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잃은 잔혹한 복수자, 에르네스트.
그의 곁을 지키며 그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최강의 뱀파이어, 에이레네.
둘이 펼쳐가는 핏빛 사랑 노래, 월하연가.
일연 판타지란에 열심히 연재중입니다! 와서 구경들 하세요~
월하연가 <-- 포탈입니다.
**** 아래는 맛보기 입니다 ****
“당신이 아버님에 대해 뭘 안다는 겁니까! 간악한 속임수로 그 분을 욕보였던 주제에... 결국 목숨과 명예, 재산, 그리고 아이리스! 그 모든 것을 빼앗아간 주제에!”
“알다마다. 하지만 지금 말해봐야 어떤 것도 들리지 않겠지.”
묵직한 산과도 같았던 포브릭스의 기세가 한결 누그러들었다. 에르네스트를 향한 그의 시선 속에는 뜻밖에도 깊은 애정과 후회가 깃들어 있었다. 그는 에이레네와 에르네스트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떠나게. 내 마음이 변하기 전에.”
“뭐라고요?”
“다른 이들이 이곳을 찾기 전에 어서. 그리고 에이레네, 깊은 어둠의 주인이여. 당신은 떠나기 전에 한 가지를 약속해 주시오.”
“무엇을 말인가요?”
“세상이 반으로 나뉘는 날, 세상이 반으로 갈리는 시간에 에덴의 정상으로 혼자 날 찾아올 것을.”
“...그러지요. 엘, 가요. 이러다 다른 사람의 눈에 띠게 되면 정말로 일전을 피할 수 없을 것...”
피잉.
에이레네가 에르네스트에게 고개를 돌리는 순간, 검은 선 하나가 그녀의 눈앞을 스쳐 날아갔다. 동체시력이 인간의 몇 배 이상이나 뛰어난 그녀는 그것이 손가락마디 두 개 정도의 짧은 화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앗, 하는 사이 화살은 뒤돌아서 있는 포브릭스의 등 한복판에 정확하게 박혀들었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포브릭스가 바람 새는 풀무 같은 신음소리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엘?”
에이레네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에르네스트를 쳐다보았다. 그의 손목어림에 미리 장착해 두었던 작은 석궁의 시위가 아직까지도 피잉, 떨고 있었다. 에르네스트는 냉막한 표정으로 다시 화살 하나를 더 쟁이고, 이번엔 포브릭스의 머리를 향해 석궁을 겨눴다. 에이레네는 급히 그 앞을 막아섰다.
“엘!”
“비켜주십시오.”
“머리를 식혀요, 엘! 원수를 갚으려는 마음은 알지만, 그는 당신 아버지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였잖아요? 최소한 이야기는 들어 봐야죠!”
“...무슨 이야기를 할지 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께 들은 적이 있습니다. 교단 내에서도 아버지의 뜻에 동조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 덕분에 일이 쉽게 이루어질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아마도 그가 포브릭스 법왕님이었을 것입니다.”
“뭐라고요? 그럼 대체 왜 이런 짓을..!”
“이미 늦었습니다! 하하하 하고 웃으며 너도 좋고, 나도 좋게 넘어가기에는 너무 늦었단 말입니다! 이제 와서 아버지의 뜻대로 관리국의 정례회의에 귀족들이 참석해 봐야 뭐합니까! 부모님의 시신은 까마귀가 뜯어 먹었고, 아이리스의 시신은 도저히 먹지 못할 부분만 남기고 들개가 모두 먹어치웠습니다. 시신조차 편히 누울 수 없었던 그들의 고통은 대체 누가 책임져 준다는 말입니까! 또 절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호위기사와 사병들의 넋은 또 어떻게 달래야 한다는 말입니까! 이제 와서 나 혼자 편하자고 교단과 화해하고 난 후엔 대체 무슨 낯으로 그들에게 용서를 빈단 말입니까...!”
Comment ' 7