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극이 좋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에 한숨짓고, 인어공주의 덧없는 사랑에 미소짓고, 시한부 인생의 연인을 지켜봐야 하는 슬픔에 탄식한다.
비극은 내가 가질 수 없는 절망감을 보여주고 댓가로 내게 현실의 행복을 가져다 주기에 나는 비극을 좋아한다.
Seer 가 비극인지는 모르겠다.
아닐지도 모른다. 끈질긴 인연은 그들을 다시 맺어줄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다해도 그들에게는 비참함이 아닌 잔잔함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Seer 가 외줄타기하듯 아슬아슬하게 나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갑자기 몰아치는 쉴새없는 바람이 줄을 흔들고 있다. 아차하는 순간 모든 것이 허망해질지도 모르는 그런 순간이다.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
그것이 주는 애닮음은 오랜 사랑이야기의 단골이다.
영원한 사랑은 있는것인가? 지치지 않고, 잊지 않는 그런 사랑이?
그리고 그건 비극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누군가가 말할 수 있을까?
그는 그녀를 이제 만날것인가? 그리고 그녀를 지켜볼 것인가? 다시 그녀에게 불행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Seer는 결코 적지 않은 페이지를 넘겼는데도 아직 도입부인 것 같다.
위험하다.
너무나도 급속히 치솟고 있다. 만약... 이런 기세가 마무리되지 못한다면?
벼랑끝에까지 몰리면 결국 떨어지는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계속 절정을 달리다가 실족한다면 이야기는 순식간에 흐트러질 것이다.
이제 그녀를 만나는 일이 다가온다.
그런데 여기서 기세가 수그러든다면 차후 다시 되돌려 놓는 것이 무척 힘들어 지지 않을까?
이제 곧 결정 날 것 같다.
Seer가 어떤 이야기인지, 나아갈 길이 확고한지가.
비주기적이라도 좋으니 천천히 갈 길을 확인하며 나아갔으면 하면서 Seer를 기다린다.
Seer를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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