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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1

작성자
Personacon ALLfeel
작성
10.10.31 16:29
조회
25

미타는 다리를 꽉 모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 13 구역은...여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어디있는 지 몰라 겨우 해매서 제 13구역을 찾아온 미타. 물론 이곳은 화장실 건물이 있는 곳이다. 평화의 녹원에서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화장실.

미타가 평상복을 입었다면 평범한 여자로 보였겠지만, 아무래도 경량갑옷을 입고 제식 검까지 허리춤에 차고 있으니 도저히 평범하게는 보이지 않았다.

[기사단장 미타] 라는 것이 그녀의 호칭이자 별명. 이곳의 경찰이라고 불리우는 '황궁치안기사단'의 단장이 왜 화장실을 찾는 것일까?

물론, 화장실을 찾는 사람들의 이유는 전부 똑같다.

"아. 여자화장실 있구나."

일단 미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화장실에 가는 행위는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기사단장으로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는 것은 영 찝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위는 조용했고, 미타는 여자화장실로 들어갔다. 맨 구석 칸으로 가려고 했으나 이미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기에 미타는 서둘러 그 옆칸으로 들어갔다.

"...왜 비데가 아닌 거지?"

사소한 불평을 투덜거리며, 미타는 하의에 손을 대고 두꺼운 갑옷을 벗었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훈련을 받아온 기사. 그녀는 훈련으로 쌓아온 예리한 직감으로 무언가를 느꼈다.

오른쪽 밑?

"ㅡ!"

밑의 뚫린 곳으로, 누군가가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옆칸에서 눈을 번뜩이며 훔쳐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화장실에는 긴 비명이 울려퍼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미타는 어느새 200m 정도 화장실에서 떨어져 있었다. 갑옷을 반쯤 벗은 채로.

                                            ●   ●

"이야야약!"

시끄러운 아줌마의 고함. 그 시끄러운 목소리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남자를 깨운다. 에이커는 상체를 일으키고 눈을 떠서, 앞에 있는 아줌마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세요."

"왜긴 뭐가 왜야! 왜 여자화장실 한복판에 남자가 자고 있는 건데!"

에이커는 주위를 둘러본다. 확실히 이곳은 여자화장실. 그것도 자기가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화장실이다. 난 왜 이런 곳에서 자고 있던 걸까? 조금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에이커는 기억을 회상해보았다.

"음..."

어제, 오후 6시.

에이커가 저녁밥을 다 먹을 쯤이 되면 평화의 녹원의 개방시간이 끝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에이커의 화장실 청소는 시작된다.

'밥 먹은 직후인데 X냄새를 맡아야 한다니...그냥 다음부터는 청소 끝나고 먹을까?'

언제나처럼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며 에이커는 계단을 내려갔다. 이 건물의 1층은 화장실, 2층은 에이커의 집이라서 그는 금방 직장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일단은 남자화장실. 화장실 청소라는 게 간단해 보일 지는 몰라도, 벽과 바닥을 싹싹 닦고, 오물을 직접 하수구로 집어넣고, 휴지를 다시 넣어주고, 막힌 곳이 있으면 직접 뚫어주던가 해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휴지 OK. 변기 OK. 냄새 OK."

남자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점검까지 한 에이커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깨끗함은 우리의 아군, 더러움은 우리의 적- 그것이 근 10년 간 계속 돼온 에이커의 가치관이었기 때문이다.

"음?"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려는 찰나, 그는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무언가의 장식품처럼 보이는 그것은 한 주먹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았지만, 잘 모르는 에이커가 보기에도 비싸보였다.

'그럼 챙겨 둘까.'

그 비싸보이는 장식품을 뒷주머니에 쑤셔넣은 에이커는 휴지 체크를 시작한다. 일단 맨 구석의 칸부터-

덜컹-

잠금장치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지금 평화의 녹원은 개방시간이 아닌데, 그렇다면 누가 있을 리는 없는데? 하지만 예외라는 건 언제나 있는 법이니 에이커는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거기~ 혹시 아직 사람 계신 가요?"

"......"

대답은 없었다. 문을 세게 두드려 보았지만 역시 대답은 없었다. 혹시 잠금장치가 고장난 걸까? 그렇게 생각해봤지만, 구조 상 그럴 일은 없으므로 에이는 고개를 저었다.

'...혹시 누군가가 배변사(排便死)라도 한 건가?'

만약 그렇다면 일각을 다루는 상황이다. 마음이 급해진 에이커는 서둘러 사다리를 가져와서 위로 올라가 칸 안으로 침투하...려고 하였으나-

그가 위에서 내려다 본 화장실 칸의 안에는, '이상한 것'이 있었다.

"황제...폐하?"

"......"

'이상한 것' 을 보고 당황해 발을 헛디딘 에이커는, 화장실 칸 안으로 추락했다.

"......"

"......"

황제와 에이커의 어이 없는 침묵. 그 침묵을 먼저 깬 것은 황제였다.

"흠흠. 그러니까... 짐이 이곳에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다름이 아니라...다름이 아니라...녹원의 위생 상태를 내 직접 확인해보려고...온...걸까?"

에이커는 왜 나한테 묻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황제의 얼굴을 노려봤다. 황제는 이미 표정관리도 하지 못 한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포기하지는 않고 어떻게든 상황을 타파해보려고 노력하는 비굴한 황제.

"짐은 말이지, 시민의 위생과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변태시군요."

황제와 에이커의 표정이 동시에 일그러졌다.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와버린 비꼬기 본능. 에이커는 이런 상황에서도 황제를 놀린 자신에게 감탄하면서도, 앞으로의 상황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해져왔다.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황제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평범한 시민인 에이커는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번개단검'이라고 불리우는 스턴 건이었다.

"지금. 여기서 본 것과. 들은 것은. 전부. 기억 속에서. 없애라."

치직ㅡ!

번개단검에서 스파크가 일어남과 동시에, 에이커의 의식도 사라졌다.

"......"

회상을 끝낸 에이커는 일단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여자화장실, 구석 칸에 '황제 폐하'가 있었다. 그리고 들켜버린 황제는 본 적 없는 무기를 그에게 찔렀고, 그래서 기절한 에이커는 여기에 쓰러진 채 기절해 있던 것이다.

"아니..."

에이커는 황제가 있던 화장실 칸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잠궈져 있는 문. 설마- 라고 생각한 그는 문을 열어보려고 몸을 일으켰지만,

"얼른 나가지 못 해?"

아줌마가 있는 이상, 여기는 여자화장실이니 에이커가 있으면 안 되었다.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는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화창한 하늘을 올려다 보는 에이커.

"내 참 살다살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전용 고급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는 황제가 이런 저질 화장실, 그것도 여자화장실에 있을 이유는 없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

첫 번째는 황제랑 아주 닮은 사람이었다는 것과, 두 번째는 에이커가 꿈을 꿨다는 것이다. 머리가 아파진 에이커는 이쯤에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뭐, 두 개의 이유 중 하나겠지-하면서.

지금은 아침.

그리고 오후 6시까지는 자유시간.

뒹굴뒹굴거리며 놀고 먹는 게 에이커의 취미활동으었으므로, 그는 화장실 윗층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첫계단, 그것을 밟음과 동시에-

쉿-

에이커는 상체를 숙였다. 그리고 원래 상체가 있던 곳을 지나가는, 수평선의 검격(劍擊).

겨우 그 공격을 피한 에이커는 서둘러 뒤를 향해 돌았다.

그곳에는 기사, 완전무장을 한 기사단장 미타의 모습이 보였다. 왠지 몰라도 아주 화가 나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가, 검을 겨눈 채 이쪽을 보고 있었다.

에이커는 잔뜩 식은땀을 흘리면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에에...황궁치안기사단이 나한테 어쩐 일로...?"

"네 자식을 율법 62조 의해 음란죄로 체포...아니, 즉결처형하겠다."

미타의 검이 다시 올라가고, 이내 에이커의 머리를 향해 내리쳐졌다.

"사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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