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소설은 ‘와천아재’ 작가님의 <전직 깡패가 귀농생활을 너무 잘함>입니다.
저는 와천아재 작가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작가님의 글에선 시골 마을의 흙냄새가 납니다. 자극적이고 전개가 빠른 요즘의 트랜드와는 다른 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와천아재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마치 묘하게 말솜씨 좋은 시골 촌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전직 깡패가 귀농생활을 너무 잘함>은 아천아재 작가님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 소재와 배경은 다소 달라졌습니다만, 작가님 특유의 목가적인 문체는 여전합니다.
이 소설은 천애고아 ‘이구석’의 일대기입니다. 의지할 곳 없이 저를 받아주는 어른들의 손에 자라난 고아 ‘구석’은 폭력배 무리와 성장기를 보내게 됩니다.
보고 배운 게 건달짓 뿐이지만, 그 와중에도 구석은 착한 마음을 잃지 않습니다. 깡패짓에 동참할 때에도, 본인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으며 언제나 제 3의 해답을 찾으려는 선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깡패 무리와 함께 지내며 선하게 산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자신을 길러 준 폭력배들의 손에서 벗어난 구석은,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정반대의 장소를 찾습니다. 바로 고승이 기기하는 산 속 절이었습니다.
‘깡패’ 와 ‘사찰’,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달마야 놀자>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언밸런스한 조합입니다.
영화는 이 부조리 속에서 빵 터지는 코미디를 만들었지만, <전직 깡패가 귀농생활을 너무 잘함>은 그에 비해 한결 잔잔합니다.
‘구석’ 에서 ‘정우’로, 이름부터 바꾼 주인공은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자신의 인생을 바꿔 나가기 시작합니다.
폭력의 세계에 몸담았던 과거를 속죄하듯, 스님의 뜻에 따라 올바른 일을 행하고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우’는 다양한 인물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노력은, 결국 주변 인물들에게까지 선한 영향력을 미칩니다.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갱생’ 입니다. 하지만 마냥 순한 맛만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아닙니다.
전직 깡패로 활동했던 만큼, 정우에겐 남들에게 없는 힘과 담력이 있습니다. 다른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지만, 필요한 상황에선 자신이 가진 힘을 사용할 줄도 아는 인물이 ‘정우’입니다. 마치 칼을 들고 악을 벌하는 탱화(撐畵) 속 부동명왕처럼요.
구수하고 서정적인 문체엔 확실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또한, 한 번 연재를 시작하면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으시는 작가님이기에 이야기가 중간에 끊길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원하고 통쾌한 사이다만 가득한 소설을 찾는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이다패스의 홍수에 피로함을 느끼시는 분들, 느리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 나가는 주인공을 보며 소소한 힐링을 즐기고 싶은 분들께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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