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추천글이 있어서 보러 갔는데 추천과 리플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네요. 요근래 읽어본 작품 중 ‘이 정도면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 유일한 작품이랄까요.
진입장벽은 있습니다. 일단 문피아에서는 잘 안 팔리는 여자주인공. 전투력도 없... 흠. 어쨌든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는데다가 전반적인 전개가 순정만화풍이라 어렸을 때 여동생이나 누나가 빌려온 순정만화로 어느 정도 내공을 쌓지 않았다면 조금 밍밍하다 생각할 여지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일단 프롤로그에서부터 작가가 그런 한계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런 부분을 불식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해두기 때문에 살짝 여유를 가지면 답답함보다는 기대를 갖고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낚이는 것을 알면서도 미끼가 너무 먹음직해서 그냥 한입 베어물게 된달까요.
그렇게 읽다보면 어느새 적응해버리게 되고,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스케일이 크면서도 소소한 웃음포인트가 있고, 계략의 가운데에 인간미가 보이고, 주인공이 단호박에서 호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개연성을 넘어 응원하게끔 글을 잘 끌어갑니다.
물론 완벽할 수는 없죠. 중간중간 작가의 나이와 성별을 알려주는 듯한 개그코드가 엿보이고, 대부분의 독자에게는 ‘몰아일체’가 여주물인 관계로 불가능하기에 항상 조금의 위화감은 있습니다. 대신 그 한계를 꼼수로 넘어가고자 ‘조연이지만 주연같은 남성 캐릭터’를 만들 조짐이 아직은 보이지 않아서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있고요.
그래서 요즘 천편일률적인 헌터물에 질리셨다면 자신있게 권하고 싶습니다. 시작은 이 작품이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과 같은 순정만화인것처럼 얘기는 했는데 주인공이 남자가 아니라는 점만 빼면 오히려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들과 더 닮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적어도 잘 짜여지고 잘 쓰여진 글을 좋아하신다면 후회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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