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0 스타체이서
작성
15.08.13 10:04
조회
739

...조금 원론적인 접근을 해보고자합니다.

 

인간이 선인이냐 악인이냐는 사회적 관계의 빈도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이어지냐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결국 중요한 것은 두 가지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1순위가 생존본능

 2순위가 관계형성

 

 3순위 부터는... 모르겠습니다. 그 밑으로는 사람마다 다양할 거 같네요. 뭐 1순위가 가장 절대의 지상명제인데, 크게 보면 2순위도 1순위에 종속되어 있다고 할 수도 있지요. 왜냐하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동족과의 관계가 나빠서야 좋을 일이 하나도 없으니까.

 

원론적으로는 그렇겠지요?  즉 관계형성이라는 것이 인간이 강렬하게 원하는 본능적 욕구 중에 하나라는 거죠. 그런데 이게 해소되는 경우가 있고 불완전해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 경우부터 보죠. 만약에 사회적 관계망이 완전소통단계에 이르지 못할 경우(예: 시골, 궁벽지), 사람들은 이 욕구가 해소되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뭐랄까요... 조금 건너뛰고 말하자면 경제적 욕구나 기타 다른 욕구보다 해소해야할 욕구의 최상단에 위치하게 됩니다.

 

까고 말해서, 그렇잖아요. ‘인심좋은 시골 노부부’ 이런거. 즉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여 사람이 고프니까, 다소의 경제적 손해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에게 막 퍼주는 거죠. 선행을 하는 겁니다.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

 

그런 사람들은 심지어 대가나 보답을 바라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궁벽진 곳에서 평생을 살며 지겹게 느낀 ‘외로움’ 을 보상받았으니까, 경제적인 대손해를 보더라도 그 사람의 감정상태는 오히려 최상으로 올라가고 행복이 충만됩니다. 한마디로 니캉 내캉 관계형성이 되었으니 그걸로 됐다. 이겁니다. 그 사람은 충분히 이익보는 장사를 한 겁니다.  

 

하지만 사회적 관계망이 완전소통 혹은 그에 준하는 상태로 근접했을 경우 (예: 최첨단도시), 사람들에게 있어서 2순위 욕구는 밥먹는 것보다 충족하기 쉽습니다.  당장 인터넷, SNS, TV, 또 뭐있죠 수백수천가지 매체와 수단으로 충족이 됩니다. 그러므로 2순위는 항상충족상태恒常充足狀態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소의 손해를 보더라도 관계를 형성할 인센티브가 사라집니다. 그럼 남는 건 뭐에요? 효율성이죠. 보다 적은 손해를 보면서 생존본능욕구와 관계형성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처음부터 나쁜 생각은 안 먹겠죠. 하지만 조금씩 계속 선을 넘습니다. 도덕과 윤리와 법과 뭐 이런거를 넘어서라도 더 경제적(=효율적)인 투자를 합니다. 그러므로 사람관계도 10창이 됩니다. 더 적은 돈으로 더 좋은 관계 구축. 이게 어떻게 되냐면, 사람에게 가격이 매겨지는 거거든요.

 

‘쟨 나보다 쎈 놈이야. 전재산을 바쳐서라도 똥꼬를 핥아야 해.’

 

‘잰 나랑 비슷한 놈이야. 백만원 이하를 투자해서 친구가 된다면

 친할 용의가 있지만, 천만원이상을 투자할 가치가 없는 놈이야.‘

 

‘쟨 쓰레기야. 돈을 투자해서라도 저딴 놈이 내 옆에 접근해서는 안돼.

저런 놈과 어울리면 잘난 놈들과 어울리는데 투자할 시간과 자금이

없어져. 기회비용이 너무 비싸.‘

 

마지막 발상이 중요합니다. 점차 가치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나쁜짓을 해도 상관없게 됩니다. 왜? 비효율적이니까.

아니, 사람관계에 비효율을 따지나?->YES. 왜냐하면 관계 맺을 사람들의 잠재적 풀이 엄청나게 넓으니까.

왜 풀이 넓지?->도시가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해서 사람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들,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엄청나게 넓으니까.

 

결국 악인, 갑질 이런 것이 유행하는 건 아무래도 우리가 숭앙(?)하고 예찬하던 사회적 관계망의 조밀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회적 관계망의 발달은 비단 SNS 뿐만 아니라 예전 천만년전 동굴파고 살던 원시사회에서 고대, 중세, 근대, 현대 사회로 발전하면서 발전해왔지만 요즘은 그 효과가 극대화가 되었으니, 갑자기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그런 문제들이 확 발달하는 게 아닌가.

 

마지막 문제가 남아있죠. 그렇다치고 왜 문피아에 갑질소설이 잘 팔리는가. 왜냐하면 갑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적고 갑질을 당하는 사람은 많으니까, 비율상...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서 대리만족으로서 소설 속에 그런 행위와 인간형이 등장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갑을 대상으로 큰소리치는 ‘당당한 을’ 이 워너비인 시절이 있었지만(당당한 을> 그냥 갑> 그냥 을) 요즘에는 사회적 인식이 그냥 ‘갑’ 이 최고다(그냥 갑>그냥 을> 당당한 을) 라는 인식인 거 같네요.


Comment ' 11

  • 작성자
    Lv.99 이통천
    작성일
    15.08.13 10:09
    No. 1

    왠지 이유없이 먼치킨대한국인이 보여준 대체역사물의 괴멸적결말을 보는듯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그린데이
    작성일
    15.08.13 10:23
    No. 2

    소설 검은집의 한 대목이 떠오르네요.
    사이코패스적 언행이 '쿨함'으로 포장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쿨함을 추종하는 현대사회는 진짜 사이코패스에게 최상의 무대라는 식의 대사였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스타체이서
    작성일
    15.08.13 10:53
    No. 3

    뒤집어 말하면 현대사회에 적응완료된 최종진화 인간유형이 사이코패스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독불이한중
    작성일
    15.08.13 10:58
    No. 4

    최종진화형;;;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6 両儀式
    작성일
    15.08.13 11:48
    No. 5

    두렵네요 ㄷㄷ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스타체이서
    작성일
    15.08.13 11:53
    No. 6

    두렵다면 두려운 부분이죠. 검치호(큰 어금니를 가진 놈이 번식에 유리하다보니 일정 수준 이상 진화하니까 사냥을 못해서 멸종)나 큰뿔사슴(멋있는 뿔을 가져야 번식이 잘되다보니 나중에는 뛰는 속도가 느려셔저 멸종) 이라는 진화의 역설이 떠오르기도 하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나플라
    작성일
    15.08.13 12:44
    No. 7

    오해하시는데 최근 유행하는 갑질 = 악인 이라는 공식은 절대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스타체이서
    작성일
    15.08.13 12:51
    No. 8

    다시 잘 읽어보세요. [갑질, 악인 이런 것들이 유행...] 이라고 썼습니다. 갑질=악인이라고 쓰지 않았습니다. 갑질이란 표현은 단지 악행의 하나일 뿐이죠. 악인이 꼭 갑질을 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선인도 꼭 갑질을 안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나플라
    작성일
    15.08.13 13:04
    No. 9

    아 그렇군요. 최근 유행하는 악인이라고 한 다음에 최근 유행하는 갑질이란 문구가 동시에 나와서 헷갈렸습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인기를 얻은 악인 소설이 뭐가 있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스타체이서
    작성일
    15.08.13 13:23
    No. 10

    현재 문피아를 기준으로 말씀하시는 거라면 직접 거론하기는 그러네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무적독자
    작성일
    15.08.13 22:25
    No. 11

    사이코패스 보다는 좀더 정확히는 소시오패스가 아닐지.. 소시오패스는 현대적인 인간관계를 정상인보다 문제없이 맺고 있으니.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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