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유명한 팬픽 작가님의 글이란 걸 보고 접했습니다.
제목이 별로라서 좀 그랬는데 일단 글 보고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소재는 단순합니다.
시스템 + 소설가 성장물.
생각보다 흔한 소재였습니다.
3류 글쟁이가 시스템을 만나서 건강을 되찾고, 시스템 능력으로 승승장구하게 되는.
다른 점이 있다면 상당히 디테일한 시스템 설정이었습니다.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온갖 에너지, 가령 열이라던가 음식의 열량, 심지어 전자기까지 빨아들여서 사용한다는, 초월적이지만 동시에 나름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듯한 설정이 매우 참신했습니다.
설정은 설정일 뿐, 전개는 뻔한 작가물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전개가 정말 빠르더라고요. 이게 감당이 되나 싶을 정도로.
어떤 정도냐면 단 6화만에 소설이 드라마화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드라마화에 성공한 작가가 되어 승승장구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인공이 옛 작품을 리메이크한다고 크툴루 세계관에 들어가더라고요. 이게 뭔가 싶었는데, 크툴루 세계에서 나오더니 생전 처음 보는 전개가 일어납니다.
크툴루 세계관을 직접 겪고 온 주인공이 그 세계를 작품으로 구현합니다.
소설로 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온갖 능력을 가지게 된 주인공은 소개를 받아 영화 제작사에 들어가서, 작가겸, 시나리오 라이터겸, 원화가겸, 애니메이터가 되어서 크툴루 세계관에서 직접 본 것들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원맨쇼로 뚝딱뚝딱 하니까 되는데요, 라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시스템으로 터무니없는 짓을 하면서도 주인공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현실감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라, 시스템으로 주인공이 캐리하면서도 주인공이 성장하는 맛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일반적인 작가물만 하는 게 아니라 크툴루 세계관을 오가기도 하고, 그로 인해서 더욱 많은 걸 할 수도 있는 독특한 전개로 이 글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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