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한 홍보글입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기다려 주심을 알고 또 그분들은 제가 꾀를 부리고 늦어도 항상 기다려주셨습니다. 그것이 죄스럽고 감사하여 이렇게 아주 무거운 글을 씁니다. 홍보란 저 자신을 채찍질 하고자 스스로 ‘내가 있음’을 알리는 글이기에 잘 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에 있음을 알리면 또 숨기 어려울 테니까요. 그래도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좀 더 노력하고자 이글을 씁니다.
아마 다시 또 느려질지도 모릅니다. 요 근래 글을 쓰지 못한 건 몸이 안 좋아서였고 지금도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닙니다. 그래도 다른 글보다는 이 글을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열심히 노력하려 합니다. 언제나 함께 해주시는 독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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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이긴 하지만 독자분들이 로맨스임을 잠시 잊게 하는 글이기도 합니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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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해라.”
거침없는 한 마디에 선우는 이것이 단순한 낙서장인가 다시 내려 보았다. 그러나 딱딱한 그 글씨는 여전히 가슴을 미어지게 했고 소년은 금세 눈물방울을 만들어 내며 고개를 저었다.
“싫어, 뭐야…… 이거 뭐에요…… 아빠.”
침대 바로 옆에 따뜻한 포대기에 감싸진 채 잠든 아기가 있는데, 그 아기를 바로 옆에 두고 자신의 부모님은 소년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선우의 아버지는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보면 알겠지만 그, 소진인가 하는 학생도 사인을 했다. 이제 너만 하면 돼.”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요…… 이게 뭐에요…… 소진이는요……네?”
텅 비어 버린 병실을 보며 선우는 아닐 거라고 곱씹었다. 휴대폰을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면서 받지 않는 것은 단순히 바쁜 거라고 생각했다. 신생아실에 가 아기를 찾았을 때 자신들의, 선우의 아기는 이미 퇴원이 되었다고 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진의 자취방을 갔을 때 싸늘한 온기만이 남아 텅 비어 있는 것을 애써 믿지 않았다. 자취방 침대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며 몇 십번이고, 백 번이 넘도록 몇 시간이 되도록 아무도 오지 않는 그 방에서 추위에 떨어가며 기다린 끝에 자신의 아버지가 왔을 땐 절망이 사실이 되었다.
가지 않겠다는 선우를 차에 태우고 집에 데려온 아버지는 집 안 소파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아기를 보여 주곤 바로 건너편에 앉은 어머니에게 눈짓을 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입양 동의서다. 소진의 사인이 버젓이 그려진.
“여기 사인을 한 게 그 학생이다. 어서 사인해. 일부러 도장 안 찍고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싫어요.”
“고집부리지 마.”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하신 거죠. 학교 안 간 것도 혼내지 않은 거…… 다, 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병원에만 박혀 있는 선우를 그냥 둔 것도 모두 전부 어른들끼리 꾀한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니 선우의 가슴에 불이 나는 것만 같았다.
믿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를 믿는다는 것은 드라마요, 영화다. 분명 소진은 억지로 사인을 했을 것이고 어디론가 갔을 것이다. 당연하다. 그래야 한다.
“정선우.”
“아빠는, 아빠는 저 버릴 수 있어요……? 예? 아니잖아요…….”
“경우가 달라.”
“경…….”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입을 다물고 종이를 뚫어져라 내려 본 선우는 얼굴을 가리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싫어요, 못해요. 난…… 안 돼.”
“……제 몫도 하지 못하는 놈이 애를 키운다고? 제대로 일 한 번 해 보지도 못한 놈이…… 건방 떨어서 돈이 나온다면 내가 이렇게 하지 않아!”
선우의 아버지는 테이블을 강하게 한 번 내려치고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단호하게 일갈했다.
“난 네놈의 문제를 뒤덮고 용서해 줄 생각 없다. 계속 그 상태로 버틸 거라면 너도 내 아들 아니다. 나가. 그리고 들어올 생각은 절대 하지 마.”
필히 겁을 주려는 겁이 분명했겠지만 너무도 상처를 받은 소년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소진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앞에 놓인 것은 그들의 아기를 보내야 한다고 써진 종잇조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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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해해 주시며 다독여주신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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