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간의 커뮤니케이션]
1화 - 또다시, 네번째 이계인
"이런, 이런 또냐..."
한숨이 절로 흘러 나온다. 이제는 새삼 놀랍지도 않다. 그도 그럴게 하늘에서 뚝떨어진 인간을 목격한 것만 벌써 네 번째다. 구름한점 없이 맑던 하늘이 갑자기 천장이 생긴것 처럼 우중충해지고, 온사방이 어둠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 순간, 운명이나 신의 계시처럼 하늘이 갈라지며- 그 사이로 황금빛 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정신없이- 무언가에 홀린것 처럼 그 빛을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우중충했던 하늘은 다시금 맑아져있고, 정말로 꿈을 꾼 것처럼 아련한 기분만이 허무히 감돈다.
그리고,
"뭐야, 헛것이었나." 하는 순간에 뒤돌아보면, 언제나 그랬듯이 거기에 웬 사람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그게,
벌써 네번째다.
"이번에는 희귀한 복장의... 아가씨...인가? 아니, 아가씨라 하기엔 좀 앳될지도."
천연흑발은 어깨쯤에서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고, 화장기라곤 전혀없는 순박한 얼굴, 새하얀 셔츠에는 수도의 집사들이나 애용할법한 검은 넥타이가 매어져있고, 주름잡힌 검정치마는 어째서인지 무릎길이정도 밖에 오지 않는다.
"가만, 이 복장은 두번째 였던가 첫번째였던가. 여하튼 그 싸가지 없던 녀석의 복장이랑 느낌이 비슷한데... 녀석과 마찬가지로 '학생'이란 건가?"
하지만 역시 그 녀석은 남자였고 지금 네번째 이계인은 여자이기에 확실하지는 않다. 거기다 중요한 건 이계인의 정체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것인가- 였다.
"끄응, 선택지는 대강 다섯인데."
1. 이제는 질린다. 모른척 하자.
2. 마찬가지로 질린다. 모른척 하자.
3. 지긋지긋 하잖아? 모른척 하자.
4. 세명이나 받아줬으면 된거지. 모른척 하자.
결론은...
"5. 결국 모른척할 수는 없으니 데려가자 인가... 나도 참 무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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