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몇년 만에 글을 쓰는지 모를 정도로 삶에 치여 살았네요.
사실 저는 촌부 작가님의 안티(?)였습니다. 수년 전에 화공도담을 보고 ‘학사검전’과 ‘악공전기-그 시절엔 예인의 활약이 돋보이는 무협이 주를 이뤘지요’의 향기가 난다면서 감상 아닌 비평을 남긴 적도 있습니다. 물론 몰매를 맞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비슷한 서사(서정적인 흐름)와 유사한 직업군이기에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는 작품(현재 회기, 레이드물이 대세인 것처럼 말이죠)이라고 낮춰봤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처녀작인 우화등선은 시대에 맞지 않게 늙다리를 주인공을 내세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쉬웠던 마음이 컷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무어냐 한다면, 미완결 작품 중 유이하게 제 책장에 꽂혀있는 작품이 천애협로와 학사검전입니다. 그 중 가장 많은 손때가 탄 책은 천애협로입니다. 학사검전3부를 방치하고 낙향문사전을 연재하시는 언라이팅 작가님은 반포기 상태라 논외로 칩니다. 일단은..
전 책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순수문학이든 장르문학이든 가리지 않고 좋은 글이라면 찾아봅니다. 장르소설이라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펼쳐보는 것이 부끄럽다는 지인처럼 개념이 없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를 흥분시킬 수 있는 책이라면, 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책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기꺼이 꺼내봅니다.
베스트셀러라고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은 수시로 바뀌지만 베스트텐까지는 아니어도 베스트파이브까지는 읽어봅니다. 우리나라 시대에 따른 성향인지 요새의 베스트셀러는 죄다 자기개발서들 뿐이지만요. -제목과 저자가 달라도 왜 같은 책으로만 보일까요. 저만 그런건가요.-
사설이 길었네요.
전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 쪽을 사랑하는 편이지만 그 많은 소설 중에서도 마음을 흔드는 소설은 많지 않습니다. 그 중 으뜸은 천애협로라 말씀드리고 싶네요.(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삶의 재미를 찾기 힘든 세상에 사는 만큼 메마른 제 심금을 울린 작품이니까요.
촌부 작가님의 말씀처럼 횡액을 당해 국가의 부름을 받아 늦은 나이에 군대를 다녀오신 일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충분히 기다릴 수 있었던 겁니다. 이우형 작가님의 유수행도 기다렸던 것을..(까는거 아닙니다.ㅡㅡ;)
그래서인지 조만간 글이 나올 것이라는 작가님의 얘기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 미완성 상태에서 완결이 되어 책장에 완전한 모습으로 꽂혀있는 것을 본다는 건 책을 수집하시는 분들이라면 그것이 작지만 소중한 기쁨이 된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각설하고(이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취중이라 잡설이 길었네요), 취업무림을 연재하시다 중단하신지도 어느새 5개월이 넘어가네요. 촌부님의 글엔 도가사상이 주된 골자입니다. 도를 이루기 위해선 일희일비하면 안 되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글을 기다리는 독자의 입장에선 당신의 글은 저를 일희일비 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빠른 시일 내에 돌아오셨으면 합니다.
-p.s 혹시라도 작가님이 보시길 하는 마음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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