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기타 자료실

각종 자료모음



작성자
Lv.1 코세이
작성
10.07.14 17:50
조회
44

!!!

".........죽..었어...."

...

"세를..님은..............죽....었어.."

.....

.........................

"....뭐....?"

....

무슨....말을 하는거..야..

죽..어.....?

....

죽어..?!! 죽긴 누가!!!!!!!

"세..세를님이 돌아가셨다고!!!"

"말도 안돼!!!!!!!!!"

....

......말도 안되는 소리마.. 제발..!

제발 너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지 말라구!!!!

그럴...리가 없잖..아!!!!!!!

"오늘.!..아침만 해도......!!....."

...

[어?! 일어났어.케인.]

............

[내가 너보다 일찍 일어나는 건 참 오랜만이네....]

......

분명 그랬어..

언제나처럼 내 침대에서..

나를 바라보며..

"..내 이름을 부르면서!!!...웃었었단..말이야..!!!!!!!"

[그럼...난 나갔다가 6시 넘어서 올께.]

....

그렇게 가볍게 내게 뒤돌아섰는데..

그런 모습....제대로..!...보지도 못했는데..!!!!

"......어쩔수 없었..어.."

......

....무....슨 말이야..

나는 하센의 손에 들린 옥새를 바라보다가..하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센의 시선은 공중에 분산되기라도 한듯 흐렸고..또..슬펐다.

...이상..해..

...

그리고..

나는....하. 하고 작게 웃음소리를 냈다.

하센의...

...하센의 검이..없다..

하센의 몸에..

..하센의 몸..에..!....핏자국이..!!

하센의 것이 아닌 핏자국이..!!!

콰아아악~!!!!!

하센의 멱살을 쥐어잡고 사정없이 끌어당겼다.

"무..!..무슨말인지...설명해...!!..너..!!!!....하센 너..!!!!"

....

..

하센의 눈이 나와 마주친다.

".......그래........내가...죽..였어....."

!!!!!!!!!!!!!

....

"..내가.....내..가.....죽였...다..."

...

..........하.

"...날...보고 지금 그걸..믿..으라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센 네가 세를을 죽였다..는걸..!!....나보고 믿으라고..??!!

차라리 세를을 위해 하센 네가 죽었다면 몰라도..!! 네가..!!! 네가 세를을 죽였다는걸 믿으라고??!!!

....

"...마지..막..명령.. 거절할수 없었..."

"헛소리하지마!!!!!!!"

명령??

..거절할수 없어..? 왜!!!!!

나는 떨리는 손으로 더욱 하센의 멱살을 세게 잡았다.

이대로 죽여버리고 싶었다.

...이대로 녀석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죽여..?

죽..여...?!!

네가..!!

네가 감히 세를을 죽여??!!!!

그런 말도 안돼는!!

네...네가!!!...네가 감히!!!!!

"..너무 대단하군!! 넌 정말..!!!..그래!! 죽이라는 명령도 네. 라고 대답하고 검을 휘둘렀어?!!!

적어도 네 인생을 걸 정도로 세를을 아낀다고 생각했는데!!!!"

..

너와..함께 떠났다길래..

..........내심 어쩌면...안심했었는데..

적어..도......안..전할 거..라고..!

"이제 주인을 바꾸기라도 할 생각이였어?!! 그래서 죽였어???!!! 세를을??!!!"

"천만에!!!!!!!!!!"

...

"..내 주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사람 뿐이야!!!! 너 따위는 단 한번도 내 주인인적 없었어!!!!!"

......

하센은 내게 잡힌 멱살을 빼내려 하지 않았다.

그저..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내 눈을 똑바로 직시하며..떨리는 자신의 주먹을 쥐고 있을 뿐이였다.

그저 세를의 죽음만을...똑바로.....내게 전..하고 있었다.

"..내가....내가..!..어떤 마음으로 그 분께 검을 휘둘렀는지...!...네가 알아..??!"

"..."

"지금 당장이라도 널 죽여버리고 싶어!!! 너 따위 천한 것만 폐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반란따위 일으키지 않았다면!!"

가쁜 숨소리와 함께 하센이 시선을 내렸다.

....

..하센의.....눈물은 처음본..다.

"이런 일이...생길지도 모른다고..!!...두려워 했어..!! 그래서 난 아무말 않하고 지켜만 봤던거야!!! 그런데..!!

네가 이런 비극을 만들어냈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짓을 하게 만들었어!!!! 난 아직도..!!!!!!!"

....

.........하...센은..

세를을 사랑했다..

..난 그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세를의 손에 이끌려 들어간 마차에..흔들림없이 바른자세로 앉아있던 하센.

..그 눈을 보자마자 알수 있었다.

하센이 세를을 마음 깊히 담고 있다는것을.

.........그러면서도 절대 내색하지 않고..지켜만 주고 있다는 것을..

...

아무일도 없길 바랬기에..

세를에게 아무일도 없길 바랬기에 숨기고 있던 하센의 마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

하지만...나는 숨길수 없었다..

......

할수만..있다면...뒤엎어서라도..

..세를에게 상처를 줘서라도 내 옆에...내 아래에 두고 싶었다..

나에게서 벗어날수 없도록!

"..아직도 믿을수가..없어.......내 손에 죽길 원하던 그 모습을..!! 그 간절한 눈빛을..!!!

..조금이라도 망설이거나 두려움이 보였다면...!!...난 절대 검을 들지 않았을 거야.."

"....."

"...너에..게.......옥..새를 전해..주라고......말씀하셨다..."

하..!

...내밀지마..옥새따위..!!

..갖고 싶은게 아니였어..!! 내게 필요한게 아니였어!!!

내게 필요한건 단지 세를 너 하나 뿐이였는데!!!!

..그렇게 노력..!!..했는데..!!!!!!

....

안돼는거였어?

...그건 정말 안되는 거였어?!!!! 그렇게도?!!!!

"...꼭 ....좋은..황제가 되라고......전하랬..어.."

...

[좋은 황제가 되라고....전해..주겠어..? ..하센..]

하센에게 전했을 그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너무도 잔인하게..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남은 사람들을 슬픔에 빠뜨리고..

뒤돌아서는 네가 보이는듯 하다...세를.

...

네가...멀어져 가...

....

오지말라고....손 흔드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해..

....가.......지마...

[..포기하길 바래..? 포기해 줄까? 케인?]

.....아..니야..

아니야...아니야...세를..!!

내가..!!

내가 어떻게..하면 돼지...?

...아..

내가...!!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젠장!! 하나도 생각나질 않잖아!~!!!

....

...........................그..래..

.......

내게서...등돌렸..다는 거지..세를.

....

내 행복을 위해서...네가..

.....네가..

...............내가 널 죽이게 했다는거지..? 세를..

그래서..

가장 아끼는 하센에게도 그렇게 큰 상처를 주고..

....그래서..!!....그래서..내게 이렇게 큰 고통을 주고..!

....

그렇게 떠나간 거야!!!!!

..난!!!!!!

"............상..관없어. 어차피 지옥까지 따라갈 생각이였어.."

절대 널 놓아줄수 없어!!!!

절대 널 놓을수 없어!! 절대!!!

..

네가...

..세를..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 안아버리고 말겠어..!

젠장..!!

너를 안고 싶다고!!!!!!

".....뭐..?"

"...어디든 갈..거야. 그 어디라도 갈거야!!!!"

나는 내 검 손잡이를 꽈악 잡으며...작게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지옥이란 말이지..

.....

어디든 따라가 주겠어!!

언제부터인가 내 턱에 고여 떨어지던 눈물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신없이...떨어지는 눈물을 피부 깊숙히 느끼며..

세를이 준 고통에 스스로 감탄했다.

역시 대단해.

어떻게든 내게 벌을 내릴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지독할줄은..!!

....이렇게 잔인할줄은 몰랐어!! 세를!!!

그래..

카르벨 세를...

....역시...너야..!

너무 화가 나!!!!

....

왜 한번도 잡혀주지 않는거냐구!!!

넌 앞을보고 달려가고...뒤돌아보며 내게 웃음을 주며...!!!

...잡힐만 할때 결국은 다시 뛰어갔어!!

잡을수 있을것만 같았는데!!

내게 잡히는 줄만 알았는데!!!

...

너의 뒤를 쫓는 것만이 나의 운명이라도 되는듯!!!

.....

..................

그래..

운..명이라면.. 그 뜻을.

"...케인..?"

스르릉.

나는 내 검을 순식간에 빼어들면서 하센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아무리 아파도...아무리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도...놓칠수 없는게 있는거야.

내겐 그런게 바로 너인거야. 세를.

..보여줄께.

내가 널 어디까지 따라갈수 있는지.

내 운명이 너의 어디까지 닿을수 있는지.

"케인!!!"

온 힘을 다해 마지막 내 목숨을 끊어낼 검을 휘둘렀다.

....

세를이..

...아직도 세를이..나를 부르고 있는 것만 같다.

!!!!!!!!!

"..뭐하는 짓이야!!!"

나도 모르게 비명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금방이라도 내 가슴에 박히려 들어오던 칼을...하센이 손으로 잡았기 때문에.

...피..가..

"..너야말로. 뭐하는 짓이야.."

하센이 훨씬 낮아진 목소리로..나를 노려보며 말을 내뱉었다.

..너..란 놈은.

....

...

"세를을 따라간다고 그랬어! 넌 참견하지마!! 말 잘듣는 고귀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살라고!!!하지만 난 아니야!!"

내 검을 잡은 하센의 손은 여전히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조금 ..내가 힘을 주어 검을 빼려 하는데도 하센은 놓지 않았다.

왜.

"이거 놓으라고 하센!! 난 세를이 없이는 못살아! 황제?!!! 그거 네가 가져!!!!"

"널 죽여버리고 싶어~~!!!!!!!"

..

하센의 소리에..입을 다물었다.

..녀석의 초록색 눈동자는..여전히 깊었지만.....왠지..

하센이 아닌것만 같..다.

"널 죽여버리고 싶어.. 지금은 널 아끼는 세를 님도 없으니...날 막을 사람이 없으니..죽여도...될테니까.."

"...."

"...."

"..그..럼......죽이..면....되..잖아.."

작게..말을 하며 나는 시선을 내렸다.

지옥같은 고통..

...벗어날 길은 단 하나 뿐이라구.

이 지겨운 목숨..

네가 세를에게 그랬던 것처럼 거두어 주면 되잖아.

"하..지만 난....그..럴수 없....어. 넌 세를님이 모든걸 희생해서 살린.. 목숨이니까."

"......"

..

그런..말 듣고 싶지 않아..

그런말 듣고 싶지 않아! 난 절대..!!

...

이런 결말을 원했던게 아니야.

조금만..

..조금만 더 동등한 위치에서..세를을 보호해주고 싶었단 말이야.

조금만 더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싶었단 말이야.

..그리고 죽으려고 했단 말이야.

원하던 원하지 않던..원래의 주인인 세를에게 모든것을 돌려주고..

...세를이 날 잊지 못하게..그렇게..

그렇게 죽어버리려고 했단 말이야.

"...황..제가 되어라. 케인."

...

.........

"..싫어."

절대 싫어.

지금 당장 숨을 쉴수가 없는데..

..세를의 모든게 금방이라도 살아있는 거 처럼 생생한 그 감옥같은 성에서..

...나혼자..

그렇게...살라고..?

어떠한 고문보다도 더 고통스러울게 뻔한데!!!

"...세를님이..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알..려줄까...?"

"......"

나는 잠시 숙였던 고개를 들어 하센을 바라보았다.

하센은 검을 잡았던 손을 풀며 몇걸음..뒤돌아걸었고...

...나는 들고 있는 검을 내려놓지도..내 몸을 다시 찌르려 하지도 못한채..하센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 말이라도..

지금부터 하센에게서 나올말들을..

놓칠수 없었기에.

..세를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그려보기라도 할것처럼.

"나는...단..번에 세를님의 목숨을 끊을 생각이였어. 그게 최대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

"..하지만...검을 휘두르는 순간..정말 정신이 나갈것처럼 화가났어. 검을 당장 거두고 케인 널 찾아내 죽이고만 싶어져서."

".................."

"그..렇게.. 정신없이 머릿속으로 다른 것을 생각하는 순간에.. 처음 내두른 검은 세를님을 스치고 땅을 갈랐어."

....

나는 눈을 크게 떴다.

혹시라도..

그렇게 된다면 혹시라도 세를이 살아있지 않을까 싶어서.

스칠정도라면.. 절대 세를은 산다.

"..하지만..벼랑이여서......내가 가른 땅은 금새 무너질듯 흔들거렸고.."

......

"멈칫거리며 놀라는 나를 보며 세를님은 소리를 질렀다. 어서....자신을 찌르라고."

"....."

"그 목소리에 내가 검을 세를님 앞에 대었지만..결국은...찌르지 못하고 눈물만 흘려버렸어.."

...하센의 뒷모습이 살짝 떨림을 전해왔다.

이 녀석..

.......어느정도로...강..한 걸까..

..

나만큼 아팠을텐데..

..나는..

나는 세를이 내게 자신의 목숨을 거두어 달라 말한다면..

그것을 부탁..한..다면...

.....

나는....

............어땠을..까..

얼마나..

....아픈 마음을..얼마나..어..떻게 버틸수 있..었을까..

"...그렇게..세를님이 앉아 있던 땅은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무너질거 같았는데도 세를님의 눈은 변함 없었어.."

"..."

"나는..! 그 눈을 바라보며 그 순간에도 케인 널 어떻게 죽여버려야 할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싫다고 외쳐도 세를님을 업고..황제의 자리에 올리며 너를 죽여버릴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만 했어..!!"

"....하센."

"..하지만 그러는 동안. 세를님은 내 생각을 눈치채신듯 내 검을 잡고 끌어당겼어."

!!!

나는 믿을수 없는 그 얘기에 정신이 번쩍 드는것만 같았다.

..세를이...정말..?

"내가 놀랄사이도 없이 나는 끌려가듯 세를님의 몸에 검을 박았다."

"...."

"너무도 깊숙..히...박았어....등 뒤로 삐져나간 검이 보일만큼.."

"...ㄱ.."

"그 순간 세를님의 의지에 의해서인지 순식간에...옥새가....밖으로 튕기듯 튀어나왔고...그리고 세를님이 앉아계신 땅이 가라앉기 시작했어."

"....그만해.."

"엄..청난 피를 쏟아내고 있었는데..!! 그 붉은 입으로 피가 넘어오고 있었는데.."

"그만!! 말하지마!!!"

"..내 검을 잡고 끝까지 놓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힘이 풀려 검을 놓을때까지...세를님의 손은 내 칼날을 움켜쥐고 놓지 않았어."

......

..아..팠을텐데..

아픈거...못 참..는데...

세를은 아픈거 못 참는데..!!

.....

"그게...무엇을 뜻하는지 알아..?"

...

"케인 널 죽이지 말라는 뜻이였어!!"

.........

.........................

ㅁ...많...이..

..아팠지..? 세를...

"내 검에 박힌채..내 검을 자신의 몸에 박은체 벼랑아래로 추락해버린 것은..!!

..너를 죽이지 말라는 뜻이였다고!!!"

어디..선가...

세를 네가..아프다고.......너..무 아프다며 내 욕을 하..고 있을거 같은데...

..아니야..?

"...널 황제로 지켜달라는...... 명...령..이였다.."

정말..다시는 볼수 없어..?

..

왜 이렇게 지치게 만들어.

왜 이렇게 아프게 만들어..

...혼자가 아니였잖아...그렇게 모든걸 포기해도 될만한 사람이 넌 아니였잖아 세를..

많은 사람들이 아파할것을 알면서...

...왜 그렇게 뒤돌아섰어..?

[사랑해..케인.]

....

"..황제가..되어라.."

"........"

"..블리스의 황제로 사는 동안은.....내가....널 지켜주겠..다.."

.......

"..세를 님의.....마지막 바램을."

[네 이름은...]

...

[..그 이름...마음에 들어..?]

"..나는.."

손에 쥔 검을 허리춤에 다시 차며..고개를 들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던 하센과 눈이 마주쳤다.

같은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과 난.

하지만..

녀석은 자신의 운명을 택했고 나는 바라보는 그 것을 끝까지 가지려 했다.

...

그런데 둘다 상처를 받았다.

........

어느것도...옳은 것은 없..었다.

"나는..프렉스 케인.."

[......마음에 들었으면 됐어....다행이야..]

".......블..리스의 황제다."

"마..말도 안돼..!.."

..

"말도 안돼요!! ..제발..!!! 아니라고 해줘요~!!!"

쉴세 없이 떨어지는 눈물이...슬픔을 표현해주고 있었다.

"..세..셀이..!!...주....죽다니...!!!!.."

그 언젠가..세를이 밝게 웃으며 친구라고 소개해줬던 그녀는...

세를의 죽음을 접함으로서 엄청난 눈물을 흘려댔다.

"흐....으으으...!!...흑흑..!! 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

그저..!! 머...멀리 간다..!고..!!! 했는데..!!"

실신까지 할 정도로..

울고 울며..그녀는 자신의 잘못이라 반복하며 소리질렀다.

"..나..! 나 때문이야..!! 어..어떻게 해!!!...흐...흐으으..아아..!!!...셀..!! 셀..안돼..!!!"

...

누가..

어느 누가 자신이 한일이 아니라고 생각..할까...?

하센은 자신이 세를을 죽였다 했고..

나는 나 때문에 세를이 떠났다 했고..

....울고 있는 그녀는 기절할때까지 자기의 잘못이라 울부짖었다.

"또..쓸데없는 생각을 했군."

이미..

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이미 옛일인데.

"준비..되셨습니까."

뒤에서 작게 묻는 하센에게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하센을 스쳐 걸어갔다.

..세를이 하던 행동..

성안 창문에서 보이는...빼곡히 줄을 서있는 백성들은..세를의 백성들..

이 성도 세를의 성..

...여기 땅..하늘..모두 세를의 것..

.....

오늘..나는 그것들을 .......가지게 되겠지..

돌아올것만 같아서..

혹은..내가 옥새를 가지게 되었을때..세를의 힘을 정말 느끼지 못하게 되면 그 절망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서 결국 옥새에 손을 대지 못했다.

하지만 옥새는 다른 사람을 주인으로 받아드리지 않았고..

..나는 삼년을 미루고 미룬 끝에..

조심히 모셔놓은 옥새를...오늘..차지하게 될것이다.

백성들은 무슨 대단한 날인것처럼 소란스러웠지만..기뻐하지만은 않는다..

내가 저기 계단을 올라서서 옥새를 가지게 되었을때..

지금까지보다 더한 충성을 받겠지만 나는 기쁘지 않을것이다.

...

세를..

..너의 죽음은 내게 끝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너의 마지막 바램은 내 목숨을 살려주었고..

지금 이 자리에...세우게 만들었지...?

.......

나는..

살아갈 것이다.

너의 부탁대로...어떻게든 황제로.. 살아갈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너를 생각나게 하는..

아직도 웃으며 네가 숨쉬고 있을것 같은 곳들을..

무너뜨릴 거야.

..

....그렇지 않으면 너의 부탁을 들어줄수 없어.

지금이라도 너를 따라가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을 멈추게 할수 없어.

너를 느끼게 만든다면..

계속 이 땅도..이 하늘도 이 성도 이 백성들도 너를 보이게 한다면..!

너를 생각나게 한다면..

...나는 견딜수 없어..

"...계단을 오르시지요."

...

하센의 말에 천천히 계단으로 올랐다.

처음의 세를 같았으면..

지금 당장 어디선가 뛰쳐나와서..그 옥새는 내거야!! 라고 소리지르며..

그렁그렁 눈물을 달았을텐데..

...엄청 큰 목소리에..

새빨개진 얼굴에 잔뜩 구겨진 얼굴에..

나를 노려보며..

....

지금같아선..

그때의 너라도 좋을거 같은데..

볼수만 있다면..

..황제인 너라도...좋을거 같은데.

그런 너의 노예가 되더라도 좋을거 같은데.

안...되겠지.?

엎드려있는 시녀들 뒤로 작은 테이블이 보이고..

그 위로 투명한 유리그릇 위에..

아름다운 색의 천 위에..

..놓여져 있는 옥새가...빛나는 듯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더이상의 환상을 끝이라는 얘기다.

내가 저것을 갖게 되면..

..정말 끝이라고.

만에하나 네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아직도 어디선가에서 입을 삐죽거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하던게..

...피부로 느끼며..

정말 끝이라고.

"케인황제님이 다시 황제가 되시는건가?"

...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수근거리는 사람들이 나를 구경하며.........말하고 있었다.

"카르벨 가는 정말 끝이야?"

"결국 또 그렇게 되버리네..세를폐하가 살아돌아오실땐 앞이 캄캄했어도...그래도 블리스는 원래 카르벨 가문의 나라잖아.."

"말도 마. 그래도 그 분이 얼마나 무서웠던 황제였는지 벌써 까먹은거야?"

"그..그렇긴 하지만.....우으.."

...

........

"...폭군이였어도 우리.....황제잖아."

....

............

..들려..?

다들 널 기다리고 있어..

네가 나라를 다스려주길..황제로 남아있어주길 바라고 있었어.

넌 아니라고 그랬었지?

..내가 어울린다고..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물러났었겠지?

.......

..결..국엔 내가 맞았잖아..

"어서...옥새를."

...

뒤에서 하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가 하센의 평소보다 더 컸다면..

...하센 역시 사람들의 말을 들었던 거겠지. 역시..

마음 아팠던 거겠지.

나는 조심스레 옥새를 잡았다.

기다리기라도 한것처럼 옥새를 열을 내 뿜으며..

..내게...힘을 주기 시작했다.

나를 벌 주었으면서..

내가 세를이 죽은걸로 속였다 하여 나를 없앴으면서..

나를 바라보는 세를을 기억하지 못하게 만들었었으면서..

..왜 또 내가 아니면 안됀다는 거야..

네 주인따라서 너도 사라져버렸으면 좋았을것을.

황제라는 것만 내가 전에 차지하지 않았더라면 세를을 따라 죽어버릴수 있었을것을.

나는..

늘 고통스러운 무거운 마음을 끌고..끌고...이렇게 서 있어야 하는걸까.

살아가야 하는건가..

....

........................

털썩.

"황제폐하!!!!"

옥새를 쥔채 자리에 주저앉자 여러 하녀들이 비명을 지르고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진다.

내게 달려온 하센이나 리효를 바라보며..잠시 눈을 감았다.

..이래서 옥새를 갖고 싶지 않았어.

"세를이........"

....

이..래서 갖고 싶지 않..았어..

"...느.....껴지지 않아..."

너의 죽음을 실감하게 되는 확신이 생길거라는 거..

...알고 있었으니까.

너 없는 3년이 죽음보다 긴거 같았는데..

....앞으로도..

영원히...기다려야 하는거야..?

.....

오지..

않..을거야..?

....

네가 보고 싶어 죽을것만 같은데..

타닥..

탁..타닥..

불타는 소리가 익숙하게 울려댔다.

세를이 가지고 있었던 것들을 태우는 일이..

삼년동안 미루고 미룰만큼 쉽진 않았지만 막상 타오르는 이 불 앞에서는..정말 순식간인듯해 씁쓸한 미소만 지어졌다.

하센역시..

붉게 타오르는 불속으로 세를의 물건들을 집어넣으며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

처음..

세를과 만났을때도 사방이 온통 불바다인...절망속에서 였는데..

헤어질때 마저..똑같은 상황이 되어버린거 같아서..

...

세를이 아꼈던 옷을 던지고..

세를이 신었던 신발을 던지고..

책..

세를이 읽었던 책..

피식..

별로.. 몇권 되지도 않네..

책 읽는건 정말 싫어했지..세를 넌..

멀쩡하다가도 책만 보면 인상이 찌푸려지고..

졸고..황제폐하 몰래 내게 책의 내용을 요약해달라고 말해서...내 말만 기억하고..책을 읽은것처럼..

그것도 어떻게 하면 가장 화려하고 멋진 황제가 될수 있을까..해서 그런 책들..만..

....읽..었지..?

...........

..그랬지..?

화르르륵!!!

..

또 추억하나가 불에 타고..

불타오르고..

"...ㅎ...흐흑...!!...흑.."

흐느끼는 목소리..

그 중에서 유난히 슬퍼하며 몸을 떨고 있는 리효를 바라보며..작게 한숨을 쉬었다.

내가 마음이 약해진다면 안되겠지.

그런걸..바래서..

그래서 내게 준 자리지..? ...세를.

...

나는 내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빼내었다.

그리고..

그 끝에 걸린 반짝거리는 반지..

..내 기억을 다시 되살린.

"...이것의 주인은 너 뿐이야.."

이것도 가져가.

[아아아아아아아아악~~~~~!!!!!!!!!!!!!!!!!!!!!!]

!!!!!!!!

반지를 집어 던지려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하센 역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며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렇다면..

지금 그 소린..

이 느낌은..나 혼자만 착각한게 아니라는 거지..?

"....이건.."

하센의 낮은 목소리가 흐느낌을 깼다.

울고 있던 리효는 갑자기 왜 그러냐는 듯 나와 하센을 바라봤고..

...나는..

다물고 있던 무거운 입을 열었다.

...맙소사..

"..세..를.......?"

꿈이 아니라고 해줘.

정신이 들었을땐 나는 이성을 잃은채 달리고 있었다.

그런 나를 하센이 뒤쫓았고..

..나는 저절로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이 힘은..분명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였고..

오..랫동안 기다려온..그 것이였다.

세를..

"세를!!!!!"

빼곡히 들어서있는 나무들 사이로 몸을 내 던지다 싶히 뛰어갔다.

조금만 더 늦으면 그 힘의 약한 기운마저 잃어버릴거 같아서.

...

!!!!!!!!!!

"..."

내 걸음이 멈추자..뒤 따라오던 하센도 다급한 숨을 몰아쉬며 발을 멈추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하센역시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

"....힘..이 사..라졌군요...."

.....

나는..주먹을 움켜쥘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는..나도 알아.

....

내가 가지고 있는 옥새도 더이상 세를의 힘을 전달하지 않고 있어..

..우..연이야..?

네가 아...닌 거였어..?

......

"....그..만 돌아가시지요.."

....

...

나는 가만히 쥐고 있었던 주먹을 폈다.

내 손안에서 반짝이는 반지를 바라보며..낮은 한숨을 쉬었다.

..너...일리가 없지..

네가 살아있었다면..이제껏 못 봤을리가 없지..

....

몇번이나 인정하려 했는데..

그동안 너의 죽음을 인정하려고..얼마나 많은 시도를 했는데...

.......

"..그래."

떨어지지 않을것만 같은 시선을 옮겼다.

떨어지지 않을것만 같은 발걸음을 옮겼다.

...

하지만..

무심코 돌리던 내 시선이 머무른 곳에서..

움..직일수가 없었다.

"내 탓이 아냐!!그러게 누가 날 먹이로 생각하래?? 얼마나 놀랐다고~!!!"

..

무성한 나무사이로..집채만한 곰이 쓰러져 있었고..

그 앞..에는..

..꿈..에도 그리던 붉은빛의 긴 머리가.

"..죽..었냐? 뭐..별수 없지."

세를....?

꿈에도 그리던 붉은 눈이..

..........내 기척을 느끼며 고개를 든다.

"..세..를....?"

꿈..이 아니야..?

정말 꿈이 아니야?!! 정말!!

내 앞에 서있는 게.....

....너..맞지..?

...

.....

침..묵만이 주위를 감싸안았다.

만나게 된다면...만일 살아있는 세를을 만나게 된다면 하고 싶은말이 너무도 많았는데..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세...!...세를님..!!"

가쁘게 내 앞의 세를을 부르는 하센의 목소리가 울렸다.

......대체..

너...

...너..세를 너...

어..떻게..?

"...에. .......들켰네."

...

......작은 목소리..

아무렇지 않은 듯 웃음짓는 눈.

...내가 널.. 얼마나..!!...찾았는데..!

"거봐. 이 곰새끼야! 너 때문이야. 너무 놀라서 봉인이 풀려버렸잖아. 그래서 케인이 온거잖아."

세를이 시선을 내리며 거대한 곰을 꾹꾹 찌르며 말하고 있었다.

..시선을...옮길 수 있어..?

나는 지금 너의 모습 하나라도 놓칠까봐 눈꺼풀조차 깜빡이지 못하고 있는데..

다가서면 사라져버릴까봐...단 한발자국도 움직일수가 없는데..

.....

".........하, ...말도 안돼... 말도 안돼..이건..!...있을수 없는 일이야.."

하센의 목소리가 훨씬 더 거칠어져 있었다.

목소리의 떨림이 선명하게 전해져 오고 있었다.

...

"분명히...분..명히 내 앞에서..!!"

"..죽었지. ...나도..........나도 ...내가 죽은줄 알..았어. 하센."

하센의 말을 끊으며 세를이 말했다.

세를이 말했다.

..살아 숨쉬고 있다.

"..하지만 그때.. 목숨이 끊어지진 않았..어."

......

"움직일수 있기는 커녕 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정도였거든..금방이라도 숨이 떨어질듯."

세를은 이 곳 사람의 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전에..

세를과 둘이서 살던 그때 입었을만한..

...

"정신을 잃으며 정말 죽는구나..생각했었는데......깨어나 보니까 큰 병원이고...날 발견한 사람들이 살려줬더라구."

"...."

"나 굉장히 놀랐어..그쪽 사람들 의술이 그렇게 뛰어난지 몰랐거든. 정말 죽..은줄 알..았는데.."

....................

"..지금 내 앞에 있는거.. 세를 너 맞..지...?"

세를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도 떼지 못한채...그 눈을 바라본채..나는 입을 열었다.

다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내 앞에 있는 사람....너..맞지..?

내 물음에 세를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의 모습을 차근차근 바라보며..작게 웃음 소리를 냈다.

눈..물이 날거 같다...

"날 찾은걸 보니.....결국 황제가 되었네. 케인."

옥새가 뜨겁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황제의 핏줄이 맞다고...세를이 맞다고..

..뜨겁게 내게 알리고 있었다.

"!!!!!"

단숨에 달려가 세를을 안았다.

안겨졌다.

내게 안겨졌다.

...만질수 있다.

세를..!!

"..케인.."

"돌아가자.!"

세를을 안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눈물이 떨어질것만 같았다.

이게 꿈이라면..나는 말할수 없는 고통을 받으며 죽어버리고 말거야..

..세를..

세를..

내가 널..

얼마나..

"..어...디로..?.."

...

.............

나는..

세를을 잡고 있던 손에 조금 힘을 빼고..고개를 들어 세를을 바라봤다.

세를은 내게서 빠져나가려고도 하지 않은채..

표정없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디로...가자..고..?"

"세를..!"

"내가....누군..지 알겠어?"

..

.....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어? 케인..??"

나를 보며 진지하게 묻는 세를을 바라보며...나는 아찔함을 느꼈다.

그래..

세를은 나로 인해 많이 아팠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로 인해 많이 아팠었다.

..죽음까지 뛰어들 정도로..

나는...세를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세를..기억나.."

모두 기억나..

...그래서 내가..살..아갈수 없을정도로 아팠었..어..

모두 기..억나서..

[사랑해..케인.]

너의 그 마음..진짜라고..믿어도 돼..?

아니, 진짜가 아니여도 상관없어. 너만 살아 있으면 돼.

너만 볼수 있으면 돼.

"...........보고 싶었..어..."

간신히...낮게 말을 하니.. 세를의 눈이 파르르..떨림을 전해온다..

하지만 세를은 눈을 깜박이며 작게 한숨을 쉬는 걸로..그 것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내 손을 잡고..살짝 힘을 줘..떨어뜨린다.

...

"네 나라로 가자. 너의 나라 블리스로 돌아가자. 세를."

"..케인."

콩..하고 내 이마에 머리를 부딧치며 세를은 다시 입을 열었다.

"너도 알잖아..난 황제가 아닌 모습으론.. 블리스에서 살아갈수 없어."

"..!"

세를은 내게 말할 기회마저 주지 않은 채 계속해서 말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몇년동안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몸이 완치된것도 얼마되지 않았거든.."

왜..

어떻게..

...어떻게..살..아왔는데..

"네가 날 찾아낼까봐 보석을 봉인했었는데..이제 왠만해선 봉인도 잘 안되더라고..그런데..그런데도 네가 날 못찾아서.."

"...."

"황제가 된건 아니구나..생각하면서..내 부탁을 안들어준 네 욕을 하며 살았다구."

...

"그래도 겨우겨우 봉인을 걸고 조심히 살고 있었는데 이 놈의 곰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람에.."

..

세를은 말을 하다가 내 눈을 바라봤다.

그리고 낮게 시선을 내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케인..난 네가 황제가 되어서 좋아.. 마음편해.."

"...세를."

"하지만 내가 블리스로 돌아갈순 없어."

...

다시...

"한 나라에 너랑 내가 같이 있을 순...!"

"바보같은 소리하지마!!!!!"

다시 떠나가겠다는 말을 하는거야??

나를 두고 가겠다고??!!

"내가 황제여서 좋다고??!!! 그래! 내가 황제야!! 네가 바라던게 이런거였어??"

".."

"밥을 먹어도 먹는거 같지 않고 잠을 자도 네 모습만 보여!!! 네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산 삼년간이 지옥보다 끔찍했다고!!"

세를의 표정없던 얼굴이 조금씩....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넌..!!....내가.!...내가 행복하길 바래서 떠나간 거지?!!!"

"..!!"

눈에 띄게 내 말에 반응하는 세를의 모습에서 나는 확신을 했다.

새하애 지는 그 얼굴에서..나는..

내 생각이 맞았다고.

"내가 행복하길 바래서 떠난거잖아!!! 모두 포기하고~!!!!"

...

세를은 대답이 없었다.

그저..

일그러진 눈으로...인상을 쓰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눈물을 참듯이.

"..잘 봐..세를..!...내가.....내가 행..복해 보여..?.."

"...........나...는..."

"너 없는 내가 정말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니 세를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작은 세를의 주먹이...꽈악 쥐어지며...조금씩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럼...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널 그렇..게 두고 황제에 오를걸 그랬나..?!! 네 말대로 너의 행복을 바랬는데!!"

"..."

"넌 날 기억조차 못했잖아!! 싫어했잖아!!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했잖아!!!"

..

"너는 자신을 황제로 알고...다른 사람은 내가 황제자리를 빼앗을까봐 내 눈치를 봤고..다른 군사들은 날 황제로 앉게 만들려했어!!

온 성이 너와 나 두 갈래로 갈라서 뒤숭숭하고 긴장과 불안을 느끼며 살았다고!!"

"..세를."

"내..것은..!!!....더이상 없었어..!! 내 것은..!! 내 것이 되길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세를의 목소리가 떨려오기 시작했다.

..

.....

"케인 너에게..!! 주고 싶은 걸 주고나니..!! ..목..숨조차 가눌수 없..었어..!! 내가 있으면 안된다는걸 아..니까..!"

"...나.. 때문이야..?"

내 낮은 목소리에 세를의 소리가 뚝 멈췄다.

그리고....그 주먹은 다시 더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ㅁ...뭐..?"

"나 때문이지..? 세를. 나 때문에 그런거지..? 지금 네가 말하는 모든거...네가 이제껏 아프게 산 모든거..나 때문이지..?"

"..."

"나 때문에 힘들었지..?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어..? 내가 없었더라면 네가 황제였지? 다 네 거였지?"

"......아..니야.."

"미안해. 세를..내가 그렇게 만들어서 미안해..내가 살아있어서 미안해."

"...아..아니야..!!.."

내 말에 반응하는 세를의 숨소리가 더 가빠졌다.

그리고..

그 눈시울이 붉어지며..흔들리며......나를 응시한다.

"차..라리 처음 네게 옥새를 줬을때 죽어버렸으면...이렇게까지 틀어지진 않았을텐데..네가 황제로 남.."

"아니야!!! 아..!!.ㅇ..아니야!! 그런게 아니라고!!!!"

세를이 내 어깨를 잡으며 흔들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것만 같았다.

나의 황제는..

강하면서도

...한없이 약하다..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케인!!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 나는..!!! 네..!!..네가 살아있는 것 만으로 좋은데!! 왜..!!!!"

"..."

"그러니까 다 포기한거잖아~!!!너..!!케인 너..!! ㅎ..혹시!! 다른 생각하고 있는거 아니..지?!!!"

대답이 없는 나를 보며 세를을 더 강한 힘으로 내 어깨를 흔들었다.

......

"너 때문이 아니야!!이 나쁜 자식아!!! 왜..!!..왜 그런말을 해!!! 나 아프게!!!..왜..!! 그런 말을 해?!!!"

"..나도 너의 말들에 마음이 아파..! 나도 그래!!"

고개를 들어 세를을 바라봤다.

그리고 내 주먹을 들어 세를의 앞으로 들어올렸다.

"아무것도 너의 것이 없었다고..?"

찰랑..

소리를 내며..대롱대롱 매달리는...목걸이..

....

그리고 반지.

그것을 바라보며 세를의 눈이 커졌다.

"......그거..!.."

"..너의 거야. 이 반지.."

나는 앉아있던 몸을 일으키며 세를의 손을 펴 그 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은....네가 주인이 아니면 안돼..그러면 가치가 없어."

"...."

"나도...하센도.. 블리스라는 이름도..그 안의 성도 땅도 하늘도..백성도.."

나는 목소리를 낮게 하며 품안에서..

.......옥새를 꺼냈다.

"그리고 이 옥새도."

"..!!!! 케인!!"

벌겋게 달아올라 주인을 기다리는 옥새를 내려다보며...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모두......모두 네가 주인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어.."

"..."

세를은 거의 울상이 되다 싶히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웃을수 있었다.

"너의 것...돌려준다."

"....케인..!"

"..그리고 네가..."

"....."

"나도 가져."

...

...........

나는 빙긋 웃으며 세를에게 손을 내밀었다.

세를은 한참이나마 그 자리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눈에서..

아까부터 가득 매달려 있던 눈물이 떨어지고..

얼굴이 일그러진다고 느꼈을 때..

세를은 내 목을 강한 힘으로 끌어안았다.

"..보..고 싶었어..!....케..인.."

...

"ㅎ...흑..!!...흑흑!!...우..으으....보..고 싶었..어..!!..보고 싶었어..!!!..흐..윽..!!.."

........

"..응....그래. 세를....이제 괜찮아.."

내 품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세를을 안으며.. 몇번이나 나 역시 눈물을 참았는지..

진심으로 내가.. 삼년전에 죽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겼다.

다시 세를을 볼수 있게...안을수 있게 한 모든것에 감사했다..

....

..

..세를은 눈물을 그치고...내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나와 함께 뒤 돌아섰을때..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듯 뻣뻣히 서 있는 하센의 얼굴에도..작은 미소가 보였다..

-------------세를.

성으로 돌아오는 내내...케인은 내 손을 놓지 않았다.

...

케인을 다시 만날수 있는게 꿈만 같다.

지난 날 동안..얼마나 힘들었는지.. 넌 알까.?

쉬운일이 아니였다.

목숨을 잃진 않았어도..

며칠간 혼수상태였다가 깨어나서 약 한달동안은 말도 하지 못하고 구토만 해댔었다.

..걸을수조차 없었다.

얼마나 힘든 시간이였는지..

....블리스에선 죽어버린 나.. 그곳 병원에서는 이상한 타인인 나..

내 존재를 깨달아가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얼마나..

...블리스로 돌..아가고 싶었는지..

다시 보게 된 케인과 하센의 얼굴은 많이 상해있었다.

몸의 단단함 같은건 몰라도..얼굴에 핏기가 없는것처럼..

...

잘 살고 있으라고 떠나 줬더니..

..오히려 성질을 내다니. 나쁜 녀석들.

걷던 도중 하센은..

먼저 기쁜 소식을 성 안에 전하겠다는 말을 하고 성으로 갔다.

나는...그런 하센의 뒷모습과 케인을 보면서..

왠지..

하늘이 두쪽이 나도 녀석들만큼은 내 편일....내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없이 고마웠고..

...내가 살아있음을....새삼 감사하게 됐다.

하센과 케인의 너무도 완고한 부탁인..

..황제...

내것이라는 그 자리를 다시 앉게 되는거..

...

생각해본적도 없고. 이제는 싫고 걱정이 된건 사실이였다.

원래부터 내 자리라고 생각한것도 이제는 아니고....성 안 누구의 얼굴도 볼 자신이 없는데..

.....

항상...별볼일 없는 왕으로서 살아왔는데..

[네가......나도 가져.]

내 손을 잡고 기분 좋음을 감추지 못하고 걷고 있는 케인을 바라보았다.

그런..말을 하다니.

....누가....누가 너 같은 못된 녀석...가진대?

......

..

"왜 얼굴이 붉어졌어?"

!

뜨끔.

나를 바라보며 어느새 웃고 있는 케인에게...

뭔가..많은 걸 들켜버린거 같아서 잡고 있던 손을 흔들었다.

"더워서!!!따..땀나!! 손 풀러!!!!"

"안돼."

"...."

"절대....다신 안 놓을거라고."

...

..............쳇.

네가 말하면 거짓말 같지 않다구.

화장실에서도 안 놓을래?

"..케인 너도 참 많이.."

"세를폐하!!!"

!!

케인에게 말을 걸던 도중에..나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여러 장수들이 하센과 함께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아..

...오..랜만에 듣는 ...내 명칭이네..

"정말 살아계셨군요!!! 다시 만나뵙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다시 황제로 모실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

"아...아...그래. 고마워.."

대답하며 살짝 웃었다.

...케인 앞에서 이 말들을 듣는게..왠지 좀 곤란했지만..

슬쩍 본 케인의 표정이 너무도 밝아서....나도 모르게 베시시..웃음이 나왔다.

정말...기분이 좋은걸..

보고 싶은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된것만으로도..

"ㅅ....셀!!!!!!"

!!!

"으...와아..!!"

나는 날 엄청난 힘으로 껴안는 그 힘에 놀라 소리를 내면서도 날 안은 팔이 누구의 것인지 금새 알수 있었다.

날 저런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은 단 한사람 뿐이니까.

"리효! 오, 오랜만이야.."

"이 멍청하고 둔해빠진 놈아!!! 네가....흑...!!..너같은 멍청이가 어딜갔다온거야!!! 얼마나 많이 걱정했는줄 알아??!!!"

정신없이 울어버리는 리효의 소리를 들으며..

나는 리효를 다독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내게 막 욕하는 버릇은 아직도 여전하네..

"걱정 많이 했구나.. 미안."

"흑...흐흑..!!...나쁜 노옴...!!...흑..!!"

숨을 쉬기 곤란할 정도로 날 껴안았던 리효가...손을 푸르고 내 얼굴을 바라봤다.

눈물에 젖어있는 눈이...

"...이게 누구야...우리 예쁜 리효는 어디가고.....참 못생긴 이 녀석은."

씨익 웃으며 말을 하니 리효는 금새 내 눈을 매섭게 흘겨보았고..

나는 더 크게 웃으며 리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모두다..

너무나 그리웠던 사람들이였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

하센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하센을 봤더니 하센의 표정이 조금 굳어져 있었다.

의아해서 옆을 보니 장수들 표정도 뭔가 곤란한..

......

"..무슨 일이야?"

내가 물어보니 하센이 무거운 듯 하게 입을 열었다.

"세를폐하가 살아돌아온다는 말을 듣고...백성들이 성앞까지 몰려들어와 아무리 내쳐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

..........

"그게 무슨 소리야!"

케인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는 입을 다물었다..

.........

내가..

...돌아온걸...항..의 하기 위해서...

반란하기 위해서...?

내 손을 잡는 케인의 손이 더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

"어떻게 해서든 모두 끌어내. 군사를 이용해서라도.."

"..아니,"

케인의 말을 끊고 내가 말을 이어갔다.

"성 앞에 자리를 마련해줘. 하센."

"...."

나는 내 손을 잡고 있는 케인의 손을 더욱 꼬옥 잡았다.

..내가 해야할 일이야.

"내가 그들을 만나겠다."

웅성웅성..

소란스럽고 수근수근 거리는 분위기에서..

나는 조용히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케인과 함께 계단을 올랐다.

사람들의 눈이 내게 박히며..

나를 발견하고 더욱 소란스러워지는 주위를 바라보며..

나는 내 자신을 계속해서 가다듬으며 걸어갔다.

손을 꽈악 잡고 있는 케인의 손을 놓으며..

가장 가운데 발판 위로 올라가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있는 아래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을 조용히 하게 하려고 케인이 든 손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조금씩 사그라 들고...

"...어.."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입을 열었다.

"내가..다시 살아 돌아왔..다."

아주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말투..

...아주 어색한..

잠시 혀로 입술을 축이며..말을 이어나갔다.

"이제 다.....시 황제가 될것이니..."

"..."

"결정..된 거니....싫다고 항의해도 소..용없어."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뭐라고 하는거야..

이런 말을 하려고 한것이 아닌데.

이런 소리를 하려고 그런게 아닌데..!

...

아무리 가다듬고..마음을 정해도 사람들 앞에서면 멋대로 내 권력을 증명해내는 소리들만이 나왔다.

이게.....아..닌데..

"원래 이 나라는..! 나의 조상들이 지배해왔고..!!..내가..!! 지배하는게 당연한거야!! 조금..!! 못해도...!!"

"..."

"내가 부..! 족해도..나는 황제니까!!..너..희는 아무리 반대해도 소용없어!!..ㅈ..전처럼..!!"

"...."

"전처럼..내가 못되게 굴지도 몰라!! 맘에 안 들면 다..죽여버릴지도 몰라!!!"

정신없이 말하다가 입을 멈추었다.

사람들의 바라보는 눈이 내 몸으로 박혀 들어갈것만 같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

...

이건..

"내가 황제로 있을때 했던 일...!!.."

내게 온통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을 내려보며..

..나는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마나 많은 상처를 준 사람들인데..

..또 다시 강압적으로 내가...

내가..

....

"......미..안.."

"!!!"

내 말을 들은 사람들이...조금씩 수근거리더니..

금새 술렁이며..시끄러워진다..

.....

"미..안.........그래도 내 백성인데....!!.."

나는 고개를 조금..숙이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

그런 나를 케인이 다가와 어깨를 다독여줬다.

돌아온 날부터 이런 황제라니..

..틀렸어..

"ㅍ...폐하..."

...

.......!

나는 웅성거리는 소리들을 듣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내가...잘 못들은건..가....

"폐하..!!.."

..

.....

"폐하!!!"

"폐하~!!! 세를 폐하!!!"

"세를 폐하가 우리의 황제입니다!!!!"

"황제폐하!!!!"

나를...부르..고 있었다..

사람들이..온통..

..손을 들고..

"잘했어...황제폐하.."

작게 웃으며 속삭이는 케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내가..

이렇게 가진게 많다는 것을..

너로 인해 알게 돼.

케인..

"..응.."

고마워..

"야~ 이 나쁜 자식아~~~~!!!!!!!!!!!!!!"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케인의 어깨를 꽉 잡고 흔들었다.

도저히 참을수 있는 문제가 아니였다.

"그게 어떤 옷인지 알기나 해???!!!돌아가신 어머니가 해준 옷이였단 말이야!!!! 내 신발은 다 어디갔어!!!!!!"

..

.....?

난감한 표정으로 케인이 창가를 가르켰다.

나는 창문을 보다가 다시 케인을 보며 몸을 일으키고..창문에 다가갔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본 순간..할말을 잃었다.

...ㅁ..

뭐야..! 저 검은 재들은..!!

"..기억나게 할까봐 네가 생각나는 건 모두 태우려고.."

..

...........

"......죽..여버리겠어.."

"!!"

"케인 너!!!이!! 어딨어~!! 그새 어디로~!!!!"

뒤를 돌아보자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보이지 않는 녀석을 불러댔다.

"내가 죽은줄 알고 다 태워서 잊으려 했다고??!! 지금 그 말이지?!!!"

씩씩거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방 안은 내가 아까 어지럽힌 모습 그대로여서 어디로 숨었는지.!

"보고 싶었다면서!! 다 거짓말이였어~!!!"

나는 너를 보고 싶어서 얼마나 독한마음으로 살아난건데!! 얼마나 힘들게 일어섰는데!!!

"...ㅇ...우악!!"

내 바로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케인이 날 안는 바람에 더이상 말을 이을수가...없었다.

"..거짓말 아니야. 너무 보고 싶어서...저것도 네가 자꾸만 생각나서..고통스러워서 태운거라고."

"....."

"정말이라구. 좀 믿어봐. 황제님."

"..비..켜."

몸을 밀착시키고 내 귓가에 입이 닿을듯 말하는 케인 때문에 얼굴이 새빨개 진것만 같았다.

갑자기 안는건 뭐야.

....놀..라게..

"싫어."

"....응?"

"세를. 내가 재밌는거 알려줄까?"

슬며시 고개를 드는 내게 케인이 다시 고개를 숙이며 입을 맞추었다.

그 모습이 너무 부드럽고 다정해서..

나는 눈을 크게 뜨고..그것을 받아드릴수밖에 없었다.

...

........

"..재..재밌는거 뭐!!"

키스...(/////////)가 끝나고..괜히 얼어버린 나는 소리를 지르듯 다른 말을 했고..

그런 내 목소리가 갈라지는걸 느끼며 입을 다물었다.

젠..장..

"..재밌고..두근거리는 거..."

...

......?

두근..거리는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세..세를..!!"

"하센!!!! 하센~~!!!!! 나 살려줘~!!!!!"

콰다당~!!!!

내 비명소리에 하센이 놀라서 문을 부시듯 들어왔다.

"폐하!! ..무슨 일..!!!!.."

하센은 막 내 앞까지 왔다가..나와 케인을 보고는 황급히 뒤 돌아섰다.

"죄..죄송합니다..!!!"

...?

나는 일그러진 눈썹을 치켜뜨고 케인의 턱을 밀어낸 후 침대 밑까지 기어나왔다.

"뭐가 죄송해!! 내가 불렀으니까 당연히 온거지~!!!!!!"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며 뒤의 케인을 노려봤다.

케인 녀석이 벗겨버려 내 몸에 걸친 옷들때문에 일어나면서도 시간이 오래걸렸다.

"재밌긴 뭐가 재밌어!!! 이상하고 아..아프단 말야!!네가 당해보면 울걸!!!"

내가 하센을 불러버린걸 당황한듯 쳐다보던 케인이 내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

"아하하.. 하센의 표정이 볼만 한걸?"

?

케인의 말에 하센을 바라보니..

무척 새빨개진 얼굴로..나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

왠지 케인에게 놀아나는거 같아서 울컥해진 나는 거의 매달리듯 하센에게 달려들었다.

"하센~!! 네가 나 구해준거야~! 케인 저 놈이 얼마나 이상했다고!!!"

왠지 딱딱하게 굳어있는 하센의 어깨에 매달린채 케인쪽으로 고개를 돌려 노려봤다.

"세를. 이리와. 이제 정말 안 아프게 할께."

"네 말 안 믿어!!!"

".....마.."

...?

하센의 잔뜩 낮은 목소리가 사이를 갈랐다.

의아한 눈으로 하센을 보자..

하센은 가라앉은 듯한 눈으로 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를 폐하께 허튼짓 하지마."

..

......

에?

하센의 시선을 따라간 케인의 눈은 꽤나 여유있는 표정이였다.

뭐야..

"헤에.. 이젠 막 반말하네."

"넌 이제 나와 같은 직위야. 내가 존대말 쓸 필요가 없지. 그리고.."

갑자기 날 안듯 감싸는 하센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도 이제 더이상 운명에만 따라가진 않을거야."

..

하센의 말에 그제서야 케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그 말은..선전포고야?"

"나도 내 감정을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

"뭐야~! 뭐야~ 왜 둘이만 말하고 그래?!!"

"...이리 와. 세를."

!!

금새 기분이 안좋다고 얼굴이 써져있는 듯한 케인이 내게 손을 내밀면서 말하고 있었다.

"젠장.. 불안해서 안되겠어."

"...응??"

날 사이에 두고 오가는 눈빛이..예전보다 더 심각해져 보였다.

어린애도 아니고.

"..뭐야! 리효가 분명 너희 사이가 좋아졌다고 말했는데......이거야 원, 전과 달라진게 없잖아."

작게 한숨쉬는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듯이..두 녀석은 서로 노려보기에만 바빴다.

너희..!!

지금 내 말을 무시한거지?!!!!

"여기서 뭐하고 있어~! 한참 찾았잖아~"

"아!! 리효!!"

하센과 케인과 함께 뜰을 걷다가..날 찾아다닌 듯한 리효를 만났다.

리효의 길어진 머리가 햇빛에 반짝인다.

....

이 녀석도..

참 많이 변한거 같네.

"나.. 찾은거야? 왜?"

"아니..누가 널 찾아왔다고 해서.."

..

....응?

"누구..?"

"나도 몰라. 나도 누가 하는 말 들은 거거든. 저쪽 언덕 위에."

누구지..?

나는 리효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언덕위를 보았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이왕 온 리효도 함께 가자고 말하며..

나는 언덕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몇발자국 걷지도 않고 케인과 하센은 으르렁 거리고.. 리효는 뭐라고 큰소리 쳐대고..

조금씩 서로 티격태격은 해도..

내게는 녀석들과의 대화 하나하나가 무척 재밌고 또 즐거웠다.

..이렇게 이 녀석들과 함께 걷고 있다는 현실이 즐거웠다.

..한때는 지키고 싶은데도 그럴수 없는.. 함께 있고 싶은데도 그럴수 없는 현실에 너무도 화가 났었지만..

다시는 잃고 싶지 않은..

....이제는 절대..

이렇게 얻은 나의 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

...

나는..

기분좋게 웃으며 내 옆을 걷고 있는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슬쩍 눈이 마주친 케인과..

마주보며 웃고..

아주 살짝..자연스럽게 잡아지는 손의 체온을 느끼며..

기분좋은 노래를 흥얼거렸다.

한번도 한 적이 없는 나의 이 행동에 무안하리만큼 시선이 따라왔지만..

뭐 어때..

..나 이 나라 황제인데.. 누가 감히 뭐라고 하려구?

피식.

..

............?

갑자기 걷던 녀석들의 걸음이 멈추어서..

의아한 눈으로 보니 케인도.. 하센도 리효도...앞을 보며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

뭘 그렇게 놀라는 거야?

살짝 인상을 쓰며..

녀석들의 시선을 따라 내 시선도 옮겼다.

..

.........

................................아아..!

"..세를."

....

나는 눈을 크게 뜬채 걸음을 멈추었다.

....세...상에..

"..여전하네? 오랜만이다."

유쾌한 듯한 웃음을 짓고 내 앞으로 내 밀어지는 손..

...

........

"...하,"

나는 저절로 웃음을 터뜨렸다.

"와아아..."

그 손을 뿌리치고 단숨에 달려가 안아 버렸다.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당황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더욱 팔에 힘을 주며 크게 웃었다.

너무도 즐거워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시 살아난 나는 이젠 황제이기 보다..소중한 하나의 사람이고 싶었다.

그리고..

이젠 그런 나의 모습이 황제인 나보다 더 자랑스러웠다.

....나는 그 것을 알게 되었어.!

다시 그런 나로 살아갈수 있는거지..?

이젠 정말 그럴수 있는거지..?

눈물나도록 반가운 얼굴이다.

부활이야..!

"카르딘..!!!!"

[ 부 활 END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기타자료실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20 기타 유주 형님에게 +1 에어(air) 10.10.16 40
519 기타 ^^ Personacon 유주 10.09.11 21
518 기타 d +2 Lv.1 [탈퇴계정] 10.09.09 19
517 기타 1 Lv.22 햄찌대마왕 10.07.18 8
»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10 -완결 Lv.1 코세이 10.07.14 44
515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9 Lv.1 코세이 10.07.14 9
514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8 Lv.1 코세이 10.07.14 6
513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7 Lv.1 코세이 10.07.14 10
512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6 Lv.1 코세이 10.07.14 4
511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5 Lv.1 코세이 10.07.14 7
510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4 Lv.1 코세이 10.07.14 7
509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3 Lv.1 코세이 10.07.14 7
508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2 Lv.1 코세이 10.07.14 9
507 기타 *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1 Lv.1 코세이 10.07.14 81
506 기타 링크용 EclipXe 10.07.12 11
505 기타 수능... Lv.80 표해만주 10.06.25 19
504 기타 어른동영상찾기2 Lv.26 웅곰 10.06.12 68
503 기타 어른동영상 찾기1 Lv.26 웅곰 10.06.12 83
502 기타 내 바탕화면... Lv.26 웅곰 10.06.12 49
501 기타 미로 Lv.26 웅곰 10.06.01 30
500 기타 흐음... 밑에분 추천한거 Lv.1 or**** 10.05.23 35
499 기타 정담용) 클릭이 안됨 Lv.26 웅곰 10.05.23 36
498 기타 감상란 표지용 Lv.64 극성무진 10.05.02 38
497 기타 한백무림서 좋아하시는분들! +1 Lv.1 적요-가무 10.03.11 81
496 기타 이런 Lv.32 동글몽실 09.12.31 25
495 기타 왜 실행이 안될까 Lv.32 동글몽실 09.12.03 39
494 기타 swat, 산탄총(m1014) Lv.37 구소 09.11.25 27
493 기타 파워돌4, 임펄스건담 등짝. Lv.37 구소 09.11.25 37
492 기타 하오대문 7권 Lv.1 꽃한송이 09.11.23 31
491 기타 금강님께 쪽지 보냈던 내용 Lv.9 림랑 09.11.16 59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