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 상담실 선반에는, 차 상자가 그득그득 쌓여 있었습니다. 아펜젤로 씨가 카모마일 티를 좋아한 탓입니다. 주전자에서 달아오른 물이 모락이며 얄상한 티컵 속을 채우면, 아펜젤로 씨는 몇 분이고 티백을 가만가만 들었다 놓았다 하며, 차를 우리는 일에 그렇게나 집중을 했었습니다. 적당한 농도를 기다려야 한다나요?
아펜젤로 씨의 입술은 그의 인생과 꼭 닮았습니다. 건조한 바람이 뜯어낸 껍데기가 달랑거리는 일이 늘상이었습니다. 치유될 찬스도 없이 갈라져 버석거리는 그 가련한 부위를, 카모마일 티만이 습기로 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펜젤로 씨는, “안정되는 느낌입니다.” 라는 감상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에 어느 샌가 저도 입술처럼 축여져, 온화한 기분이 들고는 했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제 소설 중 발췌..
보세여ㅋ 하지 말라는 것들이 다 있더라구요ㅋ.ㅋ 그래도 글을 쓰면서 필력으로 지적받은 적은 거의 없는데, 아이고야. 스스로 몰입을 방해하고 있었군요. 많이 반성하고 갑니다. 글을 쓰는 작업은 독자의 눈을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하니 어려울 수 밖에 없네요.
아무튼 뜨끔거리는 오후였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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