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범과같이
작성
11.01.21 11:38
조회
740

안녕하세요. 범입니다.

비록 필력도 미천하고, 이름을 들어본 분도 손에 꼽아야 겠지만, 한 말씀 올려보겠습니다.

한담을 돌아다니다보면, 꼭 한 페이지에 한 개는 슬럼프나 조회수와 같은 문제로 우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글이나, 혹은 그것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이곳에서 오래 활동한 것도 아니고, 사람 심리에 능통한 것 역시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글들을 보면서 제 나름대로 묻고 싶은게 하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실 이런 질문을 하면 답변은 대부분 제각각입니다. 어쩔 수 없지요. 사람은 다양하니까요. 그러니 그것을 제 멋대로 의역해 한 개의 의견으로 통합시켜보자면 이렇습니다.

'나 스스로가 만족하기 위해 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만족이란 것이 꼭 단편적인 의미의 만족이 아니란 것입니다. 남에게 보여줘서 만족할 수도, 글쓰는 것 자체에 만족할 수도, 출판을 할 수 있어서 만족할 수도 있듯 만족의 의미는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전 만족이라는 표현으로 함축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너무 부족합니다. 그러니 이번엔 저 만족을 두 가지로 크게 쪼개보겠습니다. 바로...

'자기성찰과 자아도취의 만족'

'타인에게 보여주는 행위의 만족'

이것들입니다. 장담은 못하지만,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작가분들의 생각은 저 둘 중 하나에 속해있을 것이라고 봅니다(혹은 두 개 모두에 속해 있을 수도 있고요.).

이 쯤되면 제 글에 대한 비판 의식이 셈솟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제가 저 두 예를 나눈 것은 둘 중 하나가 나쁘다고 말할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 둘 다 좋다고 봐요. 하지만, 저 둘을 나눌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왜냐고요? 지금부터 들어보시죠.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는 전자에 해당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런 분들은 사실 별달리 고민할 것이 없습니다.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르나, 스스로 좋다고 생각되는 글을 고집하여 써나가시면 되는 겁니다. 암! 그렇고 말고요.

하지만, 후자에 속하시는 분들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남들에게 읽히게 될려면 그 글이 대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 대중성이란 것이 작가분들이 생각하는 숭고한 의지와 반하는 경우가 태반이고요. 그렇지만, 여러분은 분명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고싶다고 했습니다. 그럼, 이젠 과감해져야 할 때입니다. 기본적으로 독자는 재미를 원하며 그 재미를 위해선 글이 철학 전공서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몰론, 그 재미엔 단순히 싸움같은 노골적인 것 뿐만 아니라, 문체의 아름다움같은 것 역시 포함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아름다움을 자신 혼자만 느낄 수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반전을 준비했으면, 독자가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충분한 복선이 있어야 하고, 싸움을 준비했으면 박진감 넘치는 묘사가 필요하며, 로멘스가 있으면 그 애뜻함이 살아나야 합니다.

또한, 스토리 역시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이 있어야지요. 그렇지 않으면, 그 글은 대중성을 얻을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해서 제가 흔히 말하는 양판소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것들은 대중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압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양판소를 싫어하는 작가분들이 대중성을 멀리한다는 것도요. 하지만, 그분들이 진정 남에게 자신의 글을 어필하고 한 시장을 움직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손에 잡아야하는 것은 대중성입니다. 일단, 읽어야지 무언갈 느낄 것이 아닙니까.

아주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 지 못합니다. 물론, 그 맑은 물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것 역시 그 자체의 의미가 있지요. 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글 위에서 좀 더 많은 물고기가 헤엄치기를 바란다면 과감히 자신의 글을 흐리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길어졌네요... 지금까지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태클은 달게 받을께요.


Comment ' 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1.21 13:02
    No. 1

    저... 기껏 쓰신 글에 딴지를 걸어서 죄송한데요.
    명제가 틀려서 말씀드리려고요.
    물론 더러운 물에만 사는 물고기들도 있지만, 더러운 물에서는 못사는 물고기도 있지요.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건 맞지만, 맑은 물과 깨끗한 물은 다릅니다.
    결국 물이 더러워져야 물고기가 사는게 아니라,
    물이 흐려져야 물고기가 사는거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범과같이
    작성일
    11.01.21 13:45
    No. 2

    helioscope님/ 죄송하다니요!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드리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오르네우
    작성일
    11.01.21 15:46
    No. 3

    저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군요. 읽는 사람 즐거움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저 즐겁자고 글을 아주 복잡하게 구성하는 사람이니까요.

    하여튼 요지는 잘 알겠습니다. 확실히 맞는 말이죠. 정수기 물은 깨끗하지만 물고기가 살기엔 부족합니다. 용존 산소는 어떨지 몰라도 물고기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것들 - 식물성 플랑크톤, 동물성 플랑크톤 같은 - 이 완벽하게 결핍된 물이니까요. 그럼에도 꿋꿋이 물고기를 기르려거든 아주 복잡한 관리를 해줘야겠죠.

    차라리 물고기를 기르려면 하천에 내려가 2급수라도 떠오는 것이 더 낫습니다.

    퀼리티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건 당연하지만, 때론 그것이 대중성에 대한 일종의 결벽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곤 하죠. 그 때문에 일편의 대중성을 바라는 독자분들이 글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구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읽고 보니 저한테는 대중성이 결핍되어 있었네요. 망했어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범과같이
    작성일
    11.01.21 16:33
    No. 4

    오르네우님/ㅋㅋㅋㅋㅋ 아니에요. 정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지금부터 고치시면 되지요~^^

    좋게 봐주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70648 한담 아아, 전사여러분! 곤란합니다!--포탈 시전 방법 +13 웃는팬더 11.01.25 829 0
70647 한담 글을 쓴다는건... +2 츠카시 11.01.25 1,114 0
70646 한담 정말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볼께 많으네요 하하 +4 Lv.39 겨울의늪 11.01.24 693 0
70645 한담 연참대전 수정관련 질문이 있습니다. +5 Lv.13 정해인 11.01.24 822 0
70644 한담 선호작이 뭉텅뭉텅.... +8 홍운탁월 11.01.24 936 0
70643 한담 처음 판타지 세계에 입문했던 소설 +106 Lv.3 으갹당 11.01.24 1,524 0
70642 한담 인터넷 연재의 함정이랄까요? +13 강시우 11.01.24 1,793 0
70641 한담 요즘 글 쓰기 정말 힘드네요. +4 Lv.1 [탈퇴계정] 11.01.23 1,200 0
70640 한담 아, 안돼. 이 글은 글렀어... +3 Lv.14 d3884 11.01.23 703 0
70639 한담 전부터 궁금했는대요 +4 Lv.17 입동 11.01.23 1,364 0
70638 한담 정규연재 하시는 분들 대단하시군요! +9 Lv.7 레터스투 11.01.23 680 0
70637 한담 어딘가의 이계인... +8 Lv.4 우한 11.01.23 963 0
70636 한담 추천 조작한 글들 +17 Lv.26 쭈뱀 11.01.23 1,654 0
70635 한담 오늘 희한한 경험을 했습니다 +7 Personacon 취록옥 11.01.23 1,744 0
70634 한담 상황을 묘사할 때 말입니다. +4 Lv.30 빅엿 11.01.23 1,317 0
70633 한담 인터넷 문제 때문에 1분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16 Lv.3 빅파더 11.01.23 2,452 0
70632 한담 그 소설 어떻게 된겁니까? 생각해보니 몇년은 더 ... +3 Lv.1 르씨엘 11.01.21 1,780 0
70631 한담 소설을 쓸때말이죠 +13 Lv.4 쥬니P 11.01.21 743 0
70630 한담 몬수터 사용술사 제로카인님의 근황 아시는분... +6 Lv.62 샛별초롱 11.01.21 677 0
70629 한담 홀리그라운드.... +1 Lv.5 으헛헛 11.01.21 1,007 0
70628 한담 소설에서 쓴 일이, 현실로 벌어질 때. +22 Lv.1 침몰 11.01.21 1,006 0
» 한담 물고기가 살려면 물이 흐려져야 한다. +4 Lv.1 범과같이 11.01.21 741 0
70626 한담 좀비버스터2 연중 오래가네요. +7 Lv.8 천려혼 11.01.21 902 0
70625 한담 책방에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이 없다.. +17 Lv.13 여름아 11.01.20 1,286 0
70624 한담 이작품 기억하는사람 있나요?? +10 Lv.15 염환월 11.01.20 1,147 0
70623 한담 글의 내용과 독자의 반응의 괴리. +8 Lv.1 솔직한아이 11.01.20 773 0
70622 한담 요줌 연재글에 +4 Lv.56 치우천왕 11.01.20 757 0
70621 한담 미래를 선도할 우리 문피아 작가님들께. +12 Lv.5 쇳대 11.01.20 846 0
70620 한담 아래 아스나엘님이 말한 여주인공에 관한 개인적 한담 +11 Lv.1 솔직한아이 11.01.20 722 0
70619 한담 연재는 천천히 하는 게 좋죠.(연재 주기를 말하는... +1 Lv.50 백린(白麟) 11.01.20 460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