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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3

작성자
Lv.1 코세이
작성
10.07.14 17:42
조회
7

내가..!!!"

...단번에 죽여버릴수 있는데..

.....

지금 이 두건만 벗겨내도 너희들 쯤은!!!!!

..

"이야..이제보니 정말 예쁘게 생겼잖아? 목소리는 남자인데..머리가 길다니..이상하군."

"다른 나라에서 왔나? 이봐~ 이 나라는 남자는 높은 귀족이나 왕이 아닌 한은 머리를 기르면 안됀다고.."

"이거 겁이 없는건가..미친건가.."

...

뭔가 반격해주고 싶지만 말을 할수가 없었다..

신음소리를 내자 입에서 피가 흘러내려왔다.

"오호...정말이네? 진짜 예쁘잖아.."

....

......

녀석들끼리 소근거리며 킥킥거리는 모습을 보며 구역질이 날거 같았다.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럼...어디....몸도 얼굴처럼 예쁘나...한번 봐볼까.?"

...

..뭐??!!!!!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잔뜩 웅크려서 피를 내뱉고 있는 내게..

새카만 어둠같은 그림자가 더욱 커지며 다가온다.

...맙소사..

.....

"저..저리 비켜!!!!"

다가오지마.

다가오지마!!!

빌어먹을~!!

어떻게 도망쳤는데..

지금쯤 케인이 나 도망친거 알지도 모르는데..

..

여기서 보석의 봉인을 풀어버리면..

모든게 헛수고일 뿐더러..

....죽을지도.

"야! 거기 팔 잡아~!!"

"오케이!! 가만히 있으라구!!!!"

파아악~!!!

"아악!!!!!!! 으아아~!! 놔!!! 놔아아아!!!!!"

온몸에 소름이 돋는듯 했다.

네 까짓 녀석들이 감히!!!

감히 나를!!!!

생명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

죽일테다!

죽여버릴테다!!!!!!

타아아앙~~~~~!!!!!!!!!!!

!!

...

갑자기 들려오는 총 소리에 모두들 그 자세로 움직임을 멈췄다.

조용한 가운데 피식..하는 웃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녀석들 뒤쪽으로 사람 인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기 나쁜 아저씨들, 얼른 도망가는게 어때요? 죽기전에."

...

여자...목소리..??

"누, 누구야!!!!!"

타앙!!!!

타아앙~~~!!!!!!!!!!

"으...아아아아악~~~~~!!!!!!"

내 앞에 있던 놈이 어깨쪽을 붙잡고 비틀거리고..

놈들은 한참을 그 인영을 보며 으르렁 거린 후

다친 놈을 부축해 내 앞에서 사라졌다.

...........

..

"후우...이거 저 아래 인간계에서 가져왔는데...제법 쓸만하네??"

...

.....살..았다.

"이봐, 이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건 위험하다구."

....

점차 새벽이 다가오는지 주위가 조금씩 밝아진다..

이제야 목소리의 주인공 얼굴이 보인다.

새카만 단발머리..새카만 눈.

..분명한 여자아이.

"에? 너...긴머리?? 다른 나라에서 온거야?"

"......."

나는 얼른 일어나서 아까전 벗겨질뻔했던 옷을 끌어당겨 입었다.

...어서 벗어나고 싶었다.

옷을 끌어당기는 내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태어나서...그런일을 한번도 당해본적이 없었고..물론...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무서웠다. 끔찍히도.

"헤에.. 다른 나라에서 여기로 도망친거라면 그다지 잘 한건 아니네. 여기도 지금 엄청 술렁거리거든."

"........"

술렁거려..?

"..피식, 궁금해?? 너 정말 하나도 모르는구나. 이 나라 황제는 두명이야."

...!!!!!!

"죽은줄만 알았던 황제가 살아나타나고...그 황제을 받아들이는 황제."

.......

..내...얘기인가..

"어? 가만..너 피나잖아.. ...........으음.....쳇, ..우리집으로 가자."

내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고 나는 흠칫. 몸을 굳혔다.

..누구도 믿을수가 없다.

..

"..됐어. 그리고...반말하지마."

잔뜩 으르렁 거리면서 그 여자애에게 말을 내뱉었다.

나는..네가 방금 말한 그 황제라고.

...

피곤에 절은 몸을 일으키는건 힘들었지만 절대 하루라도 더 지체할수 없었다.

케인쪽에서 어떻게 나올지..나는 알수 없었기에.

최대한 빨리 벗어나고 싶다.

"미안하지만 너 그런 모습으로 돌아다니다간 죽기 딱 좋아.

여기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하는 소리야?

방금 당한건 그 축에 끼지도 못한다구. 어디보자...긴머리에..예쁘장한 얼굴에....오오..좋은 옷까지??"

분명 반말하지 말랬는데 여전히 반말을 해댄다.

능청스러운 눈빛까지.....이게 어디가 여자아이야~

..귀족이나..시녀들과는 전혀 다르잖아??

하긴, 너따위 천한 계집애한테 뭘 바란게 잘못이지.

"치료라도 받고 가. 나...이래뵈도 의사거든."

...

...의..사?

"아...아앗!!! 아파!!! 살살 좀 해!!!"

"말끝마다 아프다고 하면 더 아프게 할거야!! 남자새끼가 엄살은."

새..새..새끼???!!!!

...

태어나서 저런 모욕적인 말은 처음 듣는다.

너 내가 황제로 돌아가게 되면 가만두지 않을거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곳에 집이라고 끌고와 놓고..

청결하지도 않고..약같은것도 아닌 무슨 풀을 으깨어 돌로 비비더니 상처에 철썩 붙이는데..

..왜 그렇게 아픈거야~!!!

"가만보니 보통 예쁜게 아니네....굉장히 사랑을 받은 부자집 아들같은데..너 정말 누구냐?"

"뭐..뭐가 그렇게 궁금해!!!"

그 여자아이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나를 본다.

"어디서..본거 같기도 한데..."

뜨끔.!!

"난 말야... 이런 작은 도시에서 의사로 살고 있지만.. 제법 많은 손님들이 들락거리기에..호기심이 제법 많거든."

"....그...그래서?.."

.......

"너 뭐하는 인간이야?그런 한밤중에 돌아다니니나 하고."

"........"

...제길, 할말이 없잖아..

"너..너하고 무슨 상관이야!"

"..흐음.. 상관은 없다만 궁금해서 말이야.그 밤중에 뭐할려고 돌아다닌거지?"

....집요하게 물어보는 통에 정신이 아마득해졌다.

제대로 반박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그냥...?"

"....그냥..좀....다른 나라에 가보려고..."

아직 이쪽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나는 모른다.

차라리 다른 나라에서 왔다고 해야 어느정도 내 모습이 이해될듯..

"으응..너 여행하는 중이구나? 겁도 없이 혼자."

....

"..그래.."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피식..

...여행이라니..

차라리 도망간다는게 더 맞는 말일지도.

하센...이라도 있었다면...정말 큰 힘이 되어줄텐데..

몇발자국 가기도 전에 죽을뻔했어....

...나 이렇게 약한 몸이였어...

내 표정을 살피던 여자아이가 눈을 가늘게 뜬다.

..그리고 침묵..

......

치료하던걸 마쳤는지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마주본다.

...

"난 리효라고 해. 넌 이름이 뭐냐??"

...............

..이름..?

"..내 이름? 내 이름은....세.."

아차.

"... 세..?..세 뭐??."

......

...

위험하다.

어려보이는 나이에 당차고..똑똑하고...

....여자아이지만 매섭다.

".............내 이름은 셀 이야."

..들킬수 없어..

.......

...

"셀..?"

...누..눈치챈거 아니야??

아예 다른이름으로 대버릴걸...세..까지 말해버려서 어물거렸는데..

..리효의 동그란 눈이 살짝 찡그려지고..

설마.....

"어머나!! 너무 예쁜 이름이네~~!! 여자이름보다 훨씬 예쁘잖아~~"

..

걱정한 내가 바보지.

"어어....그래.."

나는 내심 작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배고프지? 밥줄께."

"..그래."

대답을 하고 한숨을 쉬니 어디선가 강렬한 눈빛이 느껴진다.

다시 고개를 내리니 나를 사정없이 노려보는 리효...;

"..쳇..싸가지 없기는, 구해준것도..약 발라준것도..밥주려고 하는것도..어떻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하냐?"

..

.....

@$#%@%$#@$%#@$@%~~!~!!!!!

"너!!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ㅆ..싸..싸가지???!!!!"

"아이 거참 더럽게 시끄럽네!! 밥 안준다~~~~!!!!"

이!!! 이~~!!!!!

엄청난 꽥꽥이 소리에 꼬리를 확 내려버렸다. 태어나서 나보다 목소리 큰 사람은 처음 봤다.

황실에서는 모두 신중하고 작게 소리를 내는데..

이거 완전히 귀가 찢어질거 같잖아..

...

젠장할..

..이거 어째 강적을 만난거 같은데..?

"조용하니 좋네~ 너도 피곤할텐데 내가 밥 만들어 줄동안 눈좀 붙이든지."

"...?"

"거기 침대 있잖아."

어떻게 된게 이놈의 집엔 방이 하나도 없냐.

저기가 부엌이고 조기가 완전 창고고..

여긴..

...

......

"이게...침대라..구??"

"응."

"............"

침대가 아니라 관 같이 생겼다;;

누굴 지금 미이라로 만들 셈이야????

"뭔 침대가 이래~!! 여기서 감히 나보고 자라고?!!!"

"거참. 누우면 다 침대지 별거 있냐? 자기 싫으면 마셔. 감히는 무슨 놈의 감히.."

...이익!!

"네가 그렇게 말 안해도 안잘거야!!!!!!!!"

"자지마!!! 자지마아~!!!!! 자라고 안해!! 이 배은 망덕한 놈같으니라구!!"

너..!!

너어어!!!!

..

한참을 씩씩거리고 있었더니 리효가 잔뜩 색이 바랜 냄비를 들고 온다.

....저거..정말 냄비맞아??

그리고 냄비를 여니..

"우우욱!!!!!"

"야아~ 너 왜 그래???"

이게 밥이냐??

돼지 먹이를 줘도 이렇게는 안주겠다.

도대체..

"이....이걸 나보고 먹으라고..?"

"그럼..여기 너말고 부상자가 또 있냐??"

"이걸 어떻게 먹어!!!!"

"왜 못 먹어~!!!!!!!"

빼액~~~

소리를 지르는게..내가 다 흠칫 했다.

정말이지 이 여자애는...

"알았어.. 알았어.."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절대 말로 이길수 있는 상대가 아니였다....내참.

내게 내민..

역시나 색이 바랜 숫가락으로 냄비 안의 음식을 꺼냈다.

완전히 액체도 아닌게...뭔가가 들어있는데..

.....

으으....

추웁..

살짝 먹어보니..

...

"...맛..있어."

"그렇지? 그렇지?? 내가 요리랑 치료만큼은 자신있다구!!!"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는 걸 무시하고 퍼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배고픈적은 처음이였다.

그래서 인지...이렇게 맛있게 음식을 먹어본적도..처음인거 같다.

...

왠지...너무 맛있어서.....

긴장이 풀려서..

밥을 먹으면서도 ........마치...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

상처가 감쪽같이 나았다.

이렇게 말끔하게 나은건 보질 못한거 같다.

성에 있는 의원들보다 훨씬 나은 솜씨..

..빈말은 아니라 이거지? 의사라는 네 말.

"시장 좀 같이 보러 갈래?"

...

.....뭐?

"네가 내 거 밥까지 다 먹었잖아!! 돈달라는것도 아니고 시장 같이 보자는데 뭘 그런 표정이야~!!"

...

..아예 부려먹어라..부려먹어.

내 참.

살다보니 정말 별 일을 다 하는 구나.

"...가자."

한숨을 쉬며 하는 말에 리효가 방긋 웃는다.

..그러고보면..

리효도 꽤나 예쁜 얼굴이란 말이야..

쳇,

하지만 아직 멀었네요.. 성에 예쁜 여자는 널리고 널려서...

"흐응....셀....너 그 옷차림은 좀 곤란해."

"...?"

"뭔가 비싸보이는것만 잔뜩 있잖아.. 그러면 장사꾼들에게도 사기당하기 딱 좋지. 10배쯤은 더 받겠다.

옷은 좀 있으니까 갈아입어."

...

내 미는 옷은 구질구질 그 자체.

...

이런옷을.....입으라고...?

"...그냥 시장 안볼..."

.......

잡아 먹겠다. 아주 눈빛이.

남자였으면 같이 노려보기나 하지...여자앤데 어떻게 그러냐구.

"이리 줘."

처음 혼자 입어보는 옷이 이런 빈티나는 옷이라니..

..

"잘 어울려~~!!!!"

".....하나도 안 기뻐."

거울로 보니 진짜 백성같다.

아니..정말 내가 그동안 천시했던 가난뱅이..

이렇게 힘든데..잘도........잘도 밝게 살고 있었구나...

....

..그래..

나 알고보면 이렇게 평범한 사람이였어.

이렇게..아무것도 아닌 인간이였어..

단단히 매여져 있는 붉은 두건으로 손을 올려봤다.

보석이 만져질듯 말듯 느껴지고...

....

..보석이 있어서 내가 황제였음을....알게한다.

패배한 왕...

...

"먼저 저쪽 골목 지나서 오른쪽으로 가면 오이 파는 할아버지 있어. 리효랑 친구라고 말하고 싸게달라고 하면 싸게 줄거야.

그리고 앞으로 쭉 가다보면 호박파는 아주머니가 다섯명쯤 있는데..두번째..두번째치 호박이 제일 맛있으니까 사와줘.

그 옆에 있는 곳은 다 맛있으니까 아무대나 들려서 당근이랑 귤도 사와."

"..흐응.."

"잘 들었지??그럼 난 이쪽으로 간다~ "

빨리 달려가는 폼이 무척이나 익숙해서 웃음이 나온다.

"리효!!"

이름을 부르는건 처음인가..?

돌아보는 리효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너는 참 재미있는 녀석이야.

"...고맙다."

작게..말하니 리효가 아주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가 씨익 하고 웃는다.

"짜식, 이제야 좀 사람같네. 너 너무 도자기 인형 같았다구."

방긋 웃는 폼이 꽤나 예쁘다.

적어도 잊지 못할 추억 하나는 생긴 듯..

어서 장을 본후 헤어져야겠다.

...갈길이 멀어 아직..

....?

리효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표정을 굳힌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뭐야~ 이 녀석..남자인데 긴머리잖아??!!"

!!!!!

커다란 소리가 내 머리 위에서 들렸다.

아차..

머리가 길면 안됐었지.

뒤를 돌아보니 엄청난 덩치다.

되는 일 하나도 없고만!!!

..제기랄!

파아악!!!

"어딜 도망가려고 이 자식이!!!!"

내가 언제 네 자식이냐~!!! 이게 어디서 감히!!!!

"이거 놔!!!!!"

도망칠려고 발버둥 칠수록 목덜미를 잡은 손아귀 힘은 세진다.

"이거 놔~~!! 안놔??!! 죽여버린다!! 이 버러지 새끼~~~~!!!!!!!!"

"..무슨 일인가."

...

낮지만 어른스러운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리자 나를 잡았던 손이 조금 느슨해진다.

"아...영, 영주님.."

...

영주..??

고개를 들렸더니 역광으로 인해 뭐가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영주라고..

여기 영주가 누구였지..?

그림자를 보니 말을 타고 있는것 같고..

"무슨 일이라고 묻지 않았나?"

...

"이...이 녀석이 남자면서 긴 머리를 하고 있길래.."

누가 녀석이야~!!

"이거놔!!!!"

악을 쓰며 다시 빠져나가려고 애쓰자 녀석이 다시 잡는다.

젠장!! 왜 이렇게 힘이 세??

"겁이 없군. 그 건방진 녀석을 가까이 데려와라."

...!!!

누구보고 건방져????

기껏 영주이면서 감히!! 내게!!!!!

"셀~~!!!"

고개를 돌리니 잔뜩 새하애진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구해줄것같이 하면서도 선뜻 다가오지 못하는건..

..그 대단한 영주 때문.

그래.

..안다.

녀석도 어쩔수 없는거.

계급사회에서 자신보다 윗 계급인 사람에게 절대 함부로 할수 없겠지.

....

내가..

..우리 카르벨가가..그렇게 만들었으니..

.........

나는 그저...끌려가는 상황이면서도...그냥.. 리효를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영주 앞에 섰다.

아니..밑이라는 게 맞는 말이겠지.

말에 올라타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덩치에게 붙잡힌 체로 영주쪽을 노려다 보았다.

...

아...!!!!!

저 얼굴...

......

..

...기억난다.

이 곳의 영주....

....

....

"..녀석을...........끌고와라..."

...

"앞으로 내 노예로 부릴 것이다.."

.................................

...............

"놔~!!! 이 빌어먹을 새끼!! 내가 누군지 알고~!!!"

정신없이 끌려온것은 영주의 성 같았다.

나의 성처럼 성대하진 않았지만 고풍스럽고 깔끔해 보이는...

....

"거기다 내려놔."

내려놔..?

게다가 감히 나를....노..예로 만든다고..?.

"놓으래잖아!!! 얼른 놔!!!!"

빠다닥!!!

내 뒷옷을 잡은 녀석의 손을 후려치니 그제야 못 마땅한듯 놓는다.

넌 죽었어.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네 놈먼저 죽여버린다.

"가까이 오라."

영주가 방 가운데 정좌를 한체 나는 눈짓으로 부르고 있었다.

....

분명...저 영주란 사람...

...분명히..

.......

"..전...다른 나라 사람입니다..."

이 방법밖에 없다.

내 머리에 대한 해명을 하려면.

벌써 들킬순 없어.

"흐음...그래?"

...

"노예라니...........말도안돼는 소리.."

내가 작게 내뱉는 말에 뒤에있던 덩치 놈이 으르렁 거린다.

꼴에 지 주인이라고 깍듯이 대하지 않는게 마음에 안 드나 보다.

네 주인은 저 영주이기 전에 나라고. 나.

"..여기 들어온 이상 여기 법에 따라야 하는건 부인할수 없겠지? 너는 이 나라 법을 어겼다."

"나를 놓.아.주.십.시.오."

내 단호한 말에 주위가 조용해진다.

다시 수근수근 거려지는 주위를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내가 어쩌다가..

나는 잔뜩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영주를 정면으로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지 않으면......후회하게 될겁니다."

반드시.

씨익 웃으니 영주인 놈의 눈빛이 달라진다.

이까짓 작은 동네쯤은 순식간에 날려버릴수 있어.

여기서 노예로 있을바엔 성에 남아있는 편이 나았다고!

"...흐응...그래..?...네 이름이 무엇이냐?"

......

"셀~~~!!!!!!!"

영주가 내 이름을 물어보자마자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게 들렸다.

....

이렇게 큰 목소리의 소유자는 한명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리효.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리고..

리효가 뛰쳐들어와 무릎을 꿇는다.

"여,영주님!! 셀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 머리가 긴 것입니다!! 제발 노여움을 거둬주세요!!"

앞에서 실갱이를 했는지 옷 한쪽은 뜯어지고 새카만 머리가 엉크러져 있었다.

내게 보였던 자신만만한 큰 눈동자는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있었고..

..

.....

무릎 꿇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나 때문에 무릎을 꿇어?

...

그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셀 입니다."

....

그 눈과 마주치며 나는 웃던 입을 멈췄다.

"제 이름은."

..

나를 가만히 보던 영주가 리효를 바라보며 말을 한다.

"내 말에 변함은 없다. 돌아가거라."

...........뭐???

차가운 말투에 기가찼다.

분명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했는데 노예로 부리겠다??

..다른 나라 사람은 노예로 부려선 안된다는 것도 몰라?!!!

..알아듣게 설명을 했으면 놔줘야 할거 아니야~!!

...

...나....

물론..나도 저렇게 했었지만..그래도 황제랑 영주랑은 다른것!!!

................................암!!

딱 자르는 듯한 영주의 말에..

리효가 나를 바라보다가...한숨을 쉬고 일어난다.

그리고 다시 굉장히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작은 주먹을 꼭 쥐며 부들거린다..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듯.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는 듯..

.........

그리고...떼어지지 않는 듯 힘들게 발걸음을 돌려 나간다..

"리효.."

할말이 특별히 있었던 건 아니였다.

..하지만..뭔가를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네가 도와줄 필요 없다라는 말이라도..

내 부름에 돌아서는 리효의 눈에서 결국 눈물이 투툭..떨어진다.

.....원래 그렇게 타인에게 잘해주는 성격인가..

내가 잘해준건....아무것도 없는데...

..왜..

"걱정말고 조심히 들어가.....나중에..찾아갈께.."

내 말에 그제야 고개를 끄덕거리는 리효를 보며 나도 얇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뒤돌아 걸어가는 리효의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난 뭐가 그렇게 아쉬웠을까..?

...리효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영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언제 왔는지 영주가 내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

내가 살짝 인상을 찡그리니 한쪽 입술을 들어 미소를 보인다.

뭐야..이거.

"지하로 데려가라."

....

내 뒤에 있던 덩치 놈들이 순식간에 나를 잡는다.

잠깐!..

...지.....지하라고..?

"노예라는게 어떤건지 확실히 보여주도록. 단..상처를 입히진 마라."

.....

"뭐야?? 노예??!!! 웃기지마!! 내가 왜 이 따위 곳에서 너같은 놈을!!!..흐윽!!!"

갑자기 몸이 빙빙 도는거 같더니 덩치의 어깨에 매어져 있었고...

나를 보는 영주와 눈 높이가 같아졌다.

...이자식..

..이 자식..너...!!

....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눈이 돌고 있다고 느꼈을때..

나는 어이없게도 들쳐매져서 지하로 내려가고 있었다..

..젠장할.

나중에 널 만나면 한대 쳐주고야 말거야!!!

쿠당탕~~!!!!!

"아파!! 아프다고!!! 네 놈 영주가 던지란 말은 안했잖아~!!!"

딱딱한 바닥에 굴어떨어지자 그 충격이 커서 소리를 바락바락 질렀더니 내 목소리가 울린다.

...지하..?

"우선 이 곳을 청소해라. 그리고나서 주방에 가서 일 한후 먹을 것 먹던지."

...에..?

처.....청소....???

뒤돌아서 재수없게 나가버리는 덩치녀석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주위를 바라보니..

......쿠에에에엑!!!!!!

조..좀비..?

빼빼마른 장정들이 괴상한 신음 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

..며칠을 굶었는지 뼈가 앙상하고 눈 밑은 패여있었고..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는지 온몸에 땀이 가득..

............

철퍽철퍽..

걸레질하는 소리...쓰는 소리..닦는 소리..기는 소리..

촤아아아아악~~~~~~!!!!!!!!!

"ㅋ..케에엑~!!..카악!!.."

"빨리 빨리 못해?!!! 이거 끝나고 위에 올라가 건물 짓는것도 도와야 할거 아니야!!!!"

...

정신없이 일하는 사이사이 채찍질이 오간다.

...................

...

나....

"나 갈래!!!!!!!!"

아까 덩치가 나간 길로 뛰어가자 누군가 나를 억척스럽게 잡아 끈다.

"놔!!! 싫어~!!! 이런 더러운 곳에서 처..청소를 하라고?!!!!"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은 다시 그 더러운 바닥에 내동갱이쳐질뿐.

"이게 어디서!!! 상처내지 말라는 분부만 없었어도 넌 반절 죽은줄 알어!! 어서 못 움직여~!!!"

넘어져있는 내게 걸레를 던져준다.

..싫...어..

.....

몇번이나 보석의 봉인을 깨버릴까...라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봉인만 없다면 나에게 이따위 대우를 할 사람은 없다.

......

..하지만..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성을 나온게 아니였다.

무슨일이 있어도 하센을 찾겠다고.

하센을 얻고 나서..하센과 함께 성문을 밟겠다고...

....

걸레를 들고 다른 노예들 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다.

걸레가 움직일때마다 나오는 구정물에 당장이라도 넘어올거 같아서 몇번이나 때려치우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걸레질을 하기 시작했다.

철퍽..철퍽..

얼마나 지났을까..

채찍을 든 사내의 따라오라는 신호를 받고 들어간건.. 부엌.

"걸레질이 형편없어서 안되겠다. 이곳에서 설거지나 해."

....

쌓여있는 그릇들..

음식 찌꺼기..

....하아..

이렇게 굴욕적이였던건 처음이였다.

이렇게 설거지가 쌓여있는것 역시 처음보는 것...

....부엌..이 이렇게 생긴거였나..

그릇 하나를 들고 물에 행구려니 엄청 큰 목소리가 들린다.

"뭐하는거야!!! 세제넣고 거품 푼다음에 한번에 하라구!!!!"

.....

굉장히 인상더럽게 생긴 여자..

세제라..

....이건가....

툭..

와장창창~~~~!!!!!!!!!

!!!

"엄마야!!! 얘가얘가!!! 이게 얼마나 비싼그릇인줄 알아?? 하나..둘...셋........여섯개나 깨뜨려~!!!!!!"

"...아.."

"똑바로 못해!!!!! 누구 죽는 꼴 보려고!! ..내참! 어디서 저런 쓸모없는걸 데려와가지고.."

.......

.............

...하센..

하센..만...

하센만 내 옆에 있었어도!!!

하센만 있었어도 이런 일 당하지 않았을텐데..!!

.....

혼자서는 걸레질조차 못하는 몸이였군..난..

그렇게 멸시하고 천박하다 생각했던 노예들도 잘하는 건데...

...난...이렇게도..

......

쨍그랑~!!!!!

"젠장할!!! 또 너냐?!!! 어디서 일하고 왔길래 그렇게 일을 못해!!!"

"....."

그릇한번 깨고 욕 한번 배터지게 받는거 같았다.

질릴정도로 시끄럽게 욕을 하던 여자가..

뭘 건들더니 꽤나 자선이나 베푸는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야~!! 넌 처음이니까 특별히다. 남은밥 있으니까 빨리와서 쳐먹어!!"

...

그 소리에 일하던 노예가 모두 나를 바라본다.

..부러워 한다는 느낌이 나는건 내 착각인건가...?

그 여자 근처로 가니..

...

"우...우에엑!!!!"

도저히 헛구역질을 참을수가 없었다.

....먹다 남은 음식이였다. 누군가가 먹다가...

"아니 어서 안먹고 뭐해!!!빨리 먹고 일하란 말이야!!!"

이런걸 어떻게 먹어!!

"안 먹어!!! 안 먹는다구!!!!!!!! 감히 내게 이런 음식을 줘??!!!!!!"

파아악~~!!!

"아아..!!...왜 밀어~~!!!!!"

쌓인것도 있겠다...기껏 일했더니 이런 음식도 아닌 음식을 줘서 열이 받아 소리를 질렀더니

아까 그 여자가 무서운 얼굴로 쳐다본다.

"넌 오늘 밥 없어!! 어서 꺼져서 일이나 해!!!!"

.....

..이...!!!!

.....

참자.!

...참아야 해!!!!!

피나도록 입술을 깨물으며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손은 물에 퉁퉁부어서 물집이 잡히고..

여기저기서 채찍질 소리와 함께 징그러운 신음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날만큼 두려웠지만.. 이를 더욱 악물었다.

여기서 질수는 없다.

..여기서 멈출수는 없어..

...

하센..

조금만...기다려..

...조금...늦어질수도 있겠지만..어쨋든 구해줄께..

나 조금만 참아볼께..

..칭찬..해주겠지.....?

잘 참았다고...

....웃으며 나....너 볼수 있겠지...?

.............

..

한참 일을 하고 있으니 노예들이 일을 멈추고 부엌으로 들어온다.

그리고..그 커다란 여자가 주는 쓰레기같은 밥을 허겁지겁 먹는다.

...으으..

소리가 무서울 정도로...굉장한 식욕이였다.

다 먹은 그릇이라도 먹을듯 달려드는 소리에..너무 놀라 눈을 멀뚱히 쳐다보고 보다가 괜한 호통만 들었다.

....

저렇게 배고픈가..

....

..배를 슬그머니 만지니...

나 역시 굉장히 배가 고프다는걸 깨달았다.

먹은거라곤 새벽에 리효가 해준 음식뿐..

.........

지하라 잘 보이진 않지만..

아까만해도 느껴지던 돌 틈의 햇살조차 보이지 않는걸 보니...밤인거 같았다.

...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프다구!!!!!!!!!!

남긴 음식이든 뭐든 다 먹을수 있을거 같았다.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 소화되는건 마찬가지인데!!!

...먹어주지!!!

척척 걸어가 커다란 여자 앞에 서자 그 늙은 눈이 잔뜩 일그러지며 나를 바라본다.

"무슨일이야??"

"밥 내놔!!! 배고파!!!!!"

....

이렇게 큰 소리를 치면 어쩔수 없는거다. 이 할멈아.

..기꺼이 먹어줄테니 음식이나 내 놔봐.

...

철썩~~~~!!!!!!!!!!!!!!

"어디서 이 싸가지 없는게!!!! 밥 내놓으라고??!!"

...

"살다살다 별일이 다있네!! 야이 새끼야!! 내가 네 놈보다 서른은 더먹었어!! 어디서 반말이야!!!!!"

...........................

....맞...았다..

......

그것도 따귀를..

"아직 덜 맞았지??!!! 죄송하다는 말도 안 하는것 봐봐~!! 이게 죽을라고!!!"

죽여버릴테다!!!!!!!!!

"할멈!!!! 손 데지 말라고 했잖아!!!"

..!!!

........

고개를 돌려보니 아까 나를 데려온 덩치가 서있었다.

"영주님 말씀을 거역하는 거야??"

"아!!..아니요!!!제가 감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그냥 얘 버릇좀 가르치려고..!!"

하!!......저 놈은 그럼 너보다 나이가 많냐?

..설설 기는 모습에 토악질이 날거 같았다.

사람이 이렇게 변하는 구나.

"이봐! 영주님께서 널 찾으신다. 올라와!!"

...

그따위 영주 보고 싶지도 않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벗어나는 유일한 출구이다.

맞은 뺨을 문지르며 걸어갔다.

...저 할멈만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죽여놓겠다고 작정을 하면서.

"어때..? 노예 생활은 재밌나?"

...재밌냐고..?

네가 한번 해봐라 새끼야.

내 앞에 편안하게 앉아있는 영주를 보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나마 가장 쉬운일을 시킨거야. 감사하다고 말해야지."

....

영주놈 얼굴이 흐리흐리하다.

젠장할..

".....배고파."

작게 내뱉은 말에 영주의 고개가 움직인다.

"....."

"....."

푸하핫!~~!!! 하며 크게 웃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웃어??

네가 내 상황이 되어봐라. 웃음이 나오나.

"하하하...배..고프겠지... 밥줄까.??"

...

"...줄거야..?"

내 말에 영주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한다.

"그래. 주지."

....

녀석의 방안에 둘만 있는게 거북하다.

아까는 사람도 많더만 하나도 안보이네..

이봐..그럼 밥 차려달라고 명령할 사람이 없잖아~!!;;

"음식을 가져오라 시킬테니... 이리 오시지."

"......"

....

슬그머니 움직여 가까이 가려고 했다.

"세를 황제폐하."

.....그 말을 듣기 전까진.

내가 고개를 들자 정확히 보였다.

웃고 있는 그 얼굴.

"나라안을 마음껏 휘젓는 엄청난 힘을 가진..두려움의 대상이였으면서..지금은..고생이 많네요..??.하하.."

.......

"배고프다니...어디 상상이나 할 말이였을까.."

...생각났다..

.......

..

"....키킥,.."

생각이 나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내 비틀어진 웃음 소리를 듣자 영주의 표정이 변한다.

"그래...얼굴은 기억났는데..네가 누군지 잊었었어.."

...

맞아..녀석은 분명..

"실력은 좋은 영주여서 성앞 도시까지 내어줄 정도였는데..문제는 다른데에 있었지..안그래?"

"......."

어쩐지 굉장히 싫은 느낌이였다.

"넌..여자를 데리고 놀지 않았지. 죄다 남자새끼만 끼고 다니고....감히 내 앞에서 수작을 걸다가..."

"....."

"내 명령한번에 이런 구석퉁이 시골 도시로 쫓.겨.났.었.지. 것도 내 발길질에 차였던가?!"

다시 웃음을 터뜨리자 녀석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져 버린다.

맞아...그랬어..

"쫓겨나면서 잘못했다고 울부짓는 소리가 성안에 울렸었지. 정말 통쾌했었는데."

......

..

"기억....하나보군. 이제야.."

녀석이 뱉어내듯 천천히 말을 했다.

........

내가 녀석을 노려보고..녀석도 나를 노려보고..

...감히.

"어디라고 노려보는 거지!!!"

내가 소리를 지르자 순간 녀석이 놀란듯 고개를 숙였지만....곧 다시 고개를 든다.

"....황제였다면 몰라도..................지금 당신은...황제가 아니잖아.?.."

!!!!

"..지금은 내 노예야..안그래?"

"닥쳐!!! 누가 네 노예라고?!!!!"

내가 소리를 지르자 녀석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리고...가만히 뭔가를 생각하더니 미소를 짓는다.

"당신이 힘을 쓸수 있는 상태였으면.. 그렇게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겠지. 당신 성격에."

...

....!!!

들켰..다...?

"안그래도 오늘 성에서 연락에 왔었다구. 세를황제가 없어져서 아예 나라가 발칵 뒤집혔는데...몰랐지.??"

!!!!!

"그 침착하던 프렉스 황제께서 전 황제를 찾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 아주 놀랐어."

......

케..인이...?

".....그...그게.."

"나를 그렇게 벌레취급하더니..결국 당신네들도 뒤에선 사랑이랍시고 같은 짓을 했을거 아니야~ 안그래?!!!!"

...

말도 안돼는 소리.

"사랑을 나누긴 누가 나눠~!! 다 너같은 새끼들만 있는 줄 알아?!!! 이 더러운 천것 같으니라구~!!!"

파아아악~!!!!!!

영주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내게 다가온다.

금방이라도 죽일듯!!

"누구보고 천것이라고??!!!카르벨가 같은 고귀한 핏줄은 아니지만 내게 천것이라니!!!!!"

!!..

굉장히 무서운 눈이다.

큰 손이 순식간에 내 어깨를 낚아채 바닥에 쓰러뜨린다.

...천것이라는게 어때서!!!

케인에게는 아무리 써도 화내지 않았는데!!!!!

....

..화.....내지 않았는데.....?

..........

화..내지.........

...

천것 이라는 말이 나오면 가볍게 웃거나 다른 얘기를 꺼내면서 넘어갔다.

그래...내게 화내지 않았다...분명.

..그런데...

그대신...아파..했어.....?

그...랬어...?

...

.........

"세를..아니, 이젠...셀이겠지....? 난..항상 널 이렇게 바라보게 될 날이 있길 꿈꿨어.

날 걷어차던 그 얼굴이 이렇게 내 밑에 있길!!!"

"...놔...놔아!!!!"

"아무리 봐도 아름다운건 변하지 않았군! 이런 누더기 옷을 입고도 화날만큼!!!"

.....

갑자기 내 몸을 잡은 힘이 세진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아아아악~~!!!! 놔아!!!!!!!!!!"

뭐하는건지 판단할수 없을만큼 억척스러운 손길이 내 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아차하는 순간에 방 한쪽의 기둥에 묶여버린 두 손.

"뭐...뭐하는 거야!!! 너...너!!!!"

"네가 그토록 더럽게 생각했던 짓을 해주지. 어디 고귀하신 황제의 피부는 어떤지 봐야겠어.."

뭐...?

"으아아아~~!!!! 아아악!!!!싫어!!!!!!!!"

너무도 쉽게 들어올려지는 옷사이로 파고들어 내 겨드랑이를 지나 등을 쓰다듬는 손에 소름이 돋는 듯했다.

차라리 지하에 있는 편이 나을뻔 했어!

"놔~!! 싫다고~ 이 더러운......!!!!!"

!!..!!!!!

말도 안..돼..

소리치는 사이에 녀석이 입술을 들이댄다.

..그리고..

......

끔찍한 혀가 내 입술을 비집고 들어온다..

이런..망할..!!!!

...혀가 들어오는게 느껴지자마자 물어버릴려고 힘을 주는데..!

내 턱을 잡고 벌리는 녀석의 손에 의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

어느새 내 다리를 잡아 벌려 몸을 밀어 붙인다.

...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녀석이 아닌..이런 일을 당하는 내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센!!

하센....!!!

...왜 내 옆에 네가 없어!! 왜!!!!

너만 있었다면..

"ㅇ...으...흡!!!!....흐..윽..!!"

싫어.

죽고 싶어.

하지마...!!!!

[..영원히 곁에서 지켜드리겠습니다.]

....

..이런 젠장..

케인~~~~!!!!!!!!!!!!!!!

쿠당탕~!!!

"영주님!!!"

"..여,영주님!! 화...황제폐하께서 지금 이 성에 들어오고 계십니다!"

.........

.....

..

내 몸을 지분대던 손가락들이 그제야 멈추고..

맞물려있던 입술이 작은 사이를 두고 떨어진다..

....하아..

나를 삼킬듯 다그치던 얼굴이 미소를 짓는다.

녀석의 갈색 눈에서 겁에 질린 듯한 끔찍한 내 얼굴이 비쳐진다.

"..........좋..아할거 없어...훗, ..... 황제폐하는 홀로 여길 나설테니."

날카로운 눈이 나를 훑어지나간다.

소름이 돋을만큼 무서워진다.

..손이 없으니 이마의 보석을 맨 천을 풀수도 없다.

봉인을 깰수도 없다.

"얌전히 있으라고. 금방 돌아올테니까.."

녀석의 손이 내 뺨을 가볍게 쓸어내린다.

"역시..예상대로 최고야...오늘밤은 아주 황홀하겠는걸..? 킥킥.."

내 입에 천묶음을 밀어넣고..

일어서서 나가는 영주를 보며 발버둥을 쳐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ㅇ....ㅎ..윽...!!"

아무리 소리를 쳐봐도 밖으로 나오는 소리는 아주 미세한...

.........

..

"어이쿠..이런!! 황제폐하께서 이런 누추한 곳까지.."

...!

조금 멀리서 역겨운 영주의 목소리가 울렸다.

케인이 근처에 있어..!!

케인이..!

여기 남게 되었다간 미쳐버리고 말거야.

....절대 저런놈에게 붙잡혀 있을수는 없어..

도와줘..

네가 말했잖아..

[영원히 곁에서 폐하를.....]

날 지켜준댔잖아..!!

..케인!!!!!

"ㅇ...ㅇㅇ!!....윽..!!"

입안에 가득차있는 천뭉치들을 빼내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고 혀로 밀어냈다.

...하지만 역시 역부족..

오히려 구역질만 나올것 같고 손목은 죄여서 점점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혹시 황궁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긴머리 소년 못 보았나?"

....!!

케인의 목소리다.

왠지..그 목소리를 들으니까..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원없이 들은 목소리인데..

..너무 오랜만에 들은것처럼 반가운 마음을 감출수 없었다.

나의 홀로서기는 무참하게 꺾여졌다.

..저런 영주놈 밑에 있느니 차라리 케인에게 죽겠다.

그래..

...케인..너에게 죽는게 차라리 나아..

이상한 남자아이...

온몸에 상처투성이이고.. 귀엽게 생긴 얼굴이 잔뜩 두려움에 일그러져 있었다.

내가 슬쩍 다가가면서 내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뒤돌아봤다.

...

그 눈빛이 너무도 놀란거 같아 무슨말을 하려했는지조차 잊어먹고 멍하게 그 얘를 관찰했던거 같다.

힘들어서 금방이라도 죽을듯한 몸인게 내 눈에도 보였는데....그 눈빛만은..매서웠다.

..살고 싶어했다..

아버지께서 나라를 다스리면서 사람을 한두명 죽인것도 아니고..

나역시..어린 나이였지만 내 말 한마디에 사람 한두명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었다.

그럴만한 권력이 있었기에..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사람을 내려보고..그 죽음을 지켜보는것도..왕이 되는 하나의 공부라고 여겼다.

......

하지만 죽이고 싶지 않았다.

꼬마를 찾아라!!..하는 소리가 웅성웅성 퍼지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소리를 듣고..

지금 내 눈앞에 이 얘를 찾는 거구나..쯤은 쉽게 단정지을 수 있었지만....

...죽이고 싶지 않았다..

"나는...황제가 될것이다."

잘만 버릇을 길러놓으면...

..잘만 연습을 시켜놓으면 필요할 때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 생각까지 하고서... 나는 이 얘를 살려주겠다는 마음을 먹은거 같았다..

"...나와 함께 가겠느냐..?"

그리고..살려준 그 대가로 그 아이의 인생을 거두었다.

처음에는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자기 가족을 모조리 죽인게 나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텐데도 내게 웃음을 보였다.

내가 거짓을 말하고 이게 진실이다 라고 억지를 부려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얼마나 참을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존심이 상할말만 골라서 했다.

...하지만 참았다.

결국은 웃어줬다.

내가.....내가 다치게 한것인데도...그로인해 내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아파했다.

자기는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흉터가 될지 모르는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있으면서..

내 손의 조금의 피를 보고 얼굴이 새하애진 체 달려들었다.

...그때..

다급하게 의원을 부르던 그 목소리가.....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나를 위해줬다.

[지켜..드리겠습니다.. 황제폐하. 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그런거지....?

케인..

"아아.. 세를 전 황제님을 찾으시는 거군요..

소식은 저도 들어 안타까워 했지만 여기에서는 세를 님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래..."

뭐야..케인.....

너 답지 않게 힘이 없는 목소리는.

나 여기있단 말이야!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못 알아보는거야..?

황제잖아..

이젠 네가 그 자랑하던 황제잖아..!

그렇담 그 대단한 힘으로 나를 찾아보란 말이야!!

탁!!!

발 바닥을 이용해서 바닥을 쳤다.

매끈한 바닥에서 꽤나 맑은 소리가 들렸다.

...!!

...이거..

탁..!! 탁!!타닥!!!!

정신없이 양발을 이용해서 방바닥을 두들겼다.

묶여있는 손도..피가 베어나오던 말던 흔들고 비틀어댔다.

숨이 막힐듯 입안에 쳐넣어졌던 천들도 고개를 흔들어대며 뱉어내려 애썼다.

"ㅎ...으ㅇ...흑!!"

탁!!타탁!!!타아악!!...탁!!탁!!!타악!!!!

거의 발광하듯 소리를 냈다.

묶인 손목이 너무 아파서 저절로 큰 비명을 질렀지만..입밖으로 흘러나오는건 엷은 신음뿐..

...그렇게...한참을 소리를 내고 잠시 멈추자...

고요한 정적만이 방안에 감돌았다.

"...무슨 소리지?"

됐어!!

케인의 낮은 목소리가 들리자 살았다는 생각에 저절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서..

"아..이 소리..아무것도 아닙니다. 제 방이 좀 부실해서 하인을 시켜서 수리를 맡기고 있습니다."

...................

....뭐라고??!!

"아..그렇군. 아무튼 세를을 발견하면 바로 연락하길. 난 이 마을 한번 돌아보고 가도록하지."

"네..하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찾으실수 있을겁니다."

..아니야!! 난 여기 있다고!!!

탁!!..타악!!탁!!탁!!!!

소용없는 짓이다.

이미 손목에서 나오는 피가 얼굴로 투둑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케인은 바쁘게 성을 나서려는 듯 했고..

"그럼..다음에 보도록 하지."

.......이..

...이 나쁜 자식아..!!

나 여기있단 말이야!!!!

케인!!!!!!

[ㅇ...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쩌억~~!!!!!!!

....

뭐가 살벌하게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내...

...내 이마의...천이...

"....왜 그러십니까..? 황제폐하?"

...

스스로 찢어지고 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그럼 이만."

....이거...왜 이래...?

쩌어어억!!!!!! 쩌어어어억~~~~!!!!!!!!!

..!!

쩍!!!쩌어억!!!!찌이이익~!!!!!!

순식간에 어두운 방안이 밝아진다.

내 이마의 찢어진 천 사이에서 강한 빛이 쏟아져나와 흔들려댔다.

...어째서..?

아무짓도 안했는데......봉인이 풀렸...다..??

....

저벅..저벅..

케인은 이미 나갔는지..한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영주..!!

이왕 봉인이 깨진거면 어서 이것부터 푸르고...

찌익...찍..!!

파아아아악~!!!!!!!!

힘을 주니 순식간에 내 손목을 묶어놨던 천이 터지듯 사라진다.

풀린 손으로 입안에 있던 천뭉치를 빼내었다.

손목에서는 검붉은 피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

이제...물러설게 뭐있겠어..

안그래..?

저벅...저벅..저벅..

와라.

내 오늘 정말 잔인하게 사람을 죽여볼테니.

그런게 어떤 건지 너에게 보여주겠다.

내게 감히 손을 덴 죄.. 확실하게 보여주겠어!!!!

콰앙~~~!!!!!!

....

.........

"....케...인."

영주가 문을 열자마자 공격하려고 뻗치던 손에...저절로 힘이 빠졌다.

....

영주가 아니였다..

...케인..

"............하아,"

무서운 얼굴로 문을 열고, 나를 발견하고 경악으로 물들어 가던 그 눈이..

숨을... 쉬지도 못했듯 하애진 얼굴이..

짧은 숨소리를 내고 나를 바라본다.

....케인 뒤로 넘어져 있는 영주 얼굴 역시 보통 놀라는 얼굴이 아니였다.

"...세를.."

말하지 않아도 안다..

지금 내 꼴이 어떤지 정도는..

성을 나올때의 당당한 모습이 절대 아니였다.

지저분한 서민의 옷을 입고...그것도 영주가 어느정도 찢거나 벗겨놓아 너덜너덜해진 상태..

온몸은 손목에서 튀겨나온 피투성이에다가..

..내 얼굴이나 표정역시..

전 황제라고는 상상도 안될만큼 초췌하겠지..

걸레질하고 설거지를 하고..

얼굴은 아까 할멈에게 맞은 뺨이 엄청 부어있겠고..

입술은 천을 밀어내기위해 발버둥친데로...부르터있겠고..

발 역시...하도 난리를 부려서 퉁퉁 부어있겠지..

하룻동안..

...겨우 하룻동안 성밖에 나와 이렇게 되어버렸어..

........

"피....피가 나잖아..!!!"

쿠당탕..!

큰 소리를 내며 케인이 내게 달려왔다.

내 손목을 조심히 잡고 살핀다.

"이렇게 많이...!!"

......

손목을 정신없이 살피던 눈이 나와 마주친다.

....

너...정말 걱정하는거냐..?

내가 너 고생하게 만들었는데..

..도망쳤는데..

"뺨은 또 왜 부었어?...맞은거야??!!"

.....걱..정하는거야..?

"다리도 아파?? 걸을수 있........!!!!"

두팔을 들어 케인의 목을 감았다.

......

얼마나 놀랐는지 그 케인의 몸이 뻗뻗하다.

...단단하다..

"못 걷겠어.."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

내 말을 들으며 가만히 있던 케인이...아주 조심스럽게 내 등을 쓰다듬는다.

그리고 팔을 돌려 힘을 줘 날 들어올린다.

터벅..터벅..

힘없이 그저 케인에게 고개를 묻은체...눈을 감았다.

살았다..라는 느낌을 이렇게 절실히 받은적이 있었을까..?

터벅..터벅..

조심스럽게 걷는 케인의 발자국 소리..

따라서 조심스럽게 흔들리는 내 몸..

.....?

발자국소리가 기분좋게 들리다가 갑자기 멈춘다.

....안 봐도 알거 같다.

"아...그러니까...그게...화..화,황제폐하..!"

영주.

...

나를 안아 올리고있는 케인의 팔의 힘이 조금더 강해진다.

"내가..너를 살려둘것이라 생각하진 않겠지?"

".....내가 해."

....

고개는 그대로 케인에게 묻은체 말을 내 던졌다.

절대 그것만큼은 뺏길 수 없지.

"내가 한다. 케인."

단호한 말에 케인이 나를 잡은 팔힘이 조금 풀린다.

...그 사이에 고개를 살며시 들고..

"여기서 당한게 많아서..."

고개를 돌려 영주를 내려봤다.

상황은 완전히 역전.

나는 영주의 눈에 비친 나의 붉은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렇게 끝낼수는 없지."

영주의 눈에 비친 내 눈의 붉어짐이 더욱 깊어지는걸 바라보며..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

...

".......지금부터 영주는 이 성에 강금한다.

내가 찾기전 영주가 성밖으로 한발자국이라도 나가거나 자결을 한다면 여기있는 너희 모두가 죽을것이다."

"ㄴ...네!!!!"

......

....엥..?

케인이 강하게 말하고... 모두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한다.

....

난 지금 이 자식을 죽여버릴거란 말이야!!

내가 케인의 품에서 떨어지려고 밀어내자 녀석이 강한 힘으로 나를 안는다.

....왜..!!

"가만히 있어.. 죽이는건 다음에도 할 수 있어....피가 .....많이 나니까..."

"......."

목소리가...

녀석이.......이상하리만큼 불안하게 느껴져서..결국은 아무말도 못했다.

녀석의 목소리가..

시선이..

.....

그러고 보니..

...많이....피곤하기도 하네... ..나.

....그것도 알고 있었던 거냐..? 케인..

.....................

..바보같..이..

....

나를 안은 케인이 발걸음을 옮겨 성을 내려갔다.

영주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성 안에 갖혀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니 끔찍하겠지.

하지만...아직 멀었다고..

너..내가 반드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케인이 말에 타지 않고 따로 마차를 준비해 나를 태웠다.

.....

"좀 자..여기서 성까지 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니까.."

"..........으응.."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잠은 쏟아졌다.

너무 피곤해서..

아픈것도 잊고 그대로 잠이 든거 같았다..

케인의 품이 너무도 따뜻하다고..잠결에 문득 느꼈던거 같기도 하다..

..............

.......

-----------------------케인

죽은 듯 잠든 세를은 성에 다 도착해서 내가 들어올리는대도 축 늘어져서 딸려온다.

....얼마나 힘들었던걸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세를이 없어진걸 알고 숨이 막혀올정도로 놀랐다.

그 전날 밤...그렇게 매혹적인 미소를 보였으면서..

전처럼 나를 불러줬으면서..

사라졌다는걸 느끼자마자 나라 안의 마을이란 마을은 다 뒤지고 다녔다.

그 상실감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수 있을까.

옥새의 힘이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어디로 갔는지 알수가 없었다.

왜 도망쳤는지 조차.

조금만 참아달라고...기다려달라고 했는데..

왜.

"많은 충격과 몸에 무리가 간 모양입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셨는지.."

의원의 말을 듣고..

침대에서 고이 잠들어 있는 세를을 내려보았다.

꼭 다물려 있는 눈은...아름다운 붉은 빛을 보여주지 않는다..

의원을 물러가라 명하고 침대턱에 앉아 세를을 바라보았다.

늘어져 있는 손을 잡고 들어올리니..

생전 보지 못했던 상처가 자리를 잡아 있다.

무언가에 묶여 있었던 듯..

...세를이.

나의 황제가.

...

저절로 손으로 힘이 들어갔다.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머릿속에서 한참이나 되풀이 되는 말은 결국 입밖으로 넘어오지 못한다..

---지켜주지 못해서....

..이런 걸 보려고 너를 황제의 자리에서 몰아낸게 아니야..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

가장 천하게 여겼던 서민의 옷을 엉거주춤 입은 체로..

피에 물든 하얀 얼굴이..

나를 보며 놀람으로 물든던 붉은 눈이..

"...세를.."

살짝 불러보는 말에는 역시 대답하지 않는다.

정신없이 꿈나라에 가있다.

한번 잠들면 왠만해서는 깨지 않으니..

.....

"...어서..일어나.."

왜 떠나려고 했어..

잠시만 내 옆에 있으라고 그랬잖아.

"어서 일어나서...마저 치료해야지....너..등에도 피가 베였어.."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잖아..

세를이 점점 성장한다.

가장 블리스에 적합한 왕으로서....황제로서..

....

보석이 옥새를 끌어당긴다.

옥새의 주인은 하나밖에 없다는 듯... 힘으로 끌어당긴다.

..얼마가지 않아..

나는 널 이렇게 바라보는것도 허용되지 않을만큼 넌 성장하겠지.

...전처럼..

그렇게 안타깝기 그지없던 나의 형제 ...세를 황제처럼..

...

다시 돌아가버리겠지.

"손목도 치료 다시해야하고.....얼굴도..너 다쳤잖아.."

..돌이킬수 없는.

나로서는 돌이킬수 없는 운명..

"치료 다하고 같이 밥도 먹고......응..?"

너와 나의 운명.

황제가 되어야 하는 너의 운명..

너를 감히 바라볼수도 없는 나의..

..운명..

벌떡~!!!!!!!!!

!!!!!

세를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를 본다..

..분명 아주 깊히 잠들었을텐데..

"ㅇ...안먹는다고 안했어..!!! 먹을거야..!! 밥 먹을께!!!!"

......

잠에서 깬것이 아니다..

"알았..어!!! 남긴 밥이던 뭐든 다!! 다 먹을 테니까..!!!!"

................

눈에 촛점이 없었다.

..너무 놀라서 멍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너무 마음이 아파와서...

소리를 질러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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