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를 봐온 독자라면 알 것이다.
캔커피.
마이너한 SF 장르를 꾸준히 써왔던 분이다.
갠적으로는 수준떨어지는 글을 썼던 사람으로서
캔커피님을 말하건데,
이 분은 문퍄에서 문학상이 있다면 줘야 될 분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문장, 설정, 대화.... 탑에 계신 분들도 존경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내가 진짜 존경하는 분이다.
(솔직히 직접 뵙고 싸인을 받거나 쐬주한잔 하고싶다)
내가 처음 캔커피님의 작품을 본게 [위대한 추적자].
신선했다. 재미있었다. 근데 마무리를 못봤다.
여전히 이분에게 부족한건 마무리,
내지는 작품이 혹은 주인공이 다다라야 하는 목표.
아마 없었던게 아니라 중간에 포기한게 아닐까?
최근에 들어 캔커피님의 작품을 또 본다.
여전히 감각적이고 재미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마이너다.
시스템, 게임을 차용한 설정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이분은 여전하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그림자가 미래를 알려주니 당연히 판타지다.
그런데 미래를 아는 것을 떠나서
뭔가 인생을 다시 재단해간다.
당연히 요새 유행하는 ‘독식’하고는 거리가 멀다.
미래를 알고, 미리 경험해보고 나서 알려주고...
그런데 무쌍을 찍거나, 갑질을 하거나, 그런건 없다.
그래서 좋다.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도 적절히 제어하면서,
재미를 주는게 어찌 쉬울까?
다만, 아쉬운 것은 캔커피님 특유의 위트와
감각, 약간의 허술함이 좀 줄었달까?
(예전에 잘 보이지 않던 오타도 보인다)
실은 제목을 보고 캔커피님인 줄 몰랐다.
아, 타협하는 것일까?
나쁘지 않다. 나는 오히려 반갑다.
이 분 정도의 작품이 인기까지 얻는다면
장르문학이 또 한 번 길을 넓히는 것 아니겠는가?
아마 캔커피님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작품을 썼지만(출판도 했고)
문퍄에서 탑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작품을 써왔다.
나는 캔커피님의 묵묵한 고집이,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깔끔한 문장이
결국은 통하리라 본다.
이 정도의 문체와 표현력을 가지신 분은
언젠가 돌킨처럼, 조엔롤랑처럼
어느 순간 정말 세상을 놀래킬 작품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 길이 비록 아프고 힘들 지라도
결국 그 끝에 그 열매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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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먹고 적는 글이라 두서가 없습니다.
그리고 글은 원래 편지가 아닌 이상
반말로 적는 것을 이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제 글이 작가님께
폐가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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