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에 보면 화폐로 사용되는 은자, 금자, 은원보, 금원보 라는게 나옵니다. 과거 중국에선 은과 금을 교환의 수단, 즉, 화폐로 사용했던 것이지요.
따라서 은자나 금자, 은원보나 금원보는 은과 금의 무게 가치 만큼의 가치를 가집니다. 은자나 금자, 은원보나 금원보의 무게가 곧 은 혹은 금의 무게로 인정되고 그 무게만큼 가치를 가지는거지요.
은과 금이 화폐의 수단으로 사용된 이유는 과거 광산은 모두 국가가 소유 혹은 관할하면서 직접 개발하거나 국가의 허가하에서만 개발하도록 했기때문에 모든 광물은 귀했으며 특히 은과 금은 높은 가치를 지닌 광물이엇기 때문에 국가가 화폐 발행을 통해 이익을 독점한 것이지요. 즉 은자나 금자, 은원보나 금원보의 무게가 은이나 금의 표준 유통 단위인 것이지요.
이것은 중세 유럽의 은화나 금화도 마찬가지인 경우입니다.
물론 순도가 현대에 비해 낮지만 이건 기술상의 문제지 고의가 아닙니다. 만일 순도 100% 금이 존재하는데 금화를 60% 순도로 만든다면 그 금화의 가치는 무게에 비해 적게 즉, 실제 그 금화에 잇는 금의 무게 만큼만 인정 받게 됩니다.
그게 당연한거지요.
도금과 합금이란 기술이 있는데 이 중 도금이 합금에 비해 쉬운 기술입니다. 가령 구리 동전에 금을 입혀 금화처럼 만들 수 있는데 이게 도금이지요. 근데 이러면 무게가 금에 비해 가벼울뿐만 아니라 쉽게 금이 분리됩니다. 금을 이빨로 세게 물면 흔적이 남는데 도금일 경우 이러면 도금한게 드러나니 위조화폐를 도금으로 했다간 금방 탄로나지요.
합금으로 금에 일정 비율을 섞어 순도가 낮은 금을 만들어 낸다는건 기술적으로 어려울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금이 일정 비율 이상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게다가 금화나 은화의 순도가 낮다면 화폐로서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순은, 순금에 비해 낮은 가치로 거래되거나 거래가 기피되게 됩니다. 그러니 과거 은화나 금화가 순도가 낮았다느니 하는건 순도가 85-95% 정도였다는 말은 될 수 있지만 순은이나 순금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저질 은이나 금을 사용한건 아니라는거지요.
물론 현대와는 다릅니다.
현대는 지폐나 백동합금으로 주화를 만들어 사용하며 인위적으로 가치를 부여하여 사용합니다.
따라서 화폐의 재료가 가지는 가치와 거래되는 가치가 다르지요.
문제는 이런 금속화폐의 경우 무게때문에 거래에 상당히 지장을 줍니다. 우리나라 100원짜리 동전의 무게는 5그램이 조금 넘고 500원짜리는 7그램이 조금 넘는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4년에 주조된 금화의 무게는 30그램이었던걸로 나오네요.
판타지 소설에서 귀족이 100만 골드를 주고 물건을 사거나 잔돈으로 받는게 나오는데.......이건 좀 문제가 됩니다.
금의 경우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금속에 비해 무겁습니다. 즉, 100원자리 크기로 만들면 100원짜리보다 무겁게 된다는거지요.
100원짜리가 100만개면 무게가 얼마나 될까요?
1게에 5그램이라고 잡아도 100만개면 5백만 그램이니 5천 킬로그램 즉, 5톤입니다. 이걸 어찌 들고 다니나요?
500원짜리라면 더 심각합니다.
1개에 7그램만 잡아도 7톤이니까요.
만약 금화가 30그램이라면 무려 30톤...........개인은 물론 마차를 사용해도 답이 안나옵니다.
참고로 30그램짜리 금화라면 현재의 가치는 200만원이 좀 넘습니다. 100원짜리 크기만한 금화라면 34만원쯤의 가치를, 500원짜리 크기만한 금화라면 50만원쯤의 가치를 가집니다.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것처럼 귀족이 100만 골드를 주화로 지불하려면 사람을 부려 수레에 실어 날라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려면 경량화 마법과 공간확장 마법이 걸려있는 마법주머니나 아공간 기능이 있는 아티팩트가 있어야 하겠지요.
마법 주머니라도 웬만해선 안될겁니다
1천분의 1짜리라고 헤도 5톤이라면 5킬로그램이고 30톤이면 30킬로그램이니 주고 받기도 버겁습니다.
5킬로그램 혹은 3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마법 주머니를 들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세요.
게다가 ...........100만 골드의 실제 무게가 최하 5톤에서 30톤에 이르니까 이걸 함부로 꺼냈다간 약한 건물은 붕괴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100만 골드가 들어 있는 주머니를 던져준다거나 쉽게 주고받는 모습은 안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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