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현재 플래티넘에서 연재되고 있는 매한작님의 홍익대제 고건무를 추천드립니다. 근미래를 겪은 현대인 교수과 과거 고수대전당시의 전쟁영웅이자 전후 대당 평화 외교를 펼치다가 연개소문에게 도륙나 비극적으로 명을 달리한 고건무로 빙의한다는 소재입니다. 나름 흔하다면 흔한 현대인의 과거빙의 소재이지만 우리 역사의 가장 아쉬운 분기점을 속시원하게 수정해버리는 수작으로서 대체역사 소설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체소설이 근현대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데에 비해 시대선정또한 탁월하시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분량이 엄청납니다. 제가 이제 갓 90만자 넘게 연재하고 오 많이썼네 하고 뿌듯해하다가 매한작님 소설보고 멘붕왔습니다. 홍익대제 고건무, 이 소설이 180만자가 넘거든요.. 이게 얼마나 많은 양이냐하면 보통 출판본이 12만~15만자정도 됩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종이책으로 최소 12권분량, 많이잡으면 14권 이상 된다는 소리입니다. 다보는데 하루도 모자랍니다. 빠르게 읽으시는 분들이라도 이틀 느리신 분들은 아예 일주일 잡고 읽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게, 이 작가분은 소설 연재분량을 이제 고작 절반도 안됬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_-;; 제가 이소설 유료화 이전부터 봐왔었는데 거의 종이책 4권분량을 2권분량이라고 치시고 그 기준으로 열몇권을 계획하고 계시더군요(몰라 이분 뭐야, 무서워..) 그런데 연재 시작하신 날짜를 보면 대체 어떻게 그 많은 글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쓰셨는지 미스테리가 생길지경입니다.
글의 시작부분 곳곳에서 언급되는 기존 세계사에 잘 버무려진 고구려 시대의 발전상에 대한 설정도 쏠쏠하게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홍익대제(주인공) 치세때부터 펼쳐지는 발전사를 서양사와 비교분석해서 논리정연하게 풀어내시는데 이게 글의 사실성을 한층 돋보이게 만듭니다. (물론 간만에 올라온 글을 신나서 들어갔더니 이런 설정부분에 대한 설명이 절반이라 정작 중요한 본론이 적어 눈물이 흐르고 더불어서 왠지 독자들을 감질나게 만들어서 애타게 다음편을 기다리게 만들려는 작가님의 조교아닌조교에 길들여지는 듯한 느낌도 가끔 듭니다만..)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의 개연성과 내용전개겠지요! 주인공의 빙의? 환생? 이후 당시 고구려를 좀먹던 기득권층을 주인공이 시대를 앞서가는 개념으로 탁월하게 제압하고 나중에는 아주 빠른 시간내에 자리를 굳히는 광경을 몰입해서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180만자도 금방 보게됩니다. 논리의 전개나 글의 개연성, 무리하지 않은 설정의 적용은 충분히 글을 매력적으로 만들고 주인공의 의도에 따라 박살나는 수나라군과 당나라군의 모습을 보면 마치 그곳에서 서서 통쾌하게 적을 무찌르는 고구려 철기군과 같이 호흡을 하게 되는데, 이게 진짜 중독성이 심합니다. 덕분에 전체 글의 내용에서 핵심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고당전쟁과 고수전쟁이 이미 언급됬지만 아직 작가님이 예고하신 통일전쟁이나 불타는 장안등이 남아서 나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매한작님은 초기 연재당시 고당전쟁에 관한 부분을 먼저 서술하셨고 이후에 다시 도입부로 들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재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그리고 문피아뿐 아니라 다른곳에서도 동시 연재를 진행하고 계시긴하지만 기본적으로 문피아와의 계약을 통해 완결까지 보장하신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기대하고 볼 수 있는 글이기도 합니다. 연재 분량이 워낙 많으셔서 일반 연재뿐 아니라 E-book도 같이 진행하고 계신만큼 선택의 폭도 상당히 넓은 작품이고요. 대체역사를 좋아하시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과거 우리나라 역사중 고구려의 멸망을 아쉬워하시던 분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잊신세, 부여섭과 더불어 제가 가장 기다리는 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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