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영훈
작품명 : 절대군림
출판사 : 청어람
장영훈 작가님의 글을 처음 접한건 보표무적이었습니다. 무슨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관심있게 보았었지요. 이 후 이 분 글에 빠져 일도양단,마도쟁패까지 아주 재밌게 보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래저래 비평을 받고 있는 절대군림. 절대군림을 보면서, 또 절대군림에 달리는 수많은 비평글들을 보면서 절대군림을 처음부터 재독하였습니다.
그래서 든 생각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철 없는 재벌2세의 강호먹기라는 평가가 상당수 많았던 이번 작품 절대군림에서 전 나름 의미를 찾고자 했고 대충 작가님의 생각이 이렇지 않을까? 라는 조금은 주제넘은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적이건은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원의 최강을 다투는 두명의 절대무인이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이고 아버지 어머니 역시 양화영과 두 분 할아버지만 빼면 역시 정마를 대표하는 무인이죠.. 한국 경제로 대충 비교하면 삼성과 LG의 회장을 할아버지들로 두고 있고 그 후계자들이 결혼해 낳은 자식이 적이건의 위치쯤 될 겁니다. 적이건은 물론 그 혜택을 상당수 받아 자랐지만 초반부에 나오는 적이건의 유년기는 남다른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분명 적이건은 혜택을 봤습니다. 설정상 최강이라 불리는 구화마공과 그 무공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은하유성검식을 부모님께 전수받고 그 나이때 가질 수 없는 무공을 지니게 되죠. 마치 재벌2세들의 재산이 그들이 스무살에 절대 얻기 힘든 수백,수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요. 그러나 적이건은 유년기 동안 무공만을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와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어린 나이임에도 수많은 경험들을 얻는게 바로 그 부분이죠. 이 부분이 적이건이 절대군림 속에서 보여주는 행동들을 납득하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부모도 자식이 어릴때 남을 속이고, 기만하고, 때리고, 훔치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건 재벌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제왕학이나 경역학을 배울 지언정 속이고,죽이고,훔치고,때리라고 가르칠 재벌 부모님이 계실까요? 적이건의 아버지 역시 그랬죠.
적수린은 의 와 협이 살아 숨쉬는 강호를 이야기 했지만 적이건이 여행을 하면서 본 건 그런것들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더러운 강호였죠.
중학생을 가르치는 도덕 선생님이 과연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할까요? 아부 잘하고 남을 등쳐먹어야 잘 살는 세상이 바로 사회다. 이렇게 이야기 할 선생님이 있을까 싶습니다.
적이건은 인격이 형성되는 나이에 이런 더러운 곳을 수 년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마찰이 생기게 되죠. 아버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낭만강호. 그리고 본인이 겪은 현실의 더러군 강호.
인격이 형성되는 나이 때 이것은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어렸을 때 그런 생각 해본적 없으십니까? 아니 지금은요? 정치인들을 보면서 xx의사당 테러 당해서 싹 다 죽어버리면 우리나라 정치가 좀 나아질까? 이런 생각 말입니다. 하지만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사회를 알게 되고 개인의 힘으론 어차피 바꿀수 없다는 걸 아니까. 그렇게 체념하고 뭔가를 바꾸겠다는 것에 여유를 두기 힘들어지는게 대부분의 민중들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 적이건의 그 대사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적이건이 아버지 앞에서 했던말. '왜 세상을 못 바꿔! 이런 놈들 다 죽여버리면 되는데!' 어쩌면 우리 마음 속에 지금도 있는 말이 아닐까요? 저런 놈들 한군데 싹 몰아넣고 죽여버리면 세상이 좋아지지 않을까.
무협 속에서 막강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적이건이지만 그의 성장기를 보면 현대의 재벌2세들과는 많은 차별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승자독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대 사회에서 집에서 귀한 대접받으며 현재의 위치를 당연하게 여기는 재벌들과 인격이 형성되는 나이에 세상의 온갖 경험을 한 적이건이 비슷한 취급을 받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부모님의 영향을 안 받을수가 없는 것이 자식이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적이건이 자라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적이건의 아버지 적수린은 의 와 협을 중시했고 적이건은 그 영향을 받았을 겁니다. 다만 자신의 어린 시절 겪은 강호는 의 와 협을 찾아 보기 힘들었고 그래서 강호재패라는 꿈으로 다가온 것 일수도 있겠죠. 살수 따윈 없고 더러운 인간도 없는 그런 강호.
아직 세상의 쓴 맛을 보지 못한 철 없는 소년의 이상이라지만 전 그 이상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런 소년이 성장해 나가는 무협이 절대군림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게 현실성은 더 있지 않겠습니까? 정말 돈 한 푼 없는 빈민이 정치계에 뛰어 들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신 제대로 박힌 재벌 후계자의 아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 보겠다고 꿈을 가지는 것이요.
전 장르소설을 즐기기 위해 봅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누군가가 소설 속에서 해내면 거기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곤 합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그런 곳이죠. 능력만 있으면 출세한다. 이건 학교 교과서에나 나오는 내용이고 현실은 줄 잘타기, 아부하기, 남을 찍어 누르고 그 위로 올라서기 등... 철저하게 살아남기 위해 남을 밟아야만 하고 착한 사람은 바보되고 인간이 쓰레기더라도 돈만 많으면 대접 받는 이 세상에 살면서...
적이건이라는 철 없는 소년이 과연 어떤식으로 성장해 나갈지를 즐겁게 상상하며 본 절대군림이었습니다.
글 재주가 없어서 이렇게 장문의 글이 되었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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