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설봉
작품명 : 십검애사
출판사 : 청어람
*편의상 평어체로 감상을 작성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미리니름 전혀 없습니다.)
한국 무협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 사람이 설봉이다.
그만큼 그는 안정된 필력과 흥미진진한 스토리, 확고한 색깔과 주제 등 많은 장점을 갖추었고,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리스트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십검애사가 나오자마자 읽었다.
재미는 있으나...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왜 그런가?
'사신' 이후 설봉 하면 떠오르는 것은 숨막히는 추격씬이다.
모자란 힘으로 거대한 적의 추적을 피해 단 하나의 살길을 찾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문체는 간결하고 때로는 메마르면서 과장과 현실적인 것을 오간다.
하드보일드한 맛으로 스릴감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설봉 추격씬의 장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아쉬운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패턴의 반복.
재밌는 것이라도 본 것을 또 보고 또 본다면 흥미가 떨어지가 마련이다.
물론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시원함이나 통쾌함이다. 통렬함.
그러나 설봉의 추격씬은 오히려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고 때로는 늘어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사신은 예외로 한다.)
좀 매니악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은, 혹은 처음 보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빨리 다음 이야기나 보고 싶은...
(문제는 여기에 있다. 답답하고 지루한데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일단 책장은 넘기게 된다. 이건 순전히 설봉의 기괴한 스토리와 필력의 힘이라 본다.)
그래서?
아쉽다.
내가 설봉이라는 작가에 매료된 글은 사신이 아닌 산타다.
포영매고 남해삼십육검이고, 독왕유고다.
보고 싶은 독특한 색깔이 그것인데, 요즘의 스타일은 나로써 항상 아쉬움을 갖게 만든다.
이번 십검애사를 보면서 굉장히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
작년 열풍을 불고온 작품 절대강호(저: 장영훈).
그것과 문체나 글의 느낌이 비슷한 구석이 약간 있다.
뚜렷히 다른 점이라면 절대강호의 전면에 흐르는 한 가지가 딸을 향한 아버지의 '정', 그 애절한 따뜻함이라면...
십검애사는 자극적이고 질척거리는 밑바닥의 인생을 보여준다.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 변화와 묘사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어쩌면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가 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만약 십검애사가 장영훈의 이름으로 발표됐다면 반응이 어떻게 달랐을까? 하는 재밌는 상상을 하며 읽었다.
두 작가님을 모두 좋아하는 독자라면 다른 점을 음미하며 읽는 것도 커다란 재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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