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개인적인 사유지만 한 번 장르 소설의 미래를 예측해봤습니다.
딱히 통계나 구체적인 증거는 없고 그냥 막연한 ‘감’이니 개인적 의견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마트폰, 미디어, 국제 창작품(미드, 일드) 등, 솔직히 요즘 현대의 일반인이라면 얼마든지 하루종일을 오로지 창작품을 즐기는 데에만 소비할 수 있습니다. 그런 중에서 장르 시장은 오래 전부터 잘못된 양판소 전략으로 오히려 분리한 상황이 더 악화됐죠. 이런 중에서 단기적으로는 다른 쉽고 직접적인 매체들 때문에 사람들이 소설로부터 눈을 돌리 거라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열악한 소설, 그것도 장르 소설의 세계는 점점 좁아지겠죠.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고 전 제안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그리고 평균만 되도 반복적인 패턴은 얼마든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터득이 가능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시각이나 청각을 동원하는 영화, 게임, 드라마는 멸하지 않고 무수히 계속 나오겠지만 결국 어느 순간에는 독자들이 너무나 그러한 매체들의 알맹이인, ‘스토리’에 익숙해져 이제 다른 것을 찾기 시작할 때가 올 것이라는 겁니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소설, 트리트먼트 등에서 나옵니다.
지금은 글 읽는 게 귀찮은 한국의 문화, 그리고 장르 소설 시장의 암흑기 때문에 장르 소설이 영 시원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 사람들은 좀 더 본질적이고 직접적인 스토리를 찾게 될 겁니다.
또한 현대인들, 특히 한국인들은 빠른 전개, 속도감을 더 원하게 될 겁니다. 제가 아는 사람만 해도 정말 명품 드라마 아니면 그냥 버퍼링 다 받아서 뚝뚝 찍어 보는 분이 수두룩 합니다. 시간은 아까운데 대충 스토리는 보고 싶으니까요.
또한 그래픽이 발전하다고 하지만 결국 인간의 상상력(꿈)을 뛰어넘는 현실성은 적어도 10~20년 안에는 나오기 힘듭니다. 실사를 구현한 2차적 가상 감각 신호로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머리속에서 상상하는 세계보다 사실적이려면 뇌신호를 주고 받는 가상현실 정도는 되어야겠지요.
이 모든 사항들을 조합해 본다면, 소설의 미래는 그리 암울하지 만은 않습니다.
드라마로 1시간을 봐야하는 전개를 소설로는 30분이면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철저히 배우의 얼굴과 배우의 감정이 이야기의 몸통을 이루지만 소설은 읽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prototype이 상상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 갑니다. 그 얘기인 즉슨, 언젠간 다른 매체의 한계가 드러날 때 그 매체들의 알맹이를 품고 있는 소설이 빛을 발한 거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막연하게 기다릴 것이냐. 당연히 아닙니다.
그 답이 바로 유료 연재입니다. 솔직히 요금으로 결제하던 신용카드로 결제하던, 이제 대여점 시스템은 현대적 흐름에 어느 정도 뒤쳐진 것이 안쓰러우나마 현실입니다. 종이책의 맛은 계속해서 유지되겠지만 대부분의 대중은 이제 종이장 넘기는 맛보다 스토리가 주는 신선한 충격을 갈구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태플랫pc, 인터넷을 전체적으로 포괄하는 유료 연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대여점 시스템을 따랐던 글들이 그냥 전자책의 형태로 확장되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글들이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선 자바-environment가 계획하는 새로운 플랫폼처럼, 문피아 혹은 다른 장르 소설 사이트가 좀 더 혁신적인 유료 연재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잠깐 1인 출판에 대해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 전의 시도들처럼 지금은 안타까운 결과만 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랜 준비를 해야할 듯 합니다. 문피아의 리뉴얼은 그 좋은 step by step 중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에 앞서서 시장의 몸통, 소비자들을 끌어와야 하는데, 이미 다른 매체로 빠지고 양판소에 질려버린 독자를 어떻게 끌어올 것이냐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 듯 싶습니다. 사실 ‘돈을 내는’ 독자, 일부 청소년 대다수 성인 이상이 장르 시장에 등을 돌린 이유는 대여점 시스템의 고집스러운 양판소 입맛 때문입니다. 당장에 시장성을 너무 생각했기에 균형이 깨졌다는 말입니다.
아직도 이름이 거론되는 대작은 분명 ‘그냥 킬링타임용-가볍게 읽는 글’ 이상의 알맹이를 담고 있음에도 여전히 재미와 대중성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준이 되고 오히려 알맹이에 약간 더 무게가 재어져야 하는데, 기존의 대여점 시스템은 솔직히 말해 너무 시장성만 따진 것 같습니다.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야합니다. 장르 ‘문학’입니다. 아무리 킬링 타임, 재미만 있으면 돼지-라고 해도, 작가들은 항상 장르 ‘문학’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는 없어도 됩니다. 과정 중에 담는 인생의 해학과 휴머니즘만 있어도 문학이 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독자들과 분리된 작가 세계만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기존 작가 분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 출판사나 타 독자들에 의해 신뢰를 받는 상황인데, 지금의 장르계는 너무 숨은 옥석을 그대로 바닥으로 잠기게 합니다. 좋은 글은 알아서 유명해진다. 꿋꿋이 쓰다보면 좋은 글은 사람들이 알아본다. 이것도 옛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더 시스템적으로 그것을 발굴할 줄 아는 방법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사족을 남기자면, 앞으로 다가오는/기대되는 패러다임에서 아마추어 이상의 작가는 트리트먼트, 시나리오, 소설, 시 등 다양한 매체로 글을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찌 됐든 미디어 시장보다 책 시장이 클 순 없습니다. 확실히 한국에선요. 그러므로 같이 가는 방법도 간구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일반 분리는 옥석 가려내기 필터링의 긍정적인 예시 중 하나이고, 아래 언급된 주기적인-공평하고-성실하며-실력 있는 기자 또한 매우 효율적인 스타터가 될 듯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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