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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진짜 눈물나와요 #7

작성자
Lv.1 코세이
작성
10.07.14 17:48
조회
10

을 당하다 싶이 되어버렸습니다!"

분하다는 듯 몸을 떨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장수를 보며..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모두 알고 보냈던 일이지만 정말 몰살이라니..착찹한 마음이 베어져 나왔다.

"하지만..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

좋은 소식?!

"그게 뭐지?"

"케이드의 황제가 결국은 하센을...아니, 하센님.을 찾아내어 결투를 하게 되었는데..

그것으로 하센님의 힘이 많이 소모된거 같습니다!!"

!!!!!!

나는 놀란 눈을 뜨고 장수를 바라보았다.

하센과 카르딘의 결투라고..?

설마.

"카르딘...은...?"

작게 내 뱉은 말에 장수가 멈칫거리며..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와 동시에 나는 가만히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알거 같았기에.

"카르딘 황제께서는 ......전사하셨습니다."

.....

하,

뭐...

뭐가..좋은 소식이야.

...죽지 않길 바랬던 사람이 죽고..

그토록 아끼던 사람의 힘이 소모되었다는데..

모두 좋은 사람들인데..그 사람들의 악운이 내게 좋은 소식이 되는거야..?

카르딘~!!!

.....

아랫입술을 깨물고 아무말도 안하고 있자 살며시 내 어깨를 다독거리는 케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 케인을 바라보았다.

...카르딘이..죽었..다고.

카르딘이 죽었어....

........

[훌륭한 케이드의 황제...카르딘으로 .............기억해줄거지??!]

.......아...

아파..

...나...왠지 그 마음을 조금은 알거 같아서..

슬퍼서...

"괜찮아..?"

피투성이가 된 장수가 물러나고..

밤이 되어 침대에 몸을 묻을때까지 아무말도 안하는 나를 바라만 보던 케인이 조심스레 물어봤다.

"..아니."

손으로 더듬어 베개를 찾아 얼굴을 파묻었다.

괴로웠다.

마음이 답답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정말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있는 것 같아 정말 피곤했고...무엇보다..

카르딘의 죽음이 생각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죽을거라는 예감은 들었었지만 직접 그것을 귀로 듣고 나니..

무척이나 마음아프고 나의 무력함을 실감하게 되었다..

잠시 그렇게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자 따뜻한 손이 다가와 내 머리를 조심히 쓰다듬는다.

...

그 느낌에 살짝 고개를 드니 내 옆에 누워 부드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케인이 보였다.

괜찮다는 듯 쓰다듬는 케인의 손길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카르딘과...좋은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를텐데..

버릇없고 너무 자신만만해 했던 녀석이였지만 ..나 많이 좋아해주고..도와주려했는데..

[영원히 함께 하자.]

....

"..푹 자.. 자고 나면 한결..마음이 편해질거야.."

나지긋한 목소리로 천천히 울리는 케인의 목소리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그런 모습에 케인이 씁쓸한 미소를 작게 지어보였다.

...

빌어먹을 내 예감은 아직도 더 남아 있었다.

만난지 얼마 안된 카르딘의 죽음이 이렇게 큰 충격인데..

그것이 케인이라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해진다.

정말 자고 일어나면 아무렇지 않아질까..?

괜찮아...질까?

정..말.....?

.......

"...키스....해줄까..?"

.......

조금은 쉬어버린 목소리가 튀어 나와버렸다.

아마 나도 모르게 전의 케인처럼 간절한 표정을 해버리고 말았을거다.

그렇게 말하지 않고는 불안해서 참을수가 없을거 같았다.

오늘 밤이 아니면 이렇게 케인을 보게 될 수 없을것만 같았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해..?

....

나를 바라보던 케인이 다시 웃는다.

".......그래.. 주시겠습니까..?"

....

그 목소리에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고마워..

속으로 조그맣게 중얼거리고..

나는 그대로 살짝 몸을 움직여 케인에게 입을 맞추었다.

여전히 따뜻하게 맞닿아오는 입술에 마음이 포근해지지만...

..나 역시 케인처럼 웃음이 나오지는 못했다.

제발 아무일이 없길 바래..

내일도 너를 보며..웃으며 말할수 있도록..

아무일도 없길 바래.

"하센~!!"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저쪽 언덕 끝에 등을 보이고 서 있는 사람은 분명 하센이였다.

"하센~!!!!!!"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가서 하센을 꽈악 껴안았다.

그리고 날 뒤돌아 보는 하센에게 기쁜 웃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하센이..

"...하...하센..?"

.......

..하센의 눈이 까만색이였다..

그게 사실이였어..?

까만색눈을 가지고 케이드를 친게...그 하센이 역시 너였어..?

하센..!

"이제.. 황제가 되셔야지요."

검은 눈의 하센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뻣뻣하게 굳어버린 몸을 실감할수 있었다.

"..하..하센.."

"..제가 다시 지켜드리러 돌아왔습니다. 다시 황제가 되셔야지요.."

......

벌써 블리스로 온거야..?

블리스로..?

...그럼..

케인은........?

내 생각을 읽었는지 하센은 씨익 웃으며 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센의 시선을 따라가니 ...

....피투성이가 된 체 비틀거리는 케인이 보였다.

"..케인.."

"이 자가..주제도 모르고 왕권에 도전하여 황제가 되었으니.."

....

하센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지긋하게 이어졌다.

"..그 죄 값을 받아야합니다."

끝 말고리를 강하게 올리며 하센이 팔을 올렸다.

그리고 그 팔 끝 손에는....긴 장검이 잡혀 있었다.

하센..!!

"자..잠깐만 하센!!!"

내가 말릴 틈도 없이 그 팔은 크게 휘둘리며..

케인의...

케인의..몸을 뚫어버린다.

촤아아아아악~!!!!!!!!!

날카로운 소리..

살이 찢어지는 소리..

..그 사이에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케인이 고꾸라진다..

케인이..!!

"케인~~!!!!!!!!"

정신없이 흔들리는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애써 웃음지으려는 그 입에서 피가 흘러 나왔다.

마치..

'안녕히.'라고...인사를 하는것만 같았다.

온 몸이 소름이 돋고 부들부들 떨려왔다.

안돼..!!

"안돼~~~~~~!!!!!!!!!!!!!!"

"ㅅ....세를!!! 세를~!!!!!"

"헉!!! 하아..!! 아아아.....하아..!!"

!!!!

번쩍 하고 눈이 떠졌다.

얼굴을 손으로 짚으니 눈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뭔가 흥건히 젖어있었다.

아직도 떨어지고 있는 눈물을 한번 더 눈을 꼭 감아 떨어뜨리자 시야가 밝아지고..

그 사이로 걱정스러운 눈빛을 한 케인이 보였다.

"케인..?"

"악몽이라도 꾼거야? 어떤 꿈이였길래 그렇게 소리를 질러댄거야..!"

굉장히 놀라고 걱정했는듯 케인의 이마에도 송글송글 땀이 맺혀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울컥..하고 무언가가 넘어오는 듯 했다.

케인..맞는거지..

정말 너..케인 맞지..?

힘없는 손을 들어 날 내려다 보고 있던 케인의 목을 감았다.

그런 나를 안아서 번쩍 일으키며...등을 쓸어주는 케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많이 무서운 꿈이였어?? 이제 괜찮아..괜찮으니까.."

...

정말...

"...정말....무서운 꿈..이였어.."

......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케인을 더욱 꽈악 껴안았다.

악몽일 뿐이야.

그저 꿈일 뿐이야..그렇지..?

그렇겠..지..?

"아..세를.....지금 이런말 하는건 좀 그렇지만.."

....응..?

콰콰콰콰콰콰과아아아앙~~~~~!!!!!!!!!

흠칫!!!

엄청난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설마.

안았던 몸을 일으키며 케인을 바라보았다.

"하센이 벌써 블리스로 온거야...?"

"그래..그리고..."

케인의 표정이 어둡다.

"하센에게는...너와의 대화가 필요 없는거 같아."

콰콰캬카카카카아아아앙~!!!!!!!!!!!!!

와탕당당당~!!!! 끼이이이이이이~~~~!!!!!!!!!!

...

케인의 그 말을 끝으로 나는 흔들리고 있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이런 젠장.

"하센과 만나야해!! 하센이 이럴리가 없는데!! 내 허락 없이 블리스를 공격하다니!!!"

성밖으로 나와 빠르게 걸으면서 케인에게 말했다.

"지금 하센은 이성이 남아있지 않을거야. 너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차 있겠지만..너를 감지하지는 못하고 있어."

내 옆에서 역시나 빠르게 걸으며 케인이 내게 말하고선 하인에게 말을 준비하도록 명령한다.

케인과 나의 힘...그리고 하센의 힘이라.

카르딘과의 싸움에서 많이 소모되었다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하센의 힘은 대단했다.

"너와 내가 힘으로 하센을 제압할수 있을 확률이 어느정도 된다고 생각해..?"

말에 올라타면서 케인에게 물었지만 대답을 들을수 없었다.

...물론 나도 알고 있었다.

완전한 황제였던 전의 내 힘과....

지금의 나와 케인에게 갈라진 힘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그러니까 하센이 저렇게 날 뛰는 걸지도. 힘으로 만은 하센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하센이 내 얼굴을 보게 되면 금새 기억해 낼거야. 우선 보고.."

"어떻게 설득할거지.?"

...!

그 말에 놀라 케인을 바라보았다.

..그래..나는 하센을 어떻게 설득할 생각이지....?

블리스의 공격을 멈추게 하려면 모든걸 원래대로 돌려놔야한다.

..케인의 죽음을 원할것이다.

하지만..

절대 그렇게 할 수는 없어.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 보는 케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괜찮을거야.

하센인데...내가 강하게 명령하면 모든게 좋게 끝날수도 있잖아.

모든게 날 위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내 부탁이면 들어줄거야.

내 명령이면 내 말이면....하센은 들어줄거야.

"그래. 하센을 막아야해. 더 이상 하센이 흥분하게 된다면.."

...

케인과 나와의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낮게 한숨을 쉬고 케인의 그 말을 대신 이어 말해주었다.

"......블리스는 멸망할거야."

.....

"어느쪽이야?!!!"

"서북쪽!!! 조금 더 힘이 나는 곳이 가깝게 느껴져!!!"

옥새의 힘이 약해진 케인은 하센의 힘을 감지하지 못했다.

덕분에 내가 감지하여 위치를 알려주어...정신없이 블리스 땅으로 쏘아지는 파편들을 피하며 바위산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땅이 갈라지고 돌들이 무너져 바닥에 박히고 있었다.

내가 가장 잘 써먹었었던 힘들이였다.

하센..!

콰콰콰가아아앙~!!!!!!!!!

파다다닥!!!!

".....저기야."

불고 있는 바람을 느끼며 손으로 가르켰다.

...

하센이 서 있었다.

여전히 변함없는 표정으로..그리고 틀림없는 검은 눈으로..

"좋아. 가자!"

얼른 가려고 말을 모는 케인을 바라보았다.

..

미안.

나는 케인 앞으로 손을 내밀어 힘을 주었다.

"!!!!!!"

"히이이이이잉~!!!!!!"

쿠다다다닥~!!!투구구르르르~~~!!!!!

그리고 보석으로 힘을 모으자 말이 발광을 부리며 뛰어다니고..

갑자기 닥친 상황에 케인은 순식간에 말에서 떨어져버렸다.

다시한번 힘을 주었더니 말은..큰 소리를 내어 주저 앉고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

"...세를..?"

케인이 무슨짓이냐는 듯 나를 바라봤고..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케인을 내려다 보았다.

"..나 혼자..간다."

.......

내 말에 케인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얼굴이 새파래진다.

"세를..!!"

나는 미련없이 케인에게서 시선을 옮기고..케인을 뒤로 한체 빠르게 말을 몰기 시작했다.

"기다려!!세를!!!!세를?!!! 그게 무슨 말이야~!!!!!"

절대 케인과 하센을 만나게 하지 않을거다.

꿈에서 처럼 하센에게 케인이 죽음을 당하지 못하도록.

내가 다 알아서 할거야.

절대로 두사람이 만나서 대결하지 못하도록 내가 막겠어.

"세를~!!!!"

이젠 보호만 받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보다..

내가 지킬거야.

이번엔 내가 너를 지킬거다. 케인.

더욱더 말을 세게 몰았다.

뒤에서 소리지르며 나를 부르는 케인의 목소리도 점차 작아져 갔고..

너무나 익숙한 초록 머리의 아름다운 사람이 점점 가까워졌다.

하센..!

내 얼굴을 보고 조금이나마 나를 알아볼것이다.

하센이 갑자기 무릎꿇어 용서를 빌며 제 자리로 돌아갈거 같은거 바라지도 않지만..

적어도 이 상태로 케인을 찾아내어 죽이는 것만은 막아야만 한다.

나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내가!..

녀석의 황제라는 점을 일깨워줘야 한다.

"하센~!!!!!!!"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고 하센 앞으로 힘을 주어 팔을 벌렸다.

순간 하센의 앞의 땅이 크게 갈라지고 돌들이 들어올려졌다.

콰콰콰카카카카아아아앙~!!!!!!!!!!!

애초에 부터 하센이 엉망으로 만든 곳을 내가 원래대로 돌릴수는 없었다.

황제의 힘으로서 그 힘은..파괴하는 용도로만 사용할수 있었기 때문에.

무언가를 부시고 파괴하는 것은 간단하고 쉽게 할수 있었지만 반대로 원래대로 돌려놓는건 내가 할수 있는 능력이 아니였다.

그렇기 때문에 하센에게는 그런 나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날 감지해내게 하기 위해서!

하센의 검은 눈이 그제야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눈이 마주쳤다.

하센..!!!

됐다!!

날 보는 하센의 눈이 살짝 찌푸려진다.

반응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이성이 날라가고 폭주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어도 나를 감지해내는 것이다.

나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제대로 하센을 공격만 한다면..!!

....

하센을...!

....

손을 들어올려 하센쪽을 향하게 하다가..멈추었다.

하센을.....공격..해야해..?

그토록 보고 싶던 아름다운 모습의 하센을..

그토록 찾아해맸던 내 소중한 하센에게...공격을....?

"..아.."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앞이 캄캄해져왔다.

하센을..

....공격하지 못하겠어..

........

다른 사람도 아니고..내.......내 하센인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 자세 그대로 하센을 바라보았다.

잠시 찡그려졌던 하센의 미간이 곧 원래대로 돌아온다.

아...

....맙..소사.

!!!!!!!

파아아악~!!!!!

"흐..!...으윽!!!!!"

제 정신이 번쩍 든 순간 이미 내게 손을 쳐드는 하센의 엄청난 힘에 정신을 잃을정도로 숨이 막혀왔고..

흔드는 하센의 손 그대로 나는 멀리 쳐박혀져 나뒹굴어졌다.

콰당탕탕~~!!!!!!우르륵!!

"아아아악~~~!!!!!!!!!!!!!!!!"

엄청난 고통에 참을수가 없었다.

전에...영주를 벌줄때 써먹었던 목을 잡은 그 힘이였다.

...

보나마나 내 목에도 하센의 손자국이 깊히 새겨져 버렸을것이다.

하염없이 구토가 넘어왔다.

"흐..ㅇ...윽!!..에엑~!!!...케헥!!..하아..!!"

"세를!!!!"

일어날지를 모르고 뒹굴며 괴로워 하는 나를 정신없이 뛰어온 케인이 결국은 찾아냈다.

하센 역시 내 숨통을 아예 끊어버리러..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괴로움에 손가락으로 바닥을 긁어댔다.

너무 강한 힘에 목이 졸려서 그러는지 머릿속으로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고 그저 바들바들 떨어대기만 했다.

하센이 아니다.

이렇게 나를 내 던져버릴수 있는건 하센이 아니야..!

절대 내 하센이 아니야..!!

..

이길 수 없는 상대가 되어버렸다.

옥새의 힘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케인은 절대 하센을 상대할수 없었고..

상대할수 없을줄은 알고 있었지만 나를 알아보리라 확신하던 하센에게..

순간 마음이 약해진 내 탓으로 나 역시 힘을 쓸수 없을만큼 괴로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세를!!괜찮아?!!"

정신없이 내 목을 감싸고 등을 두드리며 케인이 소리를 질러댔다.

괜찮을리가 없었다.

하센은 순식간에 나를 죽이고도..절대 본인이 나. 세를을 죽였음을 모를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케인을 죽이고 블리스를 멸망시켜버릴것이다.

그리고..

..모든것을 사라지게 만든 하센 역시 나를 찾다가 죽어버릴 것이다.

......나를 찾아해매다가..

...............

".케헥...ㅎ..윽...!..미안. ..하아..!....데 역시 난 내 몸하나.. 가누지 못..했어.."

케인의 품에서 작게 말을 했고..

케인은 그런 나를 아프게 바라보았다.

...

하센이 내 숨통을 끊어놓으러 다가오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먼저 공격했던 상대부터 죽일테니..케인을 먼저 건들지는 않을것이다.

나를 죽이겠지.

그래도 꿈에서 처럼 케인이 먼저 죽는 모습을 보지 않아서 다행이다.

내가 먼저 죽는다면..그렇게 된다면 케인의 죽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니까..

......케인..

!!!!!

케인의 옷을 쥐고 있던 내 손에 케인이 급하게 무언가를 쥐어준다.

뜨겁고..딱딱하고..

....그리고 익숙한 감촉..

내려다 보며 그것을 확인 하지 않아도 알수 있는......

......

나는 정신없이 흔들리는 눈으로 케인을 바라보았다.

지금..!

지금 너..!! 내게 뭘 준거야..!!

케인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내 아름다운 황제께서...이렇게 쓰러지면 되겠어..?"

.......

케인.

...케인..!!

"하센...뿐만 아니라 내게도..........넌 영원한 황제였음을...잊지..마."

....

케인의 그 말에 나는 정신없이 고개를 내 저었다.

뭐야...왜 그런말을 해..

왜 그런말을 해..!!!!!!

파지지지직~~!!!!!

아닐거야..!

내 손안에서 더욱더 뜨거워 지는 그 것을 꼭 쥔체..나는 내려보지 않았다.

내려보는 것이 겁이났다.

이미 자신이 내게 닿은 것을 기뻐하듯 그 물건을...나는 내려다 보고 싶지 않았다.

......

..............옥..새.

"어차피..네 것이잖아..네가 돌려받아야 할것이고..내가..돌려주려 했던거야."

아까전 하센의 공격보다 더욱 숨이 막혀오는거 같았다.

케인의 미소짓는 얼굴이 점점 생기를 잃어간다.

...안돼..

파지지지직~!!!치지지직!!!!!!!!

"네가.....나의 황제였음을 잊지마.."

케인..!!

안돼!!! 제발!!!!!

저절로 떨어지는 눈물이 내 손의 물건에 닿자마자 사라진다.

이미 옥새에서 나온 열기가 내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옥새가 내게 흡수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케인의 안색은 창백해져갔고..

날 잡아주었던 단단한 팔의 힘이 느슨해지고 있었다.

"사랑해.. 세를."

아, 안돼..케인!

이걸 말도 안돼..이대로 쓰러지면 안돼. 케인..!!!

"사랑해.."

..케인의 웃는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여전히 따뜻했다.

이런..

..이런.....!! 빌어먹을!!!!!!!

"케인~!!!!"

ㅍ..파파파아아아아악~~~!!!!!

케인의 웃는 입에서 피가 베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케인이 전에 말한데로..옥새가 케인을 처리하고 있었다.

황제가 나타났으니 이제 필요없는 몸뚱이라고..케인을 없애려 하고 있었다.

꿈에서처럼 케인은 금새 피투성이가 된다.

....꿈..에서 처럼...

옥새가 내게 흡수되면서..하센에게 당한 상처들이 눈에 띄게 낳고 있었다.

목을 잡힌것도 숨을 틔워주고..

어마어마한 힘이 내 안에서 터져나오고 있었다.

"흐...흐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것을 받아들이는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정작 아픈건...

"아아악..!!!..흐윽!!...으아아아~~~!!!!!!!!!!"

식은땀이 눈물과 함께 떨어져 내렸다.

피로 흥건해진체 희미하게 나를 바라보던 케인이..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왜..!!!

눈을 뜨지 않는 케인을 보는 것은 내게 지옥이였다.

"...누...눈을.....학..!!....눈을...떠.!!!!.."

떨리는 손으로 케인을 흔들어댔다.

잔뜩 쉬어버린 내 목소리가 귓전을 울려댔다.

"흑....흐아..!!...눈을 떠..!!!...눈을 떠~!!!!!...학..!...눈을 떠~~~!!!!!!!!!"

내 말이 말 같지 않는 거야?!!!!

눈 뜨라고 이 새끼야!!!!!!!!!

황제라며!!! 날 보고 황제라며~~!!!!!! 그렇다면 내 명령을 들으란 말이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

..........

"......무릎을 꿇어라."

......

낮은 목소리로 넋이 나간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올려.....내 앞에 서 있는 .......하센을 바라보았다.

"........하센."

나는 다시 중얼거리듯 하센의 이름을 불렀고..

내 가벼운 듯한 떠있는 말에... 하센의 다리가 심하게 후들거리고 있었다.

내가 바라보는 하센의 초록. 눈동자 안의 내 눈과 보석이..

강하게... 붉은 빛을 내고 있었다.

"아아아악~!!!!!폐하~~!!!!!!!!!"

케인의 늘어진 몸을 말에 태워 성으로 돌아온 것을 리효가 보고 비명을 질러댔다.

여러 하인이 뛰어와 케인의 몸을 내리는 모습을 보고..나는 그저 서 있을 뿐이였다.

심각한 상태지만 아직 숨이 끊어지지는 않았다.

그저 자고 있는 것처럼 피투성이가 된체 눈을 감고 있지만..

....다시는 뜨지..못할것만 같다..

다..시는..?

다시는 볼수 없어..?

"내가!! 내가 살릴거야~!!!셀!! 내가 살리게 해줘!! 내가 치료하게 해줘~~!!!!!"

성내에서 가장 유명한 의원에게 케인을 맡겼더니 리효가 뛰어와 내 옷자락을 잡고 흔든다.

...리효..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내가 살릴테니까..!!!! 제발~!!!!!!!"

.....

리효의 눈물이 쉴틈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에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리효는 금방이라도 넋이 나갈 듯한 얼굴로 케인을 살핀다.

바쁘게 움직이는 리효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나도 살리고 싶어..

...다시 일어나 나를 보는 케인에게 웃으며 달려들고 싶어.

네가 그렇게 좀 해줘...리효..

제발..

그 녀석 그렇게 사라져 버리지 않게.

네가 그렇게 해줘.

내 몸에 흡수되었을 옥새가 더할 나위없이 야속하기만 했다.

케인을 죽인것은 내가 된다.

내가 케인을 죽인것이다.

[널 반드시 죽여버릴테다!!!케인!!!!!!]

...내가 내린 저주가 이루어져버렸다..

하지..만.....

..그것이 이제 내겐 저주였다.

"..세를님."

.....

................

부드럽게 울려퍼지는 소리에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하센이였다..

내게 너무 소중한....정말 나의 하센이였다..

"하센.."

"괜..찮으십니까."

가까이 다가와 내 걱정을 해주는 하센을 보면서.......자꾸만 채워지지 않는 가슴 한 구석은..

심장이라도 잃어버린것처럼 ..공허감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괜찮냐고 묻는 하센이 바로 앞에 있는데..

분명 아름다운 예전 모습 그대로 인데..그토록 보고 싶어했는데..

살짝..내가 고개를 숙이자 하센이 놀란 듯 더 가까이 와서 내 안색을 살핀다.

그 모습에 나는 간신히 미소를 짓고...하센을 올려다 보았다.

"오..랜만 ....이구나."

내 미소를 보고 하센은 내게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지켜드리지 못해서.. 그리고 제가 감히 세를님을 공격한거.. 블리스를 공격한것들 모두.."

"....."

"너무도 큰 죄.... 값을 치루도록 하겠습니다. 벌을."

...

"...너의..... 벌은 케인의 상태에 따라 결정할거다."

작게 중얼거리는 내 말에 하센이 고개를 들어 놀란 눈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예전의 나였다면..

울고 불면서 죽어버리라고 소리질렀을테지.

그렇게 말하고서도 다시 한번 그런짓 하면 죽일거라고..한번 더 봐주겠다고..

"..케인은.......죽을 것입니다."

그렇게 말했겠지.

"....아니야. 반드시 살거야."

정의를 내리듯 말하는 하센의 말을 잘랐다.

내 말이라면 케인은 무엇이던 들어주었다.

나를 끝까지 황제로 보고 있었으니까..그러니까....

..그러니까 절대 죽지 않을거야..

"세..를님....?"

그때 까지는 나도 울지 않아.

절대..

절대 네가 죽은것처럼 슬퍼하지 않을거야.

절대 울지 않을거야..!!

알았어..? 케인!!!

"셀~!!!!!!!!!"

!!

리효의 목소리에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내 가까이 다급하게 다가온 리효가 숨을 가쁘게 쉬면서 얼굴을 찡그린다.

.....

"응급처방은 해두었어.!! 약초가 필요해~!!! 성안에는 없는 거야. 아주 희귀한 거라 차화산 깊은 곳에나 있을거야!!

그것을 캐러 가야겠어~~!!!!!말! 말을 빌려줘~!!!!"

리효의 말에 내가 입을 열었다.

"혼자..가도 돼겠어?"

"다른 사람 끼고 가면 더 귀찮을 뿐이야!! 어떻게든 구해볼테니까~!!!!!"

아직도 리효의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그대로 있었다.

얼마나 급했으면..

...

리효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자기가 할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었다.

...난.....?

....

쉬이이이이익~~~!!!!!!!

!!!!!

순식간에 날아든 칼날이 리효의 목에 대어졌다.

...

"ㅎ..하센!!!!"

하센의 손에 검이 들려있었다.

"누구 앞이라고 감히 반말을 해대는 것이냐."

금방이라도 베어버릴듯 하센이 손을 슬쩍 움직였다.

"그만둬~!!!!"

..

내 비명같은 명령에 하센이 놀란듯 손을 멈추었다.

하지만 역시나 검을 쥔 손은 리효를 향하여 뻗어있었다.

..이해못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는 하센에게..어서 검을 치울것을 매섭게 명령했다.

"세를님! 하지만..!!"

"그만 두라고 했어. 그 얘는..!"

"말 다툼 할 시간 없어~!!!! 날 죽이고 싶다면 케인황제님을 살린뒤에 해~~!!!!!!!!!"

....!!

리효의 커다란 목소리에 하센과 나의 말이 멈추었다.

순간적으로 나온 리효답지 않은 통솔력에...그녀가 말한..케인을 위해서 무슨짓이라도 하겠다는...것을...알수 있을거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그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서 자기 몸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겨우 작은 여자아이일 뿐인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래. 말은 아무거나 타고 가고 싶은거 타고가도 돼."

힘없이 내뱉는 내 말에 하센이 나를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

나는...내게 고개를 끄덕거리고 말에 올라타 금세 멀어져 가는 리효를 보고 있었다.

....매번 잔혹하리만큼 난 내 자신의 자리를 찾기 힘들다..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내 자신의 나약함에 저절로 고개를 내두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만 가만히 있을수는 없잖아..

케인도 리효도 하센도 카르딘도..!!

모두 자신의 소중한 것에 대해 모든것을 걸어 그 것을 믿어왔는데.

[난..내 사랑을 믿어. 세를.]

케인...

...꼭 살아..줄거지...?

나도 널 믿을께..

...내가 할 일은..지금 네 옆에 있어주는 것이겠지..?

그저 믿으면서 네 옆에서 널 바라봐 주는 것이겠지..?

[내 곁에 있어줘..]

..그럴께.

그렇게 할께..

...

"..제가 없는 동안....많은 일이 있었던거 같군요....."

조용히 울리는 하센의 목소리에 하센쪽을 바라보았다.

무릎꿇은 몸을 일으키는 하센의 얼굴은 작은 미소가 스며 있었다.

"....많이 변하신거 같습니다.."

하센의 맑은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이 보였다.

..변..했다고.

그 눈에 가득찬 내 얼굴이 살짝 미소를 짓는다.

"..많은...일이 있었지.."

짧다면 짧을수 있는..네가 없는 그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

용서할수 없다고..

케인을 죽이려고 발악하다..

결국은 포기하고 다른 마을에 숨어들었다가 날 구해준 리효를 만나고..

노예로 끌려갔다가 케인에게 구출되어 복수하고...리효를 데려오고 카르딘을 만나고..

케이드와 전쟁을 하고..전쟁에서 지고...붙잡히고..

데리러 온 케인에게 모진말을 내뱉다가...

하센의 부활에 케이드가 멸망하고..도망쳐서 블리스로 와 카르딘의 죽음을 듣고..

..케인과 키스하고..

.....

그리고..꿈처럼 케인을 잃을 상황까지 와버렸어...

...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어..

충분히..

내가 변할수 있을만큼 많은.

"케인에게 간다."

내 말에 고개를 숙이며 내가 지나가게끔 비켜주는 하센 옆을 지나 걸었다.

..잠시후 내 걸음에 맞추어 뒤에 따라오는 하센의 걸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케인을 바라보면서도 울지 않을만큼.

눈뜨지 않는 케인을 붙잡고 소리치지 않도록.

나는...강해져야 하니까.

"구해왔어~!!!!!!!!"

오래..정말 한참의 시간이 흐른후 약초를 구해왔다고 케인의 방에 들어온 리효의 몸은..정말 멀쩡한 구석이 없었다.

얼마나 흙속을 헤메고 다녔는지 손을 벌게서 붉게 터진 물집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옷은 먼지 투성이에다가 나무에 긁혔는지 한쪽 소매가 심하게 찢어져 있었다.

"리효.."

리효는 급하게 들어와서 약그릇에 약초의 뿌리를 잘라 넣고 으깨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물이 담긴 그릇에 그 것을 넣고 저은 후..

내쪽으로 가지고 왔다.아니.

정확히는 케인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억지로 입에 넣어봤자 삼키지 않을거야."

그럼..

"입으로 넣어주는 수밖에 없어."

....

"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케인 앞으로 다가가 침대맡에 앉는 리효를 보며 나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황제께 무례한 짓을 했다고 나중에 벌받아도 좋아. 지금 먹이지 않으면 폐하는 살수 없어."

"잠깐만!!!!!!"

나도 모르게 약그릇을 입에 물려는 리효를 다급히 말렸다.

내 쪽을 바라보는 리효를 보며..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 것도...입 맞추는...거잖.아..?

"내가 할께."

"!!!"

내 말에 리효의 얼굴이 놀란 표정을 하고..얼굴을 굳힌다.

그건 방안의 주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셀...네가?"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세를 황제님!!"

급하게 말리려고 소리치는 근처의 의원을 나는 노려보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내가 한 말을 감히?!"

내가 잔뜩 노려보면서 지르는 소리에 놀라서 기겁하는 의원을.....하센이 조용히 손짓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리효에게 약그릇을 달라고 손을 내 밀었다.

"....내가 한다."

괜찮겠냐고 물어본 하센은.. 긍정하는 내 대답에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였다.

리효도 조금은 머뭇거렸지만 내게 약 그릇을 내밀었다.

나는 약을 조금 입에 물고는 케인을 바라보았다.

......

케인의 눈이 다시 떠서 나를 바라보게 되길.

다시 나를 보며 맑아질 수 있길.

아름다운 케인의 얼굴 위로 내 얼굴을 가져갔고..

살짝 닿은 입술..

케인의 입을 벌려 약을 넘어가도록 만들었다.

꿀꺽..거리며 약하게 케인의 목에서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입술을 떼면서..케인의 앞머리를 살짝 쓸어 넘겨주었다.

반드시 깨어나야해.

다시 몸을 일으키고 입에 약을 가득 물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눕혀 케인의 입에 약을 흘려넣어주었다.

잘 삼켜질수 있도록 턱과 목을 적당히 살짝 자극을 주면서..혀로 밀어주면서..

....나는 계속 마음을 다스리려 애를 썼다.

반드시 깨어나야해. 케인..

끝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게.

깨어난 네게...울지 않았다고 웃을수 있게..

케인..

!!!!

"...ㅎ....후...으...!!!!"

세번정도 약을 입에 밀어넣어주었더니 케인의 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불이라도 데인듯 심각하게 뜨거워지며 핏줄이 두드러지게 올라오고 있었다.

"케..케인!!!"

"괜찮아!! 약에 반응하는거야~!!! 이것이...!!...할수 있는 가장 마지막 처방이였어.."

...마지막...?

여기서 죽을수도 있다는 거야..??!!

"흐...후으으으....!!...으..!!웁!!"

케인!!

"케인~!!! 저..정신차려!!! 이겨 내야해~!!!!!"

나는 무의식적으로 케인의 손을 꽈악 잡았다.

이대로 끝일것만 같아 무섭도록 두려워졌다. 절대 그래서는 안돼는데..!!!

"내 말이라면 다 들었잖아!!! 내..내손 잡은거 느껴져~???!!절대 놓지마!!!절대 놓치면 안돼!!!"

놓지마~!!!

새파랗게 질려있던 케인의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터질듯...온몸에 땀을 흘리며 케인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흐...으으...!!!...우으.!!...하아...아..!!!!!!"

저절로 느껴지는 것 같은 고통..

끔찍한 고통..

....조금만 더 참아..!!

"참아!! 케인~~!!!!!! 조금만 더 참아~~~~!!!!놓지마~!!!!!!!!!"

"으으으....흐...하아악..!!!"

잔뜩 팽창해 있던 케인의 살과..핏줄들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듯 꿈뜰대고 있었다.

이대로 잃어버릴것만 같아서 끔찍한 생각들만 머릿속에 가득차갔다.

안돼..

제발!!!!!!!!

"흐으...!!!!....으으...음...!!.."

!!!!!!!!!

...

"..하...ㅇ...아...."

.........!!!!!

잡고 있던 손이 빠르게 식어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갑자기 케인의 몸이 크게 침대 위에서 튀더니 빨개졌던 얼굴이 서서히....

...서서히 가라앉는다.

그와 동시에 얼굴에 흘러내리던 땀들도 조금씩..자취를 감추고..

가쁜 숨소리도....점차점차....작아지고 있었다.

"..케..인....?"

!!!

급하게 리효가 내 옆으로 다가와 케인의 상태를 살폈다.

나는...꽈악 잡았던 손을 더욱 꽈악 잡으면서...눈을 감았다.

제발..

.....케인..!!

뜨거웠던 손이 식어간다..

..케인의 상태를 확인한 리효가 뒤 돌아 나를 바라본다.

역시나 땀이 가득 나 있던 리효가..

작게..

미소 짓..는다.

"정말 다행이야.....후우.."

.....

"약이 정말 잘 받았던거 같아. ..이제 위독했던 증상은 완전히 나을거야. 곧 의식도 돌아올거고....하아...정말..다행이야."

...

힘이 빠지는 바람에 그대로 케인의 손을 놓고 침대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탁.

그런 나를 재빨리 잡아주는 하센을 보고..나는 힘없는 미소를 지었다.

하센은..미소짓는 내 얼굴을 보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정말 놀랐습니다. 얼마전만 해도 케인을 죽이러 했던 세를님 같지가 않아요."

.......

하센의 그 말에..나는 잠시 케인쪽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미워했던 상대였던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래, 이제..........난 그때의 세를황제가 아니야..

내 자신에 대해 조금더 알게 되었고..그리고..

지키고 싶다라는 느낌을 알게 되었으니까.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이 어떤 것이라는 걸 절실히 실감했으니까.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고 싶은게 있다는 것을.

"하센..있지.."

"..윽..!!...음..."

!!!!!

...

익숙한 목소리에 말을 잇기도 전에 고개가 먼저 돌아갔다.

리효의 눈물이 보였고..리효의 웃음이 보였고..

...그리고 케인의 눈이....

보...였다..

"케..케인!!!!"

나는 다시 얼른 침대위로 다가가 케인의 손을 꽈악 잡았다.

살았어..

잘했어.. 케인..!

..내 말...끝까지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숨이 쉬어지지 않을만큼 기뻤다.

눈물이 저절로 흐를것만 같았다. 그렇게 참았는데도..

"황제폐하~!!! 괜찮으십니까??"

"폐하~~!!!"

방안의 사람들의 소리와 리효의 미소가 기쁘게 퍼졌다.

..살았어....

케인..

"...으....응...괜찮아.."

희미하게 눈을 뜨며 아직도 머리가 아픈지 내가 잡은 손이 아닌 다른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아름다운 눈동자를 몇번 감추던 눈꺼풀이 마침내 다 들어지고..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눈동자가 나를 담아낸다.

케인의 눈동자 안의 내가 보인다..

금방이라도 울것 같으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내가 보인다..

.....아..

참으려고 했는데...자꾸만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이 바보같은 자식...누가 너보고...!.."

누가 옥새를 달라고 그랬어..

왜 멋대로 나만 남겨두고 가려고 그랬어..

왜 마지막인것처럼 힘들게 고백하고 눈을 감았어..!! 왜..!!!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나는 터질듯 뛰는 심장을 가누며 케인을 바라보았다.

어찌되었건 상관없다.

이제 살았으니 됐어. 괜찮아..

케인..

정말 네가 죽는 줄만 알았어.

..내가 죽을것만 같이 아팠어..!!

"그럴..리가... 옥새가 케인을 살려둘리가 없을텐데.."

내 등뒤에서 하센 역시 믿을수 없다는 듯이 말을 했다.

그래.

옥새는 분명 케인을 죽이려고 했을거야.

하지만 그 정도에 녀석은 쓰러지지 않았어.

내 말을 듣고 내 손을 잡고 일어났어.

..죽지 않았어..

"괜찮아..이..정도는..다들..걱정..마....."

몇번 다시 눈을 깜박이던 케인이 나를 바라보고 내가 잡은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아..

왠지 그동안 소리지르고 난리를 부린걸 케인에게 들킨거 같아..

괜히 민망해졌다.

그래서 나는 살짝 케인의 손을 잡은 손을 살짝 빼내려고 했다.

슥~!!!

...

하지만..

그 전에 케인의 손이 내 손에서 빠르게 빠져나갔다.

.............

...

"왜 손을 잡고 있는거지..?"

.....

....................................

"......ㅋ...케..인.."

나는 놀란 눈을 뜨고 케인을 쳐다보았다..

가쁘게 쉬는 숨처럼 떨리는 말이 토해져 나왔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케인의 시선은 전처럼 따뜻하지 않았다.

나를 보며 웃지 않는다.

"..내 이름, 부르지마."

....

.......하.......

강하게 말을 내뱉는 케인을 보며...앞이 캄캄해져 옴을 느낄수 있었다.

내 예감..

케인이 죽었던 내 꿈..

옥새가..절대 살려둘리가 없었는데 살아난 케인.

....

맙소사...

나는 비틀거리는 몸뚱이를 겨우 가누면서..

케인을 바라보았다.

케인은 변함 없는 표정으로 무관심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입을 벌린다.

"..기분나빠."

.......

내 목에서 피비린내가 나는 듯 했다.

....

알겠..어..

옥새가 노렸던 것이 무엇인지 알겠어.

잔인할만큼 선명한 느낌으로 알수 있었다..

내가 알던 케인은....

"넌 누구야."

케인은 사라진거야..

"지금 케인폐하 입장에서는 자신이 황제의 아들로 태어나 아무일없이 왕자로 지내고 왕위를 계승했던 황제로 기억하고 있고...

주위의 시종들이나 나까지 기억하고 있어!..그저 자신은 전쟁에서 다치고 일어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구..!"

"....."

"완전히 폐하의 그동안의 인생이 송두리채 바뀐채 기억되고 있는거야..세를 너란 사람은 까마득히 모른채..!!"

나...

...나를...몰..라...?

정..말....?

....

"이와 비슷한 증상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어. 기억상실증하고 다른 점은 저 변화된 기억도 그렇지만..

또 한 가지가 있어. 지금껏 이 증상을 겪은 사람들 중에서.."

"......"

"...기억을 되돌린 사람이 없었어."

"........"

"..단 한명도."

...

끼이익..

케인의 방문을 열어 혼자있는 케인에게로 다가갔다.

.............

아까..리효가 나를 보자고 하자..내게 반말하는게 마음에 안든다고 얼굴에 써있는 듯한 하센을 잠시 떼어놓았었다..

그리고 케인방으로 들어올 때 다시 불러 함께 들어오며..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케인은.......하센도 기억하지 못 했다.

내게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있거나..기억하기 싫은 사람은 지워버렸겠지..

..나는..

그렇지..않..지....?

너무나 나를 기억에 두고 싶어서....

그래서 잊어버린거라고...생각해도 되..지...?

...........

또 다시 따끔해진 목에..

넘쳐 흐를거 같은 눈물을 삼키고 또 삼키고...

입술을 악물고 눈을 똑바로 뜨고 흔들림 없는 자세로 케인에게 걸어갔다.

괜찮다고 우겨서 결국은 황제의 일을 하고 있었는지..케인은 침대에 앉아서도 작은 책상을 따로 두고 뭔가를 적고 있었다.

그리고..내 인기척에 나를 보고...

금새 얼굴을 찌푸린다.

...

그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무슨 일인가."

.......

물어봐놓고 대답을 들을려는 생각이 없는지, 다시 일하는 케인의 모습이 화가난다.

생각같아선 케인의 멱살을 잡고라도 소리지르고 싶었다. 울고 싶었다.

네가 날 기억하지 못하는게 말이 되냐고..

네가 날 잊어버린게 말이 되냐고.!

...그런거..

그런거 불가능한..거....아니었냐고..

너..에게 그런거.....불가..능한게 아니..었냐고....

"...나 기억나지 않...아....?"

정말..?

아직도 믿을수가 없어.

너의 그 차가운 눈빛을 보면서도..

아무런 상관없는 그냥 지나치는 사람을 보는 듯...무관심한 얼굴을 보면서도..

혹시 장난하는게 아닌가..

그동안 내가 마음 아프게 한거...잠시 복수한답시고 미소를 가려놓은건 아닌가....

...꼭 그런 것만 같아서.

다시 눈 뜨면 네가 웃고 있을거 같아서.

"누구라고 감히 내게 반말을 하는건가!"

!!!

와르르르르~!!!

우당탕!!!!!!

순식간에 케인의 작은 책상이 뒤집어졌고.. 그 소리에 놀라서 하인들이 방으로 들어온다.

"당장 이 녀석을 끌어내라!!!!!"

...!!!!

케인의 소리에 숨이 멈춰버릴것만 같았다.

나를 끌어내라고..?

이젠...그런 눈으로..!

케인이 손을 들어 나를 정확하게 가르킨다.

심장이 욱신거린다....

"너를 보면 무척 기분이 나빠."

..나.....아파..

.....케인..

케인.....듣고 있지..?

나 아파서...

나 이렇게 아파서.....어떻게 해...

"어서 끌어내!!!!!"

쭈뼛거리며 하인들이 내 가까이로 다가온다.

"더 오면 죽이겠다. 이 분이 누구신지..모르는거냐."

...

조용한 하센의 말에 녀석들이 흠칫 거리며 뒤로 물러선다..

궁전안의 사람 중 죽은 사람의 반절 이상이 하센에 의해 죽었을것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너희.. 누구지.?"

저 케인 외에는.

..

가만히 선체로 케인을 바라보았다.

케인은 내 시선이 무척이나 불쾌한듯 잔뜩 인상을 쓰다가 참기로 마음먹었는지..

다시 고개를 들어 나와 시선을 마주친다.

"난.. 이 나라의 황제 프렉스 케인이다."

...

나를 보면서 자신을 소개한다.

케인이 나를 보면서 나에 대해 소개해주길 바란다..

나를 모른다..

"기억하냐는 물음은 이해할수가 없군. 난 어제일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잃은 기억같은거 없다고."

"....."

"설사..정말 내가 기억을 잃었다해도 그건 내가 택한걸거야. 다시 찾을생각 없다."

날 보는 케인의 눈빛이 단정짓고 있었다.

다시 예전의 케인으로 돌아올수 없다는 것을.

이미 케인의 머리안의 케인 인생이 송두리채 바뀌어져 있다는 것을.

나의 케인이 아니라는 것을..

"..가장......중요한것을 잃어버렸어도..?"

...

그게 나여도..상관없어..?

그래도 기억 찾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래. 찾을 생각 없어."

......

..

"..무리인거 같습니다. 그만 돌아가시죠."

하센이 조심스레 내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했다.

.......

...나도 알아..

옥새가 그렇게 만든 이상 케인의 기억이 돌아올수 없다는 것 쯤은 나도 알아..

녀석이 아무리 날 찾고 있어도..

녀석이 아무리 날 기억하고 싶어도..나에게 외쳐대고 있어도..

이제 더이상 내게 닿을수도..내가 깨버릴수도 없다는 것을 나도 알아..

...

..

......

[내가..죽는게 낫..다고 생각될 만큼....]

[.......널 사랑하니까.]

그런 말..

기억해도..

...내가 아무리 혼자서 기억해도 소용없다는 것도..

알아..

.......

....그..런데..

..........................

......

....

"...ㅎ...하,.....하하...."

갑자기 나는 작게 웃어댔고.

내 웃음소리에 하센과 케인의 놀란 표정이 보였지만 상관하지 않고 나는 더욱 웃어댔다.

"하.......하하..하하핫..!"

"...이봐."

"케인."

내 웃음을 멈추게 할 생각으로 나를 부르는 케인을 오히려 내가 불렀다.

'이봐'...라고..?

네가 날 '이봐'라고 불렀어??

"........여전히 재수없는 자식이야 넌."

"!!"

내 말에 아까와는 비교도 안되게 얼굴이 굳는 케인과 하센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내 입은 여전히 웃음을 띄고 있었다.

"..너 방금 뭐라고..!"

"꼴 좋다. 이 나쁜 자식아!!! 아예 죽어버리지 그랬냐~?!!!!"

소리를 조금 질렀더니 시원한듯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인다.

슬프지만...참을수 있다.

"너..!!!"

"뭐~ 너무 바쁘신 내가 귀찮긴 하지만!! 이렇게 된거...내가 좀 도와주도록 하지."

나는 케인을 노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반드시 날 기억하게 만들겠어."

나는 케인이 내게 한대로 그대로 손가락을 들어 케인을 가르켰다.

흙빛이 된 케인의 얼굴을 보며 나는 씨익 웃었다.

"...내 이름은 카르벨 세를이다."

작게..

내 귀로 하센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을 사뿐히 무시하고..

나는 더욱더 큰 미소를 보였다.

...

[난 내 사랑을 믿어. 세를.]

그럼 보여줘봐..

[사랑해..]

네 사랑을 보여줘.

.........나 기다릴테니까.

"나 왔다~!!!!!"

자신이 들겠다고 손을 내미는 하센에게 문이나 좀 열어달라고 한후..

큰 소리를 지르며 케인의 방으로 들어갔다.

케인은 리효의 치료가 막 끝났는지 침대에 드러눕다가 내 소리를 듣고 인상을 찌푸렸고.

내 두손에 가득 든 물건을 바라보며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큰 소리 내지마. ....그것들은 뭐야."

"네 기억 살리는 데 필요한것~!"

나는 싱글거리며 케인쪽으로 다가갔다.

"셀."

"아,리효! 좋은 저녁~"

날 보며 반갑게 웃는 리효를 보며 나도 인사를 했다.

"케인 이 녀석이 너한테 못 되게 굴지는 않았어??말만 해. 내가 혼내줄테니."

"......정말 제멋대로군. 너란 놈."

!!

우르르르르~!!!!

케인이 체념한 듯 말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게 있다가.. 들고 있는 것들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

"줍지 마십시오. 그런건 하인에게나 시키시면 됩니다."

몸을 숙여 물건들을 주우려고 하는 내 어깨를 살짝 잡은 하센이 말했다.

곧 이어 방안에 있던 하인이 주섬주섬 물건들을 줍고..나는 그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고만 있다.

..이러면 안돼는데..

[너란 놈.]

...

"겨우 궁전 의사하고 친구처럼 지내고..하인근성이 몸에 베인 버릇없는 녀석이로군."

...

차가운 케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 너에 대한 기억이 왜 내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거지? 너무 자신만만한거 않아?"

........

...

"이..거.."

나는 떨어진 물건 중 작은 칼 두자루를 집어서 케인쪽으로 들어보였다.

"..이거 기억나?"

하나는 붉은 색.

하나는 푸르스름한 색깔의 칼자루를 가진 칼이였다.

"이 것을 가지고 너와 난 함께 검술 연습을 했었어.."

나는 파란색의 칼을 케인쪽으로 던졌다.

탁.

케인이 얼떨결에 그것을 받자 나는 다시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난 항상 너에게 이겼고 넌 졌었지."

"....하,"

말도 안된다는 듯 케인이 내 말 뒤에 끼어들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난 검술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아."

"그래.넌 강해."

바로 알고 있었다는 듯 내 말이 이어지자 케인의 어이없다는 표정이 이어졌다.

그것을 무시하고 나는 칼자루를 바라보았다.

케인과 나의 상징이라며..

특별히 가장 칼을 잘 만드는 곳에 부탁해서 만든 칼이였는데..

"넌 나보다 검술을 잘했어..지금도..그리고 그때도."

"......"

"..하지만.......그래도 내가 이겼어.."

내 말에 케인의 표정이 굳어진다.

그 굳어짐음 보면서 나는 살짝 웃음 지었다.

"그래......네가 더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항상 이겼었어.."

케인이 작은칼로 시선을 내렸다.

기억 날리가 없을테니까...내 말이 말도 안되게 들리겠지..

하지만 사실이라는거..정말 그랬다는거..

케인 너라면...너라면 알텐데..

"검술 연습이 끝나면 넌 내게 늘 말했었지. 오늘도 졌다고."

........

[오늘도 졌습니다..잘하시는군요.]

..

[케인.....힘들어?]

[..힘듭니다. 제겐 벅찬 상대인걸요.]

.............

[......제겐 너무 벅찬 상대이신걸요...]

..

그 힘들다는 게..

나는 정말 케인이 내가 버거워서.. 싸움에 지쳐 힘들어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아까...나보고 너무 자신만만한거 아니냐고..네가 물었었지?"

..힘들어하는 케인의 얼굴을 보면서도 이겼다는 성취감에..나는 웃었었다..

그때의 나는 케인을 이긴것이 무척이나 기분좋았었다.

"당연히 난 자신만만해. 너에겐 더더욱."

케인쪽을 바라보며 똑똑히 말을 이어서 했다.

케인이던 케인이 아니던 내 앞에 이 사람에게 나는 내 믿음을 전해줘야한다.

"이렇게 날 만든건 너이고 넌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웃어도.. 아파하며 바라봐줬으니까."

[난 내 사랑을 믿어. 세를..]

"내가 자신만만할수 있도록 날 믿어준 네 앞이니까."

나도 믿어볼께.

네가 돌아올수 있다고.

다시 내 이름을 부르며 기쁘게 웃을수 있게.

"이것도 모르겠어?!!!!!!!"

"이봐..화내지 말라고. 처음부터 모른다고 그랬잖아."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날 보며 케인이 작게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

치료가 끝난 리효가 나가고..하센은 다른일을 보러 방 밖으로 나가 버리니.

케인과 단 둘만 남게 되었고..

그렇게 되니까 더 기분이 이상하게 조급해지는 것 같았다..

"네가 나한테 읽어줬던 책이잖아~!! 너 기억을 바꾼게 아니라 멍청해진거 아니야?!!!"

"뭐?!!너 감히 내게 방금..!!"

"감히..라는 말은 내가 쓸말이야!! 어딜 두눈 부릅뜨고 보는거야~!!!!!"

소리 큰쪽이 이기는 법이라구.

케인은 내가 버럭버럭 지르는 소리에 결국 항복한 듯 인상을 쓰는 것으로 입을 다물었다.

"이건 너랑 나랑 함께 찍었던 사진."

"...........몰라."

...

케인의 말을 들으며 나는 가만히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

맨 왼쪽엔 지금보다 어린 하센..아주 땅꼬마였던 나. 나보다 조금 큰 역시나 꼬마인 케인..

..이렇게 셋이서 찍은 사진.

아주 환하게 웃고 있는 내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언제나 넌 내 옆에 있었어. 찾기만 하면 나타나주고..내 얘길 들어줬었어."

사진속의 케인을 슬쩍 쓸어내리며 나는 작게 웃었다.

왜 난 몰랐을까..

왜 날 받아주는 케인을 그렇게 당연하게만 여겼던 걸까..

끼익..

갑자기 작은 소리가 나며 방문이 열렸다.

"..하센."

"이제 그만 주무시지요."

모습을 드러낸 하센이 작게 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

그러고 보니 주위는 어느새 캄캄한 밤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나도 사실은 아까 전부터 눈이 감겨왔었는데...

나는 케인을 바라보았다.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얼굴에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난다.

바로 오늘 당장 기억을 되찾길 바라는건 아니지만 서도..

이런 케인을 남겨두고 물러서는것이 무척이나 싫었던 것이다.

혹시 잠을 자다가 기억을 되찾을수도 있잖아.

밥먹다가 생각날수도 있고..!!..

그럴때....내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케인이 정신을 들었을때..그 옆에 있는 사람이 내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나...잠 안와."

자꾸 감겨오는 눈을 부릅뜨고 나는 다시 케인의 기억을 살릴 물건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가봐. 졸린 얼굴인거 같은데."

!!!

나는 고개를 번쩍 들어 케인을 바라봤다.

지금 케인이 뭐라고 그랬지?

"졸린 얼굴 같다고 그랬어? 내 표정 알겠어? 이제 알아보겠어?!"

내 마음이 어떤지 ..내 상태가 어떤지 항상 알았었잖아..

조금이나마 알아보는거야..?

내가 케인의 얼굴 가까이로 얼굴을 밀어대며 물어보자 케인이 갑자기 인상을 팍 쓴다.

"그게 뭐가 어떻다고? 지금 네 얼굴 보면 누가봐도 졸린 얼굴로 보여."

...

.....

그게..

..아...니야..?

나는 하센쪽으로 얼굴을 휙 돌렸다.

"나 졸려 보여?"

....

"......네."

....

자동적인것처럼 바로 나오는 하센의 대답에..순간적으로 울상이 되어버리는 얼굴을 어찌할수가 없다.

털끝만큼의 실마리가 보이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것을 잡고 싶은데...

..이러다 정말 안되는건 아닌가 싶어서..

다시 케인을 찾을수 없는 건 아닌가 싶어서..

"나도 그만 자야겠어.내일부턴 어느정도 일도 시작할거니까 오후 6시 이후로 오도록 해.. 네 쇼는 봐줄테니 걱정말고."

케인의 말에 울컥했다.

쇼라고??? 나는 지금 마음이 무너져 죽겠는데..

..내 쇼를 봐주겠다고 말했어...?!!

"쇼라니~!!!! 내 대단한 정성이라구!!!!! 쳇!!나도 바쁜 사람이야~! 나 역시 6시 이후에나 시간난다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정말 피곤해 보이는 케인을 보며..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오늘 케인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내가 너무 무리를 시킨 것일까?

"그래 알았어..너의 그 대단한 정성 내일 하자. 이만 너 자는 곳으로 가봐."

...

나는 입을 다물고 케인을 바라보았다.

내 시선이 이상했는지 한쪽 눈썹을 들어올리며 케인은 입을 열었다.

"..왜 그래? 자러 가보라니까."

"......여기.."

내가 침대를 짚으며 우물거리고 말하니까 케인이 자신의 침대를 바라보다가..순식간에 고개를 든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아주 작게..설마..하는 소리를 낸다.

"너...너 자는 곳.."

"........여기."

내가 침대위로 올라가니까 케인의 얼굴의 핏기가 싸악..하며 가셨다.

"나 여기서 잤어."

"..세..세를님!"

하센 역시 새 파래진 얼굴로 나를 불렀고 케인은 눈을 크게 뜬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센....나 그동안 케인하고 같이 잤었어. 내 침대 아니면 잠 못 자서."

하센을 보며 말한다음 이불을 들쳐내며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니 케인이 아주 빠르게 떨어지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너...!!"

"..이리와. 자자. 케인.. 하센.불좀 꺼줘."

나는 더이상 듣기 싫다는 듯 케인의 어리춤에 베어져있던 베게를 끌어당겨 베었다.

잠시..주위가 조용하다고 느끼고..

"..다른..곳에서 주무시면 안되겠습니까..케인황제님."

..

...!!

하센이 케인에게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센..!!!

나는 이해할수 없다는 눈을 하고 하센을 바라보았다.

하센과 케인은 제법 진지한 눈으로 서로를 보고 있었고..나는 갑자기 짜증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내 말이 안들리는거야?!! 하센!! 불끄고 그만 물러가!"

...

하센은 내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너 정말..!!

"..그럴 수야 없지. 네 주인이 걱정된다면 네가 모시고 가보라고. 막지 않을테니.하지만.....난 내 침대에서 자야겠어."

...

케인의 목소리가 방안을 갈랐다.

....이거 참..침대싸움도 아니고...

하센의 눈매가 잠시 가늘어지는가 싶더니 그렇습니까..라고 작게 내뱉었다.

...한참동안 아무말 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던 하센은..

내가 인상을 찌푸리자 천천히 내쪽으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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