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에 앞서 이것은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입장임을 밝히며
남이 때쓰는 것 보는 것은 절대로 싫다는 분들은 그냥 지나쳐 달라느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어제 책방을 갔습니다.
제가 거의 맨날 가는 곳인데요. 가면 한 두세시간씩 있곤하지요.
그럼 그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을 보고 또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도 있습니다. 한 여자분이 한쪽에 쌓아놓은 장르문학 신간들을 쓱 보시더니 자기 남자친구에게 하시는 말씀이...
"야 요즘 이쪽 만화책은 왜 이렇게 크냐?"
그러자 남자분꼐서 당황하시며 답하시더군요
"에? 그거 만화책아니야 소설이야.."
다시 여자분 왈
"진짜? 소설이 뭐 이래 이거 순 만화책아니야? 이거 재밌냐?"
남자분이 대답했습니다.
"어 킬링타임용으로는 그만이야.."
여자분이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킬링타임? 그런게 이렇게 많아?-저희책방엔 책장의 3분지1이 소설입니다.- 한심하넹.."
대화를 들은 저는 정말 울컥!! 했습니다. 아니다! 장르문학이라고 할정도로 좋은 작품도 많다!!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하지 못했습니다. 문득
'내가 재미를 위해 책방에 오는건가 현실의 괴로움을 탈피하기위한 도피처를 구하기 위해,시간을 죽일 것을 찾기위해 책방에오는 것인가?'란 생각이 들어서 였습니다.
저는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요 판타지소설은 고2때 드래곤라자를 접하면서 무섭게 빠져들었습니다. 막 판타지소설이 막무가네로 출파나되기 직전이었지요. 2년간-지금은 재수중이라 인터넷에서만 깔짝거립니다. 책방은 아는 사람들 만나러 가는거구요- 적어도 출판된작품의 80%는 봤다고 자신합니다. 그런데 어제 어느순간부터 책사는건 돈아까워...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저를 꺠달았습니다. 아찔했습니다. 언제부터 일까 왜 나는 책을 사서 보는 것을 아깝다고 생각하게 된것일까?
제가 처음 드래곤라자를 읽으며 막 판타지에 빠져들었을때 저는
'내가 대학만 가면 이거 다산다'
라는 생각을 안한날이 없었습니다.(부모님께서 좀 엄하셔셔 빌려보는것도 힘들었습니다.;;) 볼떄마다 감탄했고 또 볼때마다 결심했지요. 그러던 제가 지금은 판타지소설책=빌려보는 것 이란 생각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책방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이 너무 오래되서 일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얼마전 어느 아는 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애들은 소설을 본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로 판타지소설의 출판이 급증한 후에 책을본 아이들이었습니다.
제가 운을 땠습니다.
"아 요즘은 드래곤 라자만한게 없는것 같다. 정말 재밌었는데."
한아이가 의아해하며 말을 받았습니다.
"그거 재밌어요?"
저는 놀라며 되물었죠
"너 그거 안 봤냐?"
동생 왈
"아니 앞에보다가 주인공도 안쎄고 해서 재미없어서 접었는데.."
저는 그저 이놈 취향 고약하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듣던 다른놈이 말하더군요
"맞아 그거 별로 재미없어요"
약간 이상함을 느낀 저는 물었습니다.
"너도 주인공 안쎄서 재미없냐?"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더군요
"예"
거기에 덫붙인 말이 있습니다.
"그거 읽다보면 머리 복잡해요 판타지는 그냥 확확 해쳐나가는게 짱인데.."
허탈했습니다. 이 둘의 머릿속엔 이미 판타지=주인공극강먼치킨이란 생각이 밖혀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둘의 머리속에는 판타지는 작품성이 별로라도 주인공이 강하고 일의 전개가 통쾌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밖혀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동생중 단 한명만이 드래곤라자는 정말 재밌다! 주인공 쎈것 도 좋지만 글이좀 매끄러운것이 좋다! 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이것이 드래곤 라자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며 또 제가아는 동생들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얀늑대들같은 작품성이 뛰어나지만 주인공이 쎄지않는 작품들의 대여인원은 대부분이 저의 나이또래나 제 나이 위의 사람들입니다. 저보다 어린 아이들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들도 요즘은 책방의 뒤켠에서 빛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예 존재를 모르는 이들도 수두룩 하더군요.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어디서 부터 이렇게 된거냐
이게 과연 잘된 것일까?
어째서 판타지 소설은 킬링타임용이 된것이고 판타지 소설은 주인공이 강해야지만 재미있는 것이 된것 이냐고 말입니다.
요즘 책방에는 하루에 적어도 3권씩의 신간 소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리고 한달후 그중에서 남아있는 책은 한두권이며 그중에 완결까지 나오는 것은 한권이 채 안됩니다.
조회수가 높으니까 재밌다?
이 절대적이지 않은 수치로 인한 출판사들의 무분별한 출판과
제때제때에만 올려주면 아무런 문제없다!
이런 독자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작가들을 연재에 쫓기게 하고 글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올리기만 하면 잘 못된점을 지적해주니 그때가서 수정하면 된다
라는 작가들의 무책임한 생각이 독자들이 판타지에 거는 기대를 없에고 있습니다.
판타지의 아니 장르 문학의 전성기라는 지금 저는 과연 우리는 진정한 전성기에 있는가란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그저 돈이되니까 우르르 생겼다가 스러지는 음식점처럼 우리 장르문학이 질적팽창이 아닌 양적팽창만을 거듭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이야기는 이것이 끝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제가 말하고 싶은것이 제대로 전달될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너무도 답답해서 너무나 안타까워서 뭇 동도들의 생각을 알고저 글을 올립니다. 제가 잘못생각한 것이 있다면 가열찬 질책을 바랍니다.
서울 한 피씨방에서 북공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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