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설인데 추천글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추천글을 씁니다.
더 컴퍼니는 초능력 + 기업물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이 대기업 안에 숨겨져 있는 신기한 부서에 공채를 보면서 소설이 시작합니다. 현대판타지 중의 클리셰인, 우리가 알지 못 하는 숨겨진 능력자들에 대한 내용이 주요 내용입니다. 기본 베이스는 정말 정석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글의 가장 큰 특징은 ‘치밀하고 다채롭다’ 입니다. 단순히 신비한 능력을 뜬 주인공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더 컴퍼니라는 요동치는 세계관 안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서술합니다. 이런 서술이 가능한 것은 작가님의 치밀한 설정과, 이 설정들을 자연스럽게 글에 녹아내릴 수 있는 필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다채롭고 치밀한 세계관에서 움직이는 주인공은 투베에 오르는 여타 다른 소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집니다. 바로 소설 속 세계관과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죠.
이 소설을 여러 번 읽으면서, 저는 주인공인 정진환이 아닌 다른 주/조연이 주인공이라면 어떤 모습이 될까에 관해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다른 소설들을 이런 생각에 적용시킨다면, 아마 다른 소설들은 아무것도 달라지는 일이 없이 정지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여타 다른 인물들과 상황에서 주인공을 제외하면 아무런 화학적 반응(?)이 없이 설계되어 있는 등장인물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컴퍼니는 다릅니다. 주인공 이외에도 그들만의 스토리가 존재하며, 스스로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인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다른 시점에서 소설을 진행해도 막힘없이 소설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이 소설 안에 있는 스토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바로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다른 주/조연에 의해 요동친다는 것입니다.
장르문학 판에서, 대다수의 주인공들은 ‘더해지기’만 하는 것이 요즘 추세입니다. 스토리가 요동치지 않습니다. 힘이 더해지고, 상황이 극복되고, 동료가 쌓입니다. 이런 소설들도 마치 게임에서의 내 분신이 레벨 업을 하는 것 같이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방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요동치는 세계관인 더 컴퍼니에서는, 다채로운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다른 인물들과 상호작용하고, 좌절도 했다가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주인공에게 마냥 좋은 일만 더해지는 것만이 아니라,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부여합니다. 이는 마치 현대 사회에서의 진짜 사회 같은 ‘착각’을 부여하면서, 어마어마한 ‘실제감’을 선사합니다. 당연히 현대 사회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이로 인해 읽는 사람은 더더욱 스토리를 예상할 수 없게 만들고, 작가님의 스토리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노련한 작가님은 멋진 장치를 해 놓습니다. 바로 주인공이 성공할 것이라는 암시를 소설 곳곳에 배치했다는 것입니다. 이 장치가 없었으면 요즘 장르문학을 읽는 독자들은 ‘와 암걸리겠네 답답해서 하차합니다.’ 같은 반응이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암시로 인해 주인공에게 드리우는 불행은 하나의 극복할 시련으로 인식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압도적인 현실감과 주인공에게 드리우는 고난에 의해 조마조마 하지만 결국 이겨내고 성공할 거야’ 라는 멋진 장편의 ‘전기물’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작가님의 호흡이 빠르기 때문에 답답할 상황이 바로 해소된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지요.
요약하자면 이 소설은 ‘치밀한 세계관에 의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전기물’ 이라고 하겠습니다. 현재 장르소설의 스토리가 너무 평면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현실감 넘치는 현대 판타지 전기‘ 를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냥 수작이기 때문에 누가 봐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ps) 너무 추천글에 설정 얘기만 해서 이 소설이 설정 덩어리 소설로 인식될까봐 첨언하자면, 작가님의 필력이 너무 좋아서 설정들이 붕 떠 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시작부터 “제국력 XXX년”처럼 설명하면서 머리아프게 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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