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89 소악
작성
14.03.21 00:58
조회
2,651

홍보는 처음해 봅니다. 서울친구님의 조언을 읽고 홍보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아 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한 번 나서보려 합니다.
 
자유연재 /무협
제목 : 도는 맹호와 같이, 검은 바람과 같이
 
http://blog.munpia.com/sji6261/novel/19912
 
이 글은 2009년 ’소악마’라는 글로 연재를 했었고, 한계에 부딪혀 중단을 했었습니다.
내용은 인육 장사를 하는 흑점/배교/정파/마녀/사제/부정/모험/ 등이 버무리진 잡탕입니다.
 
한 편 올려 봅니다. 배교의 성화신녀의 참회부분입니다.
 
소제목 : 환골탈태
 
희뿌연 빛 몇 줄기가 치렁치렁한 백발마녀의 머리를 비스듬히 비집고 새어들었다.
하루밤새 세월을 뛰어넘은 백발마녀의 얼굴에는 세월의 모진 풍상이 주름처럼 암각되어 있었다.
결과부좌를 힘겹게 풀고 일어선 백발마녀를 따라 축축하고 서늘한 바람 몇 자락이 시동처럼 따라 일어났다.
 
“욱!”
저릿저릿한 전율이 백발마녀의 등줄기 구석구석을 헤집었다.
화끈거리는 목구멍을 통해 망가진 몸이 되새김질한 죽음을 토해 놓았다.
동굴 흙처럼 누르죽죽하게 변한 손으로 벽을 짚어가며 노구를 힘겹게 끌고 가는 그녀의 뒤로 소악이 그림자처럼 누워 있었다.
 
“하아!”
생의 끝자락 마지막 남은 회한이 한숨을 따라 나왔다.
서늘한 새벽바람이 스쳐지나갔다.
아궁이를 타고 오른 굴뚝의 밥 짓는 연기를 닮은 새벽안개가 나무를 딛고 산골짜기를 아우르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동굴을 벗어나 내려가는 길이건만 그녀의 손은 계속 새벽안개를 짚고 내려가고 있었다.
한때 지아비에게 더운 밥 한 번 지어 바치는 게 소원이었던 그녀였다. 그녀도 모르게 여염집 여인네처럼 밥을 짓고 푸고 덜어주는 행동을 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였다.
죽은 지아비와 그녀의 아기가 그녀의 손을 따라 달라붙었다.
 
삶의 마지막 애환, 그 애환을 보호하려고 수 리(里)를 힘겹게 걸어가는 백발마녀였지만 어느 때보다 편해보였다.
 
뜨거운 눈물이 그녀의 얼굴을 적시고 그녀의 몸을 적셨다.
그녀는 자꾸만 그녀의 몸이 더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열기는 이내 불로 화했다.
발끝부터 시작한 불은 이내 머리끝까지 활활 타올랐다.
성화(星火)를 수호하는 그녀의 본분이 다시금 수행되는 순간이었다.
짐승들이 그녀의 발길을 따라잡았을 때는,
산채 불길 속에 활활 타오르는 인영을 보는 것이 다였다.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산채로 타 죽어가는 백발마녀의 최후를 물끄러미 지켜보고도 소악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소악이 다 죽어가는 몸으로 백발마녀를 따랐던 것은 그녀가 측은해서나 정파나 마교의 무인들이 간악해서가 아니었다.
 
오직 자신의 손으로 복수의 끝을 맺고 싶은 원한에서였다.
오직 복수의 일념으로 지옥 같은 생을 이어온 소악이었다.
끝끝내 자신의 복수를 허락하지 않고 산채로 산화하는 백발마녀를 보며 소악은 까닭 모를 허탈감을 느꼈다.
복수는 영영 자신의 손을 떠난 것이었다.
 
억울하고 원통함을 금치 못해야 함에도, 외려 자신이 안도를 하는 것인지 당최 알 수 없었던 소악은 머리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아니, 바보가 아닌 소악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다만 알면서도 외면할 뿐이었다.
소악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하릴없이 나뭇가지 위에서 시간을 보냈다.
마음이 일면 보드라운 깃털만큼 몸이 가벼웠고,
힘을 주면 아름드리소나무도 우두둑 스러졌다.
 
산짐승들은 쳐다보기만 해도 겁을 집어먹고 부들부들 떨뿐이었다.
백발마녀와 마찬가지로 산중 깊숙이 숨은 천하 영물들의 기운도 감지가 가능했다.
 
그러나 백발마녀와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일정부분 영물들과 교감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백발마녀와 다른 소악만이 지닌 영능 중의 하나였다.
 
천하 영물 중에 수위를 다투는 곤음잠, 독각교룡, 만년화리의 기운이 마침내 긴 잠을 깨고 천의주와 합일해 영능의 통로를 마련한 것이었다.
자신의 변화, 그 모든 것이 백발마녀로 인한 것이었다.
칠주야를 꼬박 소진한 끝에 소악은 백발마녀가 남긴 비급을 통해 소수공을 체득화했다. .
음양의 고른 취합을 추구하는 무공이나
양기에 중점을 둔 양강지공이나
음기에 초점을 맞춘 음한지공이나
모두 다 대자연의 기운을 빌어 무공을 익히는 것은 문파와 무공을 막론하고 대동소이했다.
 
천의주와 만년화리 덕분에 음양의 조화를 간신히 이룬 소악의 몸이었으나, 그동안 섭취한 막대한 영물의 음한지독 때문에 아직까지는 양기보다는 음기에 더 치우쳐 있었다.
그저 내기나 쌓는 일양과 월음외에 소악은 무학의 이치나 발로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소악에게 소수공은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산돼지를 통째로 육편으로 만들어버리고 자신이 기운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그 무엇도 산산조각 내버릴 만큼 위력은 대단했다.
 
그러나 소악은 자신의 실력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동의 항마검수나 소림의 십팔나한의 무공에 비하면 자신의 소수공은 그야말로 어린애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소악의 눈에 비췬 백발마녀의 무공은 가히 천하에 적수가 없는 경천동지의 신공이었다. 그녀의 무공 경지를 따라잡지 않는 한 복수는 요원한 일이라 생각하는 소악이었다.
복수는 물 건너간 일이었지만, 소악은 대신 그녀의 무공에 한풀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보란 듯 그녀의 무공을 섭렵해 이 정도의 무공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렇게나마 억눌린 마음을 풀고 싶은 소악이었다.
 
강호의 무인들이 들었다면 혀를 내두를 기절초풍할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소악이었다. 가문과 문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절치부심해도 절정은 커녕 일류의 문턱에도 좌절하는 무인들이 강호에는 부지기수였다.
 
사정이 그러한데, 이제 겨우 무공의 세계에 한쪽 발을 디딘 신출내기 소악의 포부는 끝이 없었다.
시리고 차가운 백발마녀의 백발을 닮은 소악의 머리카락이 하얀 달을 보듬는 깊은 밤, 소악은 깊은 상념을 끝내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http://blog.munpia.com/sji6261/novel/1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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