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가리고 귀막고 문피아의 인도를 따라 공모전이라는 길을 꾸역꾸역 걷고 있는 스티븐마틴입니다.
공모전중이라 제 글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글을 씁니다.
제가 지금 쓰고있는 글을 막 구상중일때는 한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나도 대세를 따라가보자! 헌터물이 대세라니 나도 한번 가보자고!”
이러면서 호기롭게 대세물을 쓰자고 달려들었었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 성격이 나오더군요. 자꾸만 삐딱선을 탔습니다. 몇번 수정하고 수정하면서 궤도를 이어가려고 해봤지만, 천성이 비주류라 그런지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내 스타일대로 가보자, 하고 진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전에 어떤 분이 댓글을 하나 남겨주셨습니다.
“지금 말장난 하시는지? 헌터가 나오면 헌터물아닌가요? 같이 똥물 뒤집어쓰고 나는 다르다?”
처음 그분의 댓글을 봤을때는,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소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개인의 취향이니, 헌터물을 싫어하시는 분도 계신게 당연한거고, 그런 분께는 헌터가 나오면서 나는 다르다, 라고 말하는 제 글이 마음에 들지 않으실수도 있겠구나, 했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열심히 댓글달아드리고 막연하게, 이분께서 나중에 내 글을 다 읽어보고 ‘아, 이건 뭔가 다르구나’하셨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내가 지금 무슨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껏 나는 헌터물을 읽는 독자들을 상대로 ‘같은 소재로 이런 시각도 가능하다’라는 어필을 하고 싶어했는데,
정작 헌터물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자칫 지루하면서, 헌터물을 싫어하는 독자들에겐 헌터가 들어가서 읽기 싫어지는,
두마리 토끼를 쫓다가 다 놓치고 배만 곯게 될, 이도 저도 아닌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껏 조회수가 떨어져도, 순위가 내려가도 애써 모르는 척 하며 우직하게 글만 써 왔는데, 문득 저런 의혹이 드니... 뭐랄까, 뿌리부터 흔들리는 기분입니다.
사실 어떤 작가분께서는 제 글을 읽으시고는 “헌터보다는 엑스맨에 등장하는 뮤턴트같다”고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저도 비슷한 방향으로 헌터라는 존재들의 정체성을 설정하고 있는 상태구요.
어쨌든 보통의 게임판타지나 레이드물과는 조금이라도 다르게 가보려 노력했습니다. 그게 제 경쟁력이 될 거라고 믿고 말이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글 전반에 걸쳐서 ‘헌터’라는 존재를 빼는 것은 어떨까요?
사실 따지고보면 여기에 등장하는 능력자들은 굳이 ‘헌터’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지 않아도 될 것 같거든요.
오히려 그편이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까요?
하지만 20만자가 넘어버린 글의 기반이 되는 개념을 바꾸자니, 그 작업이 녹록치 않을 것 같아 지레 겁부터 납니다.
그렇다고 작품 기반에 대한 의혹을 품은채로 계속 진행하기도 좀 껄끄럽네요.
어째야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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