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취향이 조금 독득한 편입니다. 주류라 할 수 있는 [영지발전물], [이계환생(이동)물] 등등은 흡입력이, 문장력, 스토리전개(히로인이 꼬여들지 않을 경우)에 한하여 선작버튼을 누릅니다. 하지만 소위 주류라 할 수 있는 글들과 비교하여 참신한 면을 가진 글은 다른거 신경 안쓰고 선작해서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제 선작목록에서 출판된 글은 몇편 없었습니다.
취향이 이렇다보니 저는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작품들을 골라내는 허접한 기술 몇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제가 자주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인 '열혈 베스트'란 훑어보기를 하던 중 정말 제 기호에 맞는 작품을 건져냈습니다. 그 작품의 이름은...
<후궁의 아침>
제목부터 뭔가 범상치 않은 냄새를 풍기고 있지 않나요? 일단 제목만 봐서는 단순히 판타지 세계 왕궁이나 혹은 무협세계 황궁에서 여인들이 암투하는 내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이것도 나름 신선했기 때문에 저는 과감히 클릭을 하고 글을 한편씩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런데...
1. 유쾌함
이 작품 문체가 정말 유쾌합니다. 프롤로그 부분은 읽다가 '푸훗'하고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신체가 '망부석'으로 돼 있거나 혹은 익히면 익힐수록 무감정해지는 마공 등을 익힌 '마인' 두 경우 중 하나일 것입니다. 사실 웃음이 많은 저는 읽으면서 계속 꺽꺽 거렸습니다. 아마 컴퓨터 앞에 앉아 무엇을 먹고 있었다면 키보드나 모니터가 더러워졌을지도 모릅니다.
2. 감동
그냥 유쾌한 코믹물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그 유쾌함과 가벼움 속에 들어 있는 작품의 무계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작가꼐는 죄송하오나 에피소드 1의 내용을 전부 까발리는 무례를 좀 범해야겠습니다.
3. 로미오와 줄리엣
너무도 유명한 고전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작품의 제목이 왜 여기서 튀어나오냐 바로 에피소드 1의 준주인공급 등장인물의 이름이 줄리엣이고 그녀의 남자친구 이름이 로미오였기 때문입니다.
줄리엣의 아버지는 로미오의 집안을 망하게 했습니다. 그 후 줄리엣과 로미오는 서로 사랑하게 됐지요. 그리고 줄리엣은 로미오의 아기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죽을 병에 걸려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상황, 결국 줄리엣은 주인공에게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줄리엣을 만났을 때 그녀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미리 들어 알고 있던 주인공이 가져간 약은 <모든 병을 고칠 수는 있지만 그 부작용으로 아이를 유산시켜야 하는 약> 이었습니다. 줄리엣의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은 그 약을 전해주지 못하고 다음날 <7일만에 아이를 낳을 수 있지만 그 대신 산모가 죽어버리는 약>을 또 한 병 준비해 줄리엣에게 찾아갑니다. 그리고 줄리엣은 아무 망설임 없이 두 번째 약을 마셔버립니다. 결국 마지막에 줄리엣에게 찾아간 로미오가 본 것은 자신과 줄리엣을 닮은 아기와 '시작하는 당신을 위해'라는 편지 한 통 뿐...
만약 이 편지 안의 내용을 작가꼐서 직접 써놓으셨다면 전 그 내용을 읽어버리면서 울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윗글]을 클릭했을 때 에피소드 2로 바로 넘어가서 울음으로 터지지 못한 감정이 아직 제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지금 그 감정을 원동력으로 이 추천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후궁의 아침>의 에피소드 1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한 허접한 독자 하나가 에피소드 1을 읽고 작품의 뼈대를 억지로 끄집어내어 자신의 머릿속에서 삶은 다음 다른 예비 독자들에게 흐물흐물해진 뼛조각을 던지는 것에 불과합니다. 직접들 읽으시면서 저와 같은 감동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p.s. 글쎄 왜 추천글이 쓸데 없이 길어진 것이냐 하는 것은 제 머릿속에 남아 있는 감정 때문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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