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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형’이 인기가 많다고요?

작성자
Lv.32 휴화산
작성
15.08.24 19:04
조회
1,112


양산형이란 기본 틀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각 부위의 크기가 다른 기성복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 양산형이 인기가 많다고요? 그래서 참신한 작품을 버리고 양산형을 생산해 낸다고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양산형이 인기가 많아서가 아니라 양산형이 쓰기 쉽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하루에 글 한 편(5,500자 기준) 쓰기 정말 힘듭니다. 잘 나갈 때는 하루에 1만 자, 2만 자도 쓸 수 있으나 한 번 막히면 단 1천 자도 쓰기 힘듭니다. 어떨 때는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허송세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유료연재 시장은 하루에 최소한 1, 때에 따라서는 2, 3편씩 올려야 겨우 필요한 수입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글을 써서 생계를 책임지는 전업 작가들은 양산형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구도나 설정, 세계관을 고민해 볼 필요 없이 사건과 사건, 갈등과 복선, 애증 관계, 전투장면 등을 조합해 내면 되기 때문이죠.

 

물론 이 경우도 어느 정도 필력과 묘사력, 상상력이 갖춰진 작가들에게 해당하는 것이고요. 필력이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부지런히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과거 양주동 박사는 똑같은 작품을 백 번씩 필사했다지 않습니까?

 

문제는 어느 정도 필력이 있는 분들이 이렇게 양산형을 선호하다 보니 독자들이 질리고 싫증 낸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런 독자들은 한둘씩 장르 소설계를 떠날 것이고 잠시 부흥하는 것 같은 장르소설 시장은 다시 사양길에 접어들지 모릅니다.

 

저는 최근 인기 있는 한국영화를 보면서 정말 스토리 하나만큼은 한국영화가 최고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는 스토리도 없이 그저 CG와 물량공세로만 나가고 있고, 일본은 조잡합니다. 유럽이나 러시아의 경우 가끔 명작이 나오나 우리처럼 상상력이 풍부하고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는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런 문화콘텐츠의 원 소스가 상당수 우리 장르 소설계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장르소설을 쓰는 분들의 상상력과 감성이 그만큼 풍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을 써서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전업 작가 분들께 양산형을 포기하고 보다 참신하고 작품성 있는 소설만을 쓰라고 강요할 순 없습니다. 다만 본인도 발전하고, 우리 장르소설계도 발전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스토리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산형 소설을 쓰는 틈틈이 이런 작품들을 구상하고 조금씩이라도 써 보면 정말 좋겠다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은 작품을 써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선 글솜씨가 빈약한 데다 생업이 따로 있어 충분한 시간을 내지 못한 병아리 초보 작가가 감히 글 선배님들께 한 말씀 올렸습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08.24 19:21
    No. 1

    쓰기도 쉽지만 읽기도 쉽습니다.
    양판소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들 하시는 말이 '머리 비우고 읽으면 재밌다'입니다. 그렇잖아도 힘들고 복잡한 세상, 머리까지 더 복잡해지는 건 싫고 그냥 대리만족이나 될만한 쉽고 편한 거 찾아 읽는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대리만족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요소가 소설에 삽입되면 '발암이다. 내가 대리만족하려고 글 읽지, 스트레스 받으려고 글 읽냐!'며 작가를 향한 험한 소리까지 나오는 형편이죠.
    같은 작가가 공들여 설정짜고 세밀하게 플롯 구성한 글보다 공식 맞춰 후딱 써낸 글이 몇 배의 구독자를 확보했다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 게 문피아 현실이죠.
    좋게 보면 윈윈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휴화산
    작성일
    15.08.24 20:44
    No. 2

    그건 그런 류의 소설이 많다보니 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런 것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고락JS
    작성일
    15.08.24 19:40
    No. 3

    둘 다죠. 쓰기 쉽고, 읽기 쉽고(대중적으로 인기가 좋고).

    쓰기 쉽다에 다소 이의가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양산형도 잘 쓰려면 힘 든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독창적인 작품을 쓰는 것보다는 쉽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할 겁니다.

    문제는 실제 장르소설 사이트의 가독, 구매 패턴을 보면,
    머리 싸서 만든 복잡하고, 독창적인 글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이 더 인기가 많다는 겁니다. (*물론 인기 없는 것도 있습니다.
    양산형의 양이 워낙 많으니, 그 인기도 편차가 크죠.)

    분명한 것은 들인 노력 대비 구독자의 수를 고려하면 양산형이 배의 배는 훨씬 더
    효율적이고 돈이 된다는 거죠.

    극단적으로 10년 구상해서 설정, 문장 다듬은 작품 한편과
    1년에 한 작품씩 10년에 10작품 내놓는 것,

    어디가 더 돈이 될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휴화산
    작성일
    15.08.24 20:45
    No. 4

    돈도 되고 명예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작품을 10년 동안 쓰고 있을 용기와 여력이 없을 뿐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5.08.24 20:54
    No. 5

    고대로부터 계승되어 온 시대정신과 철학
    긍정의 힘, 자본으로 구축한 꿈과 희망, 자아긍정으로 이룩한 인류사에 동의한다면 그냥 그런 글을 쓰면 됩니다. 스스로 '사람은 노력만 하면 생각하는 만큼 이룰 수 있다' 고 믿는다면 그런 글을 쓰면 돼요. 대세물이란 사람들이 공감하는 시대정신에 작가의 멘탈리티가 공명하면서 형성된 시류에 불과해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쓰면 되는거예요. 그것이 시류에 반하고, 나아가 대다수의 멘탈리티와 저촉된다면 어쩔 수 없는거죠. 하지만 그것이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거지 않겠어요?

    특이한 정신세계가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도류를 쓰니, 도끼를 쓰니, 주인공이 무슨 사업을 하니, 하렘을 만드니 그딴거 다 부수적인 아이템일 뿐이예요.
    중요한건 작가가 본인의 정신세계를 어떤 지식으로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거예요.
    자본을 중요하게 여기면 스스로 자본주의에 동의하는 글을 쓰면 되는거고, 여자가 중요하면 스스로 여자가 남자를 구원할 수 있다 주장하면 돼요. 자본의 원리가 잔인하다고 생각하면 그걸 또 표현하면 되는거고, 독자들이 그것을 답답하게 여긴다면 어쩔 수 없는거예요.
    왜 본인의 멘탈리티와 다른 글을 억지로 써야되는지 모르겠네요. 대세물이 본인의 정신세계와 부합된다면 쓰면 되죠. 그게 아니면 다른 글을 쓰면 되는 거구요.
    어차피 백년도 못 살 인생, 돈벌고 결혼하고 집사고 차사서 뭐 하려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휴화산
    작성일
    15.08.24 21:02
    No. 6

    와우, 좋으신 의견! 어차피 문화는 다양성이니 우리 모두 하고 싶은 데로 하고 삽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엔트러피
    작성일
    15.08.24 20:59
    No. 7

    위에 독자입장에서 발암이라고 나오는 작품들은 글이 어려운 게 아니라 .. 구질구질하고 개연성없고 쥔공이 호구 등신으로 나올때 하는 말이죠.. 그 외 어려운 작품은 발암이 아니라 취향이 다르다 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5.08.24 21:05
    No. 8

    구질구질하고 개연성 없다는 것도 본인이 현실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가에 따라 다른거 아닌가요?
    누군가는 식스센스의 반전을 억지로 끼워맞췄다고 평가하고, 누군가는 소름끼치는 명반전이라고 환호하죠.
    정신세계가 작가와 공명하냐, 작가가 어떤 지식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한거죠. 본인의 정신세계가 거기 부합하면 재밌게 볼 수 있는거고, 아님 마는거고...
    실제 살다보면 소위 '발암' 나는 여러 유형의 비정상적인 인간과 만나게 되잖아요? 그 본인들한테 정신세계의 개연성따위 있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은금
    작성일
    15.08.25 03:50
    No. 9

    아무리 쓰기 쉬워도 독자들이 외면하면 묻히는 거죠. 양산형이 인기가 있으니까 계속 나오고, 조회수도 많은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Girlswin..
    작성일
    15.08.26 15:18
    No. 10

    쩝. 그래서 볼만한 작품을 찾기가 힘듭니다. 추천은 각자 취향에 따라 추천 해주는 게시판이고.
    베스트에 가면 제 입장에서는 왜 순위에 올라 있는지 모를 작품들이 순위에 올라 있어서요.
    가볍게 읽는다와 생각하며 복잡한 관계를 읽는다 가
    개연성 없이 막쓴글과 개연성이 잘짜여진 글을 읽는다와 동의어는 아닌데 말이죠.
    극중의 스토리가 반전을 가지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주인공의 성격, 사상 자체가 작품내의 인과관계에 의해 변하는게 아니라
    작품외부의 작가가 그리고 싶은 주인공으로 작품외적 인과에 의해 변하게 되면
    작가는 개연성을 가질지 모르지만 독자는 아니게 되죠.
    가끔은 그냥 작가가 쓰고픈 먼치킨을 위해 앞쪽 인물은 대충 끼워 넣어서 전반부랑 후반부 성격이 완전 다르면서 그럴만한 인과가 없는 글들도 허다 합니다.
    글쎄요. 아직까지 전 양판형 소설을 끝까지 본적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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