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기신
작품명 : 도시전설
출판사 :
뭐 제목만 보고 들어오셨다면 조금 실망하실지도 모른다.
사실 이 도시전설이라는 소설은 퇴마록과도 월야환담과도 다르다. 퇴마록처럼 착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월야환담처럼 완전히 쌩돌아버린 주인공이 나오지도 않는다.
즉, 정의는 이긴다!!! 하는 정의필승(?)물도 아니고 광기와 퇴폐미가 넘쳐흐르지도 않는다.
....
그럼 뭔 재미로 보냐고?
도시전설만의 재미가 있다.
사실 앞서 말한 2 소설은 한국 소설계에 있어서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퇴마록"이야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한국 퇴마(?정확히 이런 장르가 맞나...) 소설계의 바이블이며, "월야환담"은 퇴마록과는 다르지만 흡혈귀와 라이칸, 그리고 인간이 펼쳐내는 광기와 폭력이 잘 나타나있는 작품이다.
이 둘이 매우 뛰어난 작품임은 사실이나, 문제는...
이쪽 관련 분야의 소설들 대부분이 이 둘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즉, 워낙에 뛰어난 작품이었기에 그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게 힘들다는 말이다.
그러면 도시전설은 어떠한가?
일단 주인공부터가 다르다. 주인공은 한국 전통의 무예를 잇는...(어이 거기 사신무는 아니야! 계속 읽어봐!) 흠흠, 암튼 그런 주인공이 범씨(악마의 씨앗?)을 받아들이고 나서부터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 주인공이 뭐라고 해야할까... 되게 쿨하다.
무도가라는 점에서는 퇴마록으로 치면 현암, 범씨를 받아들여 싸운다는 점에서는 월야환담의 세건과도 비슷한 유형의 주인공인데...
이 둘과는 전혀 다르다. 현암처럼 고리타분하고 정의 일념도 아니고, 세건처럼 광기에 차서 남이야 어찌돼던 상관없이 갈기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적당히 살고있다. 적당히 법을 무시하지만 인간도 신경써주고, 적당히 여자도 좋아하지만 지킬건 지키는?
그가 아마 "이매망량"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암처럼 빛도, 세건처럼 어둠도 아닌 도깨비...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고 그러면서 착하지만도 악하지만도 않다.
물론 여주인공의 경우에는 좀 다르다. 여주인공은 "천도"라는 고대선도문명(?! 고대 선도 문명을 소설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의 유물로 엄청난 힘을 가져다주는 발전기와 같은 것인데 이걸 여주인공이 갖게되면서 1권이 시작되고 남주인공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여주인공... 고딩인데 엄청 착하다...
...
정말 착하다...
누가 보면 퇴마록 박신부님인줄 알겟네...
모든걸 대화로 풀려고 하고 살인같은 것도 안하는....
(물론 이게 당연하거지만 "저 세계"에서 저런다는건....)
이게 어찌보면 현실감을 떨어트리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괜찮다. 억지감이 들지않는다. 그저 착할 뿐인데 오히려 이런 정석적인 캐릭터가 요근래 보기 드물었기에 더 먹힌다.
아무튼 이야기는 길어진 대신 감상내용이 별로 없는데...
한번 볼만한 작품이다. 이야기 자체도 옴니버스 식에 가까운 면이라서 길게 쓸려고 해도 충분히 길게 쓸 수 있을듯한 소재와 설정들이다. 특히 기존의 그런 류의 소설 설정들과 같으면서도 좀 다른 마치 전형적이면서도 약간 독특한 그런 풍미를 내고 있다.
21세기의 한국에서 호쾌하게 벌어지는 퇴마판타지!
도시전설!
퇴마물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강추!
그 이외의 분에게도 그럭저럭 추천할만한 작품...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