막아내기만 할 뿐 자신이 선 자리에서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제길! 제길! 제길!”
청년 또한 자신의 실력이 사내에게 훨씬 뒤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검이 가로막힐 때마다 욕지기를 내뱉는 것이 고작이었다. 계속 반복되는 순간이 지겨워졌던 탓일까? 사내는 다시 휘둘러진 청년의 검을 막아내고는 청년에게 말을 걸었다.
“왜 안 된다는 거지?”
=================================================
대략적으로 위의 글은 이번에 제가 올릴 못난 소설의 프롤로그 첫 부분인데요. 정규연재란 부터 시작하려고 분량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판형식으로 200페이지 이상을 연재한 경우라 하는데... 조판형식이 뭔가요?
A4 용지 200장 정도인가요? 처음으로 인터넷상에 글을 올려보려고 마음 먹었는데 도대체 복잡한게 뭐이리 많은지....(네가 컴맹인거다!!!)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