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읽다가 보면 주인공이 호구라서 하차합니다.
여주(여캐)가 발암이라 하차합니다.
라는 댓글이 종종 보입니다. 뭐 하차한다고 했으면 깔끔하게 사라져 주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몇회 안가서 또 등장하여 호구니 발암이니 한줄 남기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고요.
먼저 말하자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부터 마초적인 글을 선호하는 듯 합니다만, 자신의 마초적 성향을 작가님들에게 강요하는건 무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런 댓글의 성향을 보면 주인공이 지나가다가 걸인에게 동전이라도 던져줘도 호구네, 여캐가 아무리 세상물정 모르는 상황이라는 골아픈 상황에서 인간으로써 보일만한 동정심만보여도 발암이네 하는 댓들이 많이 보입니다.
물론, 발암 캐릭터에 대해서는 일부 설정이나 성향에서 저 역시 호감이 가진 않지만, 주인공 호구설에 대해서는 독자의 마초심을 빌미로 한 가학성이 드러난다고 하면 심한 말일까요?
밟아라, 눌러라, 마음에 안들면 싹 죽여라. 어딘가의 흑씨 집안 염룡이라는 중2가 주인공에게 빙의해야 비로소 호구라는 말이 안 나올 듯 합니다만.
사실 몇몇 암울함을 대놓고 표방하는 글들에는 중2병은 아니라도 그런 성향을 담뿍 맘고 있는 좋은 글들도 있는데(여러가지 의미에서 저 개인적으로 배드엔딩이나 혹은 그에 준하는 중간의 개고생을 즐기는 편이라) 그런 글은 왜 안 읽으면서 어느 정도 가볍고 편한 글에만 나타나서 호구설을 늘어놓으며 분위기를 망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암울계열 소설에서 주인공이 호구일 틈이 없으니 댓글을 안 다시는건지도?
읽기 편한 글은 좋아한다. 하지만 내 취향에 안 맞으니 주인공은 자비없는 개먼치킨으로 해서 주변을 일휘소탕 할지어니!!! 빼애액~~~!
..... -_-; 설마 그러겠습니까만은. 어쨌든, 주인공도 사람인데, 심지어 나찌의 히믈러도 일상생활에서는 그런 신사에 자상한 사람이 없었다는 증언도 있는데 자신의 힘을 자기 마음에 든 사람에게 베푼다고 호구라면 히믈러도 실은 자상한 호구였다는... 쩝.
어쨌든, 주인공이 ‘호구’라서 싫다는건 작가님의 성향을 싫어하는 것이니 하차글 쓰셨거나 조용히 하차하시는 깔끔한 분들을 본받아 몇편 후 또 부활하시는 기적은 좀 삼가주셔서 글 읽는 분위기에 일조나마 해 주셨으면 합니다.
ps. “대... 대형!!”
“가라, 다친 형제들이 있다.”
등에 결코 작지 않은 자상을 허용하면서 구륜교의 흉수에서 풍조원의 목숨을 구하며 대도오는 오연하게 서서 밀고 들어오는 구륜교의 무리를 바라본다.
“하.. 하지만..”
“이미 가라 말했다.”
날이 빠져나가는 묵도를 다시 움켜쥐며 대도오는 단호히 이야기한다.
“너희가 죽을 곳은 여기가 아니다. 나 역시 여기서 죽지 않는다.”
ps2. 마초냄새 물씬 나는 옛 고전도 많아요. 아, 조원을 위해 희생하니 대도오도 호구인가?
ps3. 아, 위의 장면은 꾸며낸 글입니다. 대도오 만화 중에 저 비슷한 장면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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