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느낌하고 연재글을 읽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죠. 부담없이 눈에 들어오는 활자와 책장을 넘기는 느낌, 그리고 종이의 질감 등등 느낌 상 혹은 분위기 상으로라도 소설은 책으로 읽는 게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인터넷 연재글과 출판된 책은 내용 상으로도 좀 다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태도도 다릅니다. 단순히 스페이스바나 페이지다운키를 를 툭툭 치면서 읽는 것과 한 쪽을 넘기면서 읽는 건 다르죠. 뭐랄까. 뭔가 진지함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장르문학에서 진지함을 따지는 건 시대에 역행하는 건가요...)
...악 잡소리 길어졌다. -_- 이러다가 이 멋지고 퐌타스틱한 글로 다른 분들이 안 오시면 안 되는데. 아무튼 본론 ㄱㄱ
아무튼, 인터넷 연재에서도 책장을 넘기는 것 같은 진지함을 주는 글을 보고 싶었습니다. 요새 하도 킬링타임용으로 골라 읽었더니 머리가 비는 듯 해서요. 그 와중에 찾은 글이 바로 JJ클럽님의 벨라베르입니다.
처음 몇 글을 보는 순간부터 이 글, 벨라베르가 과연 연재글인가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확신합니다.) 연재글답지 않은 장(챕터)과 권의 확연한 나뉨, 게다가 삽화까지! 작가님의 지극하신 정성이 모니터를 뛰어넘어 저에게까지 오는 듯 했습니다. 출판되어 정식으로 나온 책이라도 이만한 퀄리티를 가진 책은 별로 없을 겁니다.(적어도 판타지 장르 안에서는.)
작가님께서 벨라베르를 쓰신지 6년이라고 얼핏(?) 들은 것 같습니다. 정말 그 시간동안 준비하신(아니 쓰신?) 티가 역력합니다. 다른 글들을 보다보면 개연성이 급감하고, 논리성이 급감하고, 웃기지도 않는 개그가 남발되어 황당하기 그지 없었는데 이 글은 그와 정반대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잘 짜여진 한 권의 책처럼, 페이지다운을 누를 때마다, 다음 글을 클릭할 때마다 글 속에 파묻히게 됩니다.
처음 몇 글만 읽으시면 확실히 그냥 그저 그럴 겁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자극적인 여타 글과 다르게 차곡차곡 올라가는 "탄탄함"이 있는 글이니까요.(여기서의 탄탄함은 기승전결 등을 말합니다.) 괜히 책을 읽는 느낌이 든다는 게 아닙니다. 내용이 변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연재글과 달리 이미 탄탄한 길이 정해져 있고 그 위를 독자가 따라 걸어가는 느낌이 들기에 그런 것이지요.
다만, 이런 요즘 대세나 장르문학과는 어울리지 않는 진지함, 탄탄함이 별로 인기를 못 얻은 이유같기도 한데...(하기사 판타지를 왜 판타지라 하겠습니까. 공상 속의 이야기니 판타지지...게다가 처음부터 뭔가 흥미를 끌지 않으면 다음 글을 클릭하지를 않게 되니. 책이라면 이왕 산 거 또는 빌린 거 끝까지라도 읽겠지만...) 그래도 처음 몇 글만 조회수 천을 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드리고 싶네요.
여기까지 쓴 추천글의 성의를 봐서라도, 한 번 보러가시지 않겠습니까?;; (비참하다 ㅠ 추천글이 글의 멋짐을 표현을 못하니 성의를 들먹이게 되네요 ;ㅁ;) JJ클럽님의 벨라베르, 꼭 가서 읽어보세요.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