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앞서서 발생한 소그미님의 쾌풍천하로 인하여 작성하게 된 것은 맞지만,
그 글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상황 설명을 위해 모든 상황을 조금 극단적으로 보겠습니다.
이 점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소그미님 사건과 관련하여 덧글을 보다 보니 종종 보이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쾌풍천하 충분히 재밌습니다. 추천 받을 만 해요. 근데 굳이 조작을 했을까요?'
... 참 뭐라고 해야 할지...
저는 안 읽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맞다면 맞는 말이겠죠.
허나 다릅니다.
한담도 그렇고, 여기저기에서는 추천을 해달라는 글이 올라옵니다.
즉, 자신이 직접 새로운 글을 찾아보는 사람(개척자라고 명명하겠습니다.)은 아주 적습니다.
애초에 문피아에만 습작가가 천 명 단위를 넘기는데, 그 글을 하나하나 찾아보며 재밌는 것을 찾겠다는 것은 명확하게 시간낭비(일반적)이며 일반적인 독자들은 그러한 결정을 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나는 다 읽어보는데?' 하신다면 당신은 일반적 독자가 아니라 개척자이십니다.
절대다수의 독자들은 이 개척자가 발굴해내고, 그들이 추천해주는 소위 검증된 글만을 읽습니다.
이미 전작이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유명작가라거나, 아니면 작가 본인의 홍보도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개척자에 의한 추천보다는 확실히 효과가 덜 합니다.
(작가의 입장에서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위 두 개가 전부이죠.)
허나 불법적으로 가능한 것이 바로 추천 조작, 자기 추천입니다.
작가 자신이 자신의 작품을 추천한다?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흔하디 흔한 습작가 중 절반 정도는 하는 행위니까요.
헌데.
누군가에 의해 추천글이 올라왔다?
단지 이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됩니다.
'이 작가가 누군지는 몰라도, 추천이 올라올 정도로 재밌겠구나. 읽어봐야지.'
작가 자신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홍보와 다른 점을 찾아볼까요?
(작가)A 소설 홍보합니다.
> 봐야지, 에이. 초반 전개가 나랑 안 맞네.
(독자)A 소설 추천합니다.
> 초반이 나랑 안 맞기는 한데, 추천 받을 정도면 후반에는 포텐 터지겠지. [참고 봐야지.]
이미 여러 추천 글에서 검증된 사례가 있습니다.
'진짜 재밌으니까 참고 여기까지만 보라고.'
작가가 홍보글에 그러한 글 넣으면, 누구 정말로 참고 거기까지 보시는 분 계실까요?
분명 재밌는 작품은 재밌을 테고, 현재 문피아에서 조명을 받지 못하는 작품 중에서 수작은 많을 겁니다.
허나 그들이 조명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미가 없어서?
아뇨. 제 생각에는 단지 하나입니다.
[개척자들의 취향이 아니라서]
일반적인 시선을 가진 절대다수의 독자가 있지만, 그들은 검증된 글이 아니면 읽지 않습니다.
그리고 해당 작품은 그들의 취향에 맞으나, 그들은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읽지 않습니다.
해당 작품이 조명을 받고, 일반적 독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작가 본인의 홍보도 아니고 전작도 아니고 개척자의 추천이 필요한데.
개척자의 취향에 맞지 않다면 평생토록 그 추천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정말정말로 재밌는데 그 취향에 맞는 개척자가 단 한 명도 없다?
그 글은 묻히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추천 조작이 난입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검증된 글이 아니라면 결코 읽지 않을 일반적 시선의 절대다수의 독자들을 끌어 당길 수 있게 됩니다.
그 작품은 일반적 독자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후에 베스트에 올라가던 출판을 하게 되던.
결국 그 시발점은 추천 조작입니다.
그리고 추천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조명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거나 혹은 높습니다.
'*** 충분히 재밌습니다. 추천 받을 만 해요. 근데 굳이 조작을 했을까요?'
네.
이 말에 대한 반박이 나왔네요.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덧글을 다신 분도 그 작품을 읽지 않으셨을 겁니다.
읽지 않았으니 재밌는지도 모르고 추천 받을 만 한가도 모릅니다.
최초 1번이라도 추천을 조작하였기에 인기를 얻은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억 부가 넘게 팔린 원피스 같은 유명작품들.
그것이 1권 나왔을 때부터 전 세계로 팔렸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까?
결국 개척자들이 용기를 내어 사 본 것이고, 그 재미가 입증되어서 유명해졌을 뿐입니다.
그리고 일반적 절대다수의 독자들은 유명세를 탈 때까지 원피스가 뭔지도 몰랐을 겁니다.
일반적 독자에 비해서 절대소수인 그러한 개척자들이 만일 원피스가 취향이 아니었다면, 그건 이미 조기종결 되어서 이 세상에 없었을 겁니다.
작가 자신이 하는 홍보와 독자가 하는 추천은 그 뜻과 무게가 다릅니다.
뭐 이런 전문용어(?) 좋아하지는 않지만 굳이 사용하자면 바이럴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최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바로 그 예입니다.
강남스타일이 유명해진 이유가 싸이가 해외에서 직접 콘서트 다니고 노래 부르고 춤춰서 유명해졌던가요.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하나가 입소문을 타고 나갔을 뿐입니다.
홍보로는 극점을 찍기 어렵습니다.
허나 추천은 한순간 극점을 찍게 해줍니다.
제 개인지론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추천 조작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정말로 추천 받을 만큼 재밌다. 그러니 추천 조작을 했을 리 없다.
모순이죠... 정말로 그런 재미가 있다면 작가가 추천 조작을 하기 전에 조명을 받아서 그러한 짓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겁니다.
결국 정말로 인기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유명세를 탄 이유는 최초의 조작에 있습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지만 조작을 통해서는 얻을 수 있습니다. 정에 호소하자면 자기 추천은 무조건 봐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말로 재밌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개척자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명을 받지 못했으니까요. 조작으로 인해 그 광명을 찾았으니, 오히려 일반적 독자들이 알지 못하던 작품을 널리 알려 그들을 즐겁게 해줬으니 오히려 정의입니다. 그러니 아예 원천적으로 정에 호소하는 것은 싹을 잘라내야 합니다.
한담에 어울리지 않는 글은 아닌데 이번 사태의 연장판이 되어서 경고 먹을까 봐 무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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