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공수래를 둘러싸고 벌어진 감상 논쟁을 생각하면, 일부만 읽고 감상을 쓰는 게 망설여지지만 ... 요 근래 읽은 게 없어서 ...
호위무사 ... 제법 인기 있는 소설이니만치,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원래 싫은 소리하기를 좋아해서, 단점을 위주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제가 읽은 게 짧아서, 감상도 짧게 쓰겠습니다.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 아마 도스토예프스키였던 거 같은데 ... 어떻게 소설을 쓰냐는 질문에 ... 나는 적당한 상황과 적당한 캐릭터를 만든다, 그러면 캐릭터가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 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더군요.
그런데 호위무사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캐릭터가 움직이는 게(극복이나 굴복) 아니라, 캐릭터에 맞춰서 상황이 변해주고 있더군요. (캐릭터에 맞춰서 상황이 변해는 예는 구무협의 음약에 의한 정사가 있지요. 주인공은 정사의 윤리성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음약이 그런 고민을 제거해 주는 상황을 만들어 주지요.)
호위무사에서 한 가지 예를 들면, 남성구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호위무사가 될 수 있었는데, 그 중대한 계기가 ... 남성구실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 라는 편리한 상황변화로서 그냥 제거 됩니다.
이야기 전개상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다리"를 만들고, 얼마쯤 지나서 그 "다리"가 장애가 되니까, 다시 그 "다리"를 부순다면 ... 너무 안이한 전개가 아닌가 합니다.
(낯선 남자가 여자의 호위무사가 된다는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고자를 등장시켰다가, 주인공이 고자라는 상황이 어색하니까, 다시 고자를 벗어날 수 있다는 식의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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