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판 독자 여러분,
단역출연으로 근근히 먹고사는 미련곰탱이입니다.
최근 출연한 작품에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치욕스러운 일을 당했기에 그 작가분을 고발하고 다시는 이럴 일이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몇자 적습니다.
여지껏 출연한 작품에서는 단정하고 깔금한 역을 주로 맡았드랬습니다. 다음과 같은 깔끔상큼하고 군더더기 없는, 정말로 완벽한, 대본이 대부분이지요.
'에잇 미련곰탱이 같은 놈, 죽어랏.' (칼을 휘두른다. 엑스트라 칼에 맞는다.)
'크아악!' (엑스트라 비명과 함께 쓰러진다)
'이런 미련한 곰탱이 놈이' (벼루를 던진다. 엑스트라 벼루에 맞는다)
'크흑, 문주님...' (엑스트라 눈물을 흘리며 실려간다)
근데...근데...어느 무지막지한 작가분이 (무울김양수님이 절대 아닙니다) 어느 괴이한 작품에 (화산문지기문파 절대 아닙니다) 급히 대역출연해달라는 요천을 하셔서 달려갔드랬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으아앙...
남색 강x당하는 씬이었습니다. 한사코 거부하였으나...훌쩍훌쩍.
신체일부만 출연하는 역할도 많이 했었지만 (눈탱이 밤탱이, 눈팅이, 등 탱이시리즈 및 곰발바닥, 웅장, 등) 이렇게 비인간(비곰탱이?)적인 처우를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더구나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해명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컨데 이런 있을수도 생각할 수도 없는 무지막지한 일을 강요한 악덕 작가님를 찾아 꾸짖어주시기 바랍니다.
제에게 치욕을 준 악적님(?)은 곰무림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자연란 깊숙한 곳에 숨어있습니다. 부디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미련곰탱이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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