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자기가 쓰는 글이 그만큼 양판소랑 불리는 기성작가님들의 글과 견줄 정도로 잘 읽힌다는 겁니다.
일본의 라이트노벨처럼 우리나라의 판타지란 장르는 솔직히 소재의 신선함, 독특함 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서양식 이름을 쓰고, 대부분 검에서 오러가 나고, 대부분 마법을 사용합니다.
어찌보면 이 특정한 양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다수의 글들은 양판소라 불리어도 무방합니다.
전 솔직히 타 사이트에서 연재를 할 당시 군대에서 연등하며 글을 썼었는데,
당시 달린 댓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게 이거였습니다.
와, 이거 예전에 책방에서 빌려보던 판타지 소설 추억 생각나게 해주네.
옛날 대여점에서 빌려보던 판타지 소설?
대다수가 양판소라 불리어도 무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기뻤습니다.
왜냐면 군대에서 하루종일 피로하고 노곤하게 훈련과 작업을 끝마친 뒤 세상에서 제일 장사라는 잠 앞에 놓인 눈꺼풀의 힘을 견디며 휘갈긴 글인데, 그러한 글들을 떠올릴 수 있는 양판소라니.
이 얼마나 자부해도 될 댓글인지.
양판소란 말에 슬퍼하지 마세요, 분노하지 마세요.
작가님들의 글이 그만큼 잘 읽히고, 독자님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정말 작가님들의 글이 재미가 없고, 관심을 가질 수 없더라면 어느 누구도 양판소라 안 부릅니다.
더한 말로 부르거나 재미 없어서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겁니다.
비록 좋은 취지에서 생겨난 말은 아니지만,
‘양판소’란 말에 상처받기보단 그리 말하는 독자님들이 읽어준다는 걸 잊지 마시고
그 평이하고도 적당한 소재로 양판소라 불렸다고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것보단 독자님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더 펼쳐주시는 게
작가님들께서 해주실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임과 동시에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는 한 걸음의 계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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