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범입니다.
비록 필력도 미천하고, 이름을 들어본 분도 손에 꼽아야 겠지만, 한 말씀 올려보겠습니다.
한담을 돌아다니다보면, 꼭 한 페이지에 한 개는 슬럼프나 조회수와 같은 문제로 우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글이나, 혹은 그것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이곳에서 오래 활동한 것도 아니고, 사람 심리에 능통한 것 역시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글들을 보면서 제 나름대로 묻고 싶은게 하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실 이런 질문을 하면 답변은 대부분 제각각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사람은 다양하니까요. 그러니 그것을 제 멋대로 의역해 한 개의 의견으로 통합시켜보자면 이렇습니다.
'나 스스로가 만족하기 위해 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만족이란 것이 꼭 단편적인 의미의 만족이 아니란 것입니다. 남에게 보여줘서 만족할 수도, 글쓰는 것 자체에 만족할 수도, 출판을 할 수 있어서 만족할 수도 있듯 만족의 의미는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전 만족이라는 표현으로 함축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너무 부족합니다. 그러니 이번엔 저 만족을 두 가지로 크게 쪼개보겠습니다. 바로...
'자기성찰과 자아도취의 만족'
'타인에게 보여주는 행위의 만족'
이것들입니다. 장담은 못하지만,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작가분들의 생각은 저 둘 중 하나에 속해있을 것이라고 봅니다(혹은 두 개 모두에 속해 있을 수도 있고요.).
이 쯤되면 제 글에 대한 비판 의식이 셈솟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제가 저 두 예를 나눈 것은 둘 중 하나가 나쁘다고 말할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 둘 다 좋다고 봐요. 하지만, 저 둘을 나눌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왜냐고요? 지금부터 들어보시죠.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는 전자에 해당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런 분들은 사실 별달리 고민할 것이 없습니다.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르나, 스스로 좋다고 생각되는 글을 고집하여 써나가시면 되는 겁니다. 암! 그렇고 말고요.
하지만, 후자에 속하시는 분들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남들에게 읽히게 될려면 그 글이 대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 대중성이란 것이 작가분들이 생각하는 숭고한 의지와 반하는 경우가 태반이고요. 그렇지만, 여러분은 분명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고싶다고 했습니다. 그럼, 이젠 과감해져야 할 때입니다. 기본적으로 독자는 재미를 원하며 그 재미를 위해선 글이 철학 전공서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몰론, 그 재미엔 단순히 싸움같은 노골적인 것 뿐만 아니라, 문체의 아름다움같은 것 역시 포함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아름다움을 자신 혼자만 느낄 수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반전을 준비했으면, 독자가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충분한 복선이 있어야 하고, 싸움을 준비했으면 박진감 넘치는 묘사가 필요하며, 로멘스가 있으면 그 애뜻함이 살아나야 합니다.
또한, 스토리 역시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이 있어야지요. 그렇지 않으면, 그 글은 대중성을 얻을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해서 제가 흔히 말하는 양판소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것들은 대중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압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양판소를 싫어하는 작가분들이 대중성을 멀리한다는 것도요. 하지만, 그분들이 진정 남에게 자신의 글을 어필하고 한 시장을 움직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손에 잡아야하는 것은 대중성입니다. 일단, 읽어야지 무언갈 느낄 것이 아닙니까.
아주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 지 못합니다. 물론, 그 맑은 물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것 역시 그 자체의 의미가 있지요. 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글 위에서 좀 더 많은 물고기가 헤엄치기를 바란다면 과감히 자신의 글을 흐리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길어졌네요... 지금까지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태클은 달게 받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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