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을 진짜 우걱우걱 씹어먹자는 뜻은 아닙니다. 헐헐
어떤 분께서 올리신 글 중에 작가분이 지금까지 총 5개의 국어사전을 너덜너덜해질정도로 사용했다는 글을 보고 너무도 마음에 와닿아 이렇게 글을 올려보네요.
요즘 전자사전의 진화를 거쳐 핸드폰 으로도 사전이 가능하지요?
집집마다 영한사전 한영사전 옥편 등등 각종 사전이 있어 어떤 식으로든 찾아보게 되지만 과연 국어사전을 거들떠 보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당연히 없습니다, 허허. 이 곳으로 올때 가져올껄 하는 후회가 요즘 막심합니다만.
요즘 글을 쓰면서 내가 이렇게 우리나라 언어에 능력이 떨어졌나 라는 고민이 들더군요.
부푼 꿈을 가지고 막상 노트패드를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필요한 단어들은 빨리 빨리 나와주질 않고 입에서 맴돌고 귀에서 맴돌고 머리에서 맴돌기만 하더군요. 이런 표현이 뭐였더라? 저런 표현이 뭐였더라? 머리를 쥐여짜매고 몇 십분을 고생해야 단어가 나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내가 필요한 것은 영어사전도 아니고 일어사전도 아니고 한자사전도 아닌 국어사전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은건 며칠이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수려한 글을 쓰시는 작가분들이 계십니다. 보고 있자면 저게 바로 연륜이다! 라는 걸 느끼고 존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을 요즘 장르소설계에서 자주 찾기란 힘든 일입니다.
같은 단어의 반복, 같은 문장의 반복이 스토리가 좋아서 읽고 싶어지는 소설을 방해하고 지루하게 만듭니다.
좋은 소설은 다양한 단어와 다양한 표현이 중복되지 않고 미끄러지듯 넘어가지는 소설인 것 같아요.
예전에 영어사전을 한장씩 외우고 찢어서 씹어 먹는 일이 많았습니다. 기필코 외우겠다! 다시 볼 필요가 없게 아예 외우고 없애 버리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위가 안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서도 ㅎㅎ
작가님들 우리도 국어사전을 한장씩 마음에 담고 찢어서 먹어보면 어떨까요?
단순히 철자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말이죠.
장르소설은 한번 읽고 버리는 소설, 사고 싶지는 않은 소설이라는 소리는 장르소설을 13년넘게 사랑해온 독자로서 그리고 이제 글쓰기 시작한 초짜글쟁이로서 듣기 너무 가슴 아픕니다.
물론 국어사전을 다먹었다고 글 솜씨가 늘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이미 머리 속에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신 작가분들께 쓰시고자 하는 소설을 2배 3배로 멋지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바로 멋들어진 언어니까요.
국어사전 한권을 다 먹어버린 그때 진정한 장르소설의 앞날이 열리지 않을까 그런 조심스러운 바램을 가져보며 저도 이제 국어사전 주문하러 가보렵니다 허허. 다 먹고 나면 소가 될지도..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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