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라는 것은 때로는 부질없기도 합니다.
특히 초보작가에게는 그것이 더욱 심하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자의 입장에선, 특히 습작 기간을 끝내고 글쟁이에서 창작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때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자기만의 색깔을 갖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문학이건 장르문학이건 상관없이 적용되는 보편적 진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장르문학의 특성 상 시류에 따르고 독자분들의 코드에 맞추는 것이 인기의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분들이 한 곳에 모아진 글을 읽고 감상하고 표현하기 때문에 더욱 시류를 타는 것에 민감합니다.
게다가 이곳은 연참이 매우 중요한 인터넷 공간이고 대가의 위치에 오른 작가분이라 해도 속도가 곧 성패의 핵심 키워드가 되기 때문에 출간을 한 후에도 다음 편 출간까지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쓰는 초보작가의 입장에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도 전에 시류에 함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까닭에 저는 두 가지를 지키며 추천을 합니다.
첫째,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과 다른 내용의 글이어야 한다.
내가 글을 쓰면서 자칫 영향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습작 기간을 넘어 글을 창조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는 절대 금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수수림 작가의 '오행'은 모범이 된다 할만 합니다.
이 작가 분은 자신의 책이 출간되는 경우에는, 아니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경우에는 눈팅만 하시고 자신의 글에만 전념합니다.
그 이유 때문에 '4권'부터는 조금 실적이 저조해졌지만 자신만의 글을 만들며 보다 좋은 작품을 내놓아 보려는 노력이 가득 담긴 보석 같은 작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가장 큰 문제점은 이곳에 일부라도 연재하지 않고 출간하시는점이 문제이니 이미 출간된 '5권'까진 그렇다 해도 다음 편부터는 일부라도 연재해 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작가가 고집을 꺾는 모습을 독자분들은 원하고 있을지도 모르며 어쩌면 고마워하는 저 같은 광팬들도 있을 것입니다.
해서.. 강력한 압박의 수단으로 추천 날립니다.
둘째, 조회수와 선작수는 적고 심지어 줄어들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려고 애쓰는 초보를 조금 뛰어넘은 작품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설태희님의 '몽환서생'은 제 입맛에 맞습니다.
작가의 노력하는 모습이 곳곳에 보이니 때론 시니컬 할 정도로 세상사에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내용이 오를라 치면 어느 새 봄날의 햇볕처럼 작가의 따뜻한 심상을 드러냅니다.
가끔 오타도 있고 조금 충돌되는 표현들도 있지만 기발한 발상을 기발한 표현으로 풀어내는 능력과 농익은 수위조절로 가끔 19금을 넘나드는 표현도 감칠맛 납니다.
아, 글쎄 어제 올린 글에는 여자가 적극적으로 입맞춤을 하는 것 아닙니까!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50년을 모옥에 갇혀 지낸 천하제일인이 보는 앞에서.. 자신에게 시집 오면 천하를 호령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도 안 되는 청혼을 직전에 받은 상태에서 말입니다.
게다가 가부좌를 튼 채 자신의 허벅지(..?)에 남자의 얼굴을 올려놓고 했으니 제가 보기엔 반 성추행입니다.
이처럼 사랑과 죽음을 얘기하고 중원정벌과 천하제일의 무력과 권력, 한 인간의 불타는 복수심과 그에 따른 집념, 그 집념 때문에 잃어버린 오십년을 기발하게도 풀어갑니다.
달라이라마 후보 중 하나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성추행(?)에 가까운 애정표현을 하는 슬픈 이야기인데도 말입니다, 글쎄.
이런 이유로 두 분의 출간 중인 작품 수수림 작가님의 '오행'과 이곳에 연재 중인 설태희님의 '몽환서생'을 추천하게 됐습니다.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시더라도 널리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즐거운 한가위 되시고 건강하고 충전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독자분들도 행복하게 보낸 추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어.. 헌데 제가 왜 감사해야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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