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東夷)라는 개념이 원래 동쪽 오랑캐 라는 표현 그대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그런데 "夷" 이것의 뜻이 한자사전에서 "오랑캐 이" 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이렇게 과거 사대주의적 관습에 따라 계속 이어져서 쓰인다고 하면, 언제까지고 저 글자로 인해 우리는 오랑캐로 인식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어떤 의미인가 하면, 힘쎈 강도놈이 "너희를 뜻하는 글자인 이夷는 앞으로 오랑캐 이 라는 것으로 가르치고 배우게 하라" 이렇게 지시했거나 아니면 사대주의 관습에 따라 스스로 낮게 기어서 우리 스스로 오랑캐라 가르치고 배워 왔다면, 이것을 언제까지 후손들에게 그대로 답습을 하게 할 것이냐는 사안인데, 사전을 갑자기 고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글을 쓰는 작가들 부터 인식을 바꿔서 좋은 뜻으로 고쳐 부르도록 하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 되는군요.
"夷" 이 글자가 과연 처음 부터 오랑캐 라는 욕설에 가까운 뜻으로 쓰였는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논어에서 공자가 군자의 땅이라 부른 곳의 호칭이 구이(九夷) 즉 아홉 부족의 군자들을 뜻하는데, 실제로 夷 이 글자를 파자로 풀어 보면 큰(大) 활(弓)을 든 사람을 뜻하는 것이며 실제로 공자는 그러한 이유로 마땅히 군자가 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활을 쏘는 것이다고 하며 활쏘기 연습을 자주 했음을 논어에 기술하고 있습니다.
또 공자가 자신이 전문으로 해야 할 것 중에 꼽은 것이 활쏘기와 수레몰이를 꼽다가 자신은 수레몰이를 (중국은 땅이 커서 대규모 전쟁에서 동원되는 각종 수레의 몰이 즉 군사軍師 또는 왕사王師를 의미했다고 봄) 전문으로 하겠다고 선언을 합니다.(논어 자한편 2장)
한민족이 고대로 부터 활을 잘 쏘는 것과 지금도 세계적으로 양궁을 석권하고 있으니 우리 민족에게 이夷 라는 글자는 떼고 싶어도 쉽게 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 전체 많은 수의 인구들이 살고 있는 아시아 권에서 보아도 한반도가 동쪽에 있어서 동이라고 부르는 것을 말린다고 말릴 수도 없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 뜻을 사용함에 있어 다른 한자의 예에서 보듯이, 조趙(나라이름 조) 이렇게 불리고 있다면 이것을 본 받아 이夷(민족이름 이 또는 군자 이) 정도로 우리라도 그렇게 불러야지 그것을 욕을 하는 상대가 부르는 그 뜻 그대로 사용한다면 스스로 욕하는 자신이 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이것이 쉽게 고쳐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 문피아의 작가들과 독자들이라도 조금씩 인식을 달리하여 사용하면 좋다고 판단하여 몇자 적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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